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월 마지막 날 한꺼번에 왕창 몰아서 영화를 봤다.
그 중에서 두 번째(13:40)로 본 영화가 당일 개봉작인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다.
언론에서 한국영화가 불황이니 위기니 하다가 볼만한 영화로 소개되던 작품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떨까 하는 궁금증도 갖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영화의 위기는 6 개월마다 반복되는가?’라는 강한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다. (불황 이야기나 위기론은 영화계의 꽁수 같은 공동 마케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고로 이 영화는 <쿵푸팬더>를 본 직후에 본 영화다. <쿵푸팬더>는 6 월에 개봉한 코미디가 가미된 애니메이션이다. 2 달을 넘기는 상영시간은 분명히 <쿵푸팬더>가 좋은 영화임을 분명히 해 주고 있다. 이를 참고했으면 한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제목이 뜻하는 바는?

이 영화는 헐리웃 방식의 수사극이다. 비슷한 방식의 영화들이 KBS ‘주말의 영화’에서 무수히 방영됐을 정도로 형식은 특별할 것이 없는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수사극이 대체적으로 그렇고, 이전에 봤던 수사극 <추격자>에서도 그랬듯이 이 영화에서도 한 명의 추격하는 사람(형사)과 한 명의 도망가는 사람(범인)이 나온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또 한 명의 사람(또 다른 범인)이 등장하여 사건을 복잡하게 꼬는 역할을 맞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석규(형사)와 차승원(범인)의 머리싸움이 중심된다.
이 영화는 앞에서 말했듯이 평범한 수사극의 형식을 띈다. 영화 스스로의 색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말인데 이는 이 영화의 큰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 영화를 보다가 15~20 분쯤 잠들었는데, 내가 잠들기 전에 옆 좌석에서 관람하던 여성분은 그냥 밖으로 나가버렸다. 영화를 보다가 잠드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므로 이 영화의 심각성이 있겠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쿵푸팬더>의 코미디를 보다가 이 영화로 바로 연결하여 봤기 때문에 더 지루하게 여겼을 가능성도 있지만, 같이 관람하던 분들도 간혹 웃음을 터트릴 뿐 별로 호흥을 하지는 못한 것 같다.
차량 추격전은 마치 헐리웃 영화를 어설프게 흉내내는 것 같아서 어색한 부분이 계속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한석규를 스타덤에 오르게 만든 <넘버3>와 비교했을 때 수준은 크게 낮다.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음에도 수준이 낮아진 것은 너무 추격신과 폭력에 의존했고, (중간에 잠들어서 애초에 불가능했지만) 스토리가 너무 예측불가능할 정도로 흡입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스토리를 예측한다는 것은 영화의 흥미를 크게 떨어트린다. 그러나 이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처럼 스토리 구성이 엉성하여 예측을 할 수 없다면 예측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 영화를 기획하고 각본을 만드는 동안에 철학의 부재가 있었는지 영화에서 뭘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알아채기도 쉽지 않았다.
그나마 완전히 막판이 되었을 때 뻔하게 보이던 결말에 대해서 약간의 반전이 있어줘서 한동안 지루해하던 관객들을 배려해 주고 있다. 그 느낌은 꼭 <쇼생크의 탈출>의 결말처럼 느껴진다.
또한 이 영화의 첫 부분에서 녹음에 문제가 있는 것도 발견했다. 대사가 잘 전달되지 않았는데, 스피커 볼륨을 너무 키워놨을 때 발생하는 문제처럼 느껴졌다. 아무튼 그랬다. 졸다가 일어나서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하니 나는 하나도 안 웃긴 장면들에서 관객들이 웃고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웃음의 상대성’이런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웃음에 내가 인색했던 것은 이전에 봤던 <쿵푸팬더>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아무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영화는 흥행 면에서 성공하지는 못할 것 같다. 어제, 오늘은 마케팅의 힘으로 관객이 좀 들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반응이 오래 이어지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ps.
영화 자체도 실망스러웠지만, 더군다나 이 영화를 보면서 실망한 것은 이 영화의 캐스트가 올라가는 도중에 청소하시는 분들이 들어와서 청소를 하기 시작했고, 더더군다나 필름을 끊어버렸다는 점이다. 물론 사람들이 얼마나 지루했으면(?) 단 한 명(나 -__-)만 남기고 모두 나갔지만 그래도 한 명(나)이라도 남아있으면 끝까지 영화를 상영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전에는 이런 문제가 MegaBox에선 없었는데, 그동안 MegaBox의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청소아줌마의 문제는 <쿵푸팬더>를 볼 때도 똑같이 나타났다. 계속 이런다면 앞으로 MegaBox에 가지 못하게 될 것 같다.
놈놈놈과 비교한다면 어느 쪽이 더 재미있으셨나요? 눈눈이이는 볼지 안 볼지 고민중이라서요…
평가가 안 좋다고 한다면 어디 쿵푸팬더 상영중인 극장이나 찾아다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뭐 두 영화 모두 개판 5분전으로 만든 영화라서 비교하긴 힘들지만 놈놈놈이 조금 낫지 않았나 하고 평을 내려볼랍니다. -_-;
하지만 두 영화 모두 내용은 없고 때려부수기만 하는 영화들이라서 이런 비교 및 평가 자체가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_-
전 작은인장님처럼 영화보면…
한석규가 쿵후하는 모습으로 나중에 서로 엉켜버릴거 같아요. ㅠㅠ;
오… 한석규가 쿵푸하는 모습…. 재미있겠네요. 한석규 그런 영화 안 찍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