[●REC] – 어느 순간 찾아오는 고립 속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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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에 안 간지 아주 오래 됐는데, 오래간만에 반가운 시사회 소식이 있어서 찾아가 봤다.
잠시 잡담을 좀 하자면…. 사실 쏠로이고, 같이 갈 사람이 마땅치 않다보니 시사회에 거의 응모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애인 구한다. ^^; 솔직한 느낌으로 극장이나 공연장에 가면 남여 커플이나 여여 커플들이 대세이고, 남자는 둘이 오기보다는 아예 혼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은 분명히 우리나라 문화계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한다. 남자들 커플들만 초대하는 이벤트를 하던지…..

영화 리뷰를 해보자.
“공포”는 무엇때문에 생길까? 내가 [REC](아이알씨라고 읽는다.)를 보면서 잠시 생각해 봤는데 공포는 여러 곳에서 올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다”는 곳에서 오는 공포가 가장 근본적인 공포인 것 같다.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나 자신을 지킬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최대한 모든 것을 조사하고, 추론하고 탐구하여 최대한 많은 것을 예측하려고 한다.
이 영화 [REC]는 이 점을 분명히 활용한 영화다.

평범했던 [REC]의 주인공들은 공권력으로부터 알 수 없는 고립과 차단을 경험한다. 그것에서 공포는 시작한다. 그 속에서 차단된 이유를 찾아내고 결국 살아남게 될 것인가? 이 문제는 무척 어렵다.
그런데 감독은 관객이 그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친절하게 외부에서 검역원을 한 명 보내줘서 설명하도록 만든다. (아마 이 영화에서 실망한 사람이 있다면 이 부분에서 실망했을 것이다. 이 사람마저 들어오지 않고 관객 스스로가 추리하도록 만들었다면 영화의 무서움은 한층 배가됐을 것 같다.) 그 결과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footnote]사실은 꼭 그렇지는 않더라.[/footnote]
그 이후 나타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이 영화의 주된 설명이다. 배경도 처음 시작하던 소방서를 제외한다면 건물 한 동이 전부다. (어쩌면 소방서도 이 건물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ㅋㅋ) 이 한 동의 건물(빌라)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가 78분동안 이어진다.

[REC]가 무서운 것은 장면 하나하나가 무서워서가 아니다. [REC]의 장면 하나하나는 이미 다른 공포영화에서 다뤘음직하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장면들이 모이면서 그 장면들 사이에 무서움이 생긴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라고 했던가? 감독은 관객과의 심리전 싸움을 벌이고, 100%는 아니지만 대다수의 관객에게 승리한다. [REC]가 관객에게 승리하는 것은 영화의 길이가 짧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통 2시간이 넘는 영화는 관객의 집중력이 영화보다 먼저 동난다. 그래서 일반적인 감독들은 2시간동안 어떻게 관객의 집중력을 유지할지 고민한다. 사실 좋은 감독이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공포영화를 시도했다가 망해나간 명감독들이 얼마나 많은가? (어쩌면 그래서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감독 팀버튼은 애초부터 공포영화적인 요소를 갖고 희극적인 영화를 만들어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그러나 [REC]는 상영시간이 78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감독은 자신이 넣고 싶은 장면들만으로 채워넣을 수 있었고, 그 결과는 대체적인 감독의 승리!!!!
짧은 영화로는 90분밖에 되지 않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있었는데, 이 영화는 더 짧게 만들고도 충분한 재미를 관객에게 선사하는 것이다. 물론 [REC]를 보면서 느낀 점은 아직 논리적으로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자.

그래서 결론?
이 영화는 짧아서 보고 나올 때 허전함을 많이 느끼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최소한 극장비가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화려하거나 웅장한 화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영화의 느낌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 관란불가/7월 10일 개봉

ps. 이 영화 속편이 2009년 나왔다. 하지만 재미없다. 심리전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4 comments on “[●REC] – 어느 순간 찾아오는 고립 속의 공포”

  1. 글 서두의 “사실 쏠로이고, 같이 갈 사람이 마땅치 않다보니” 이 부분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항상 같이 갈 사람 구하는게 시사회 당첨보다 어렵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남자끼리 가긴 뭣하고 ㅎㅎ

    아무튼 영화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같이 간 친구는 완전 식겁을 했더랬지만;

  2. 핑백: 호박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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