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를 찾아서》 NG를 찾아라!

2003년도에 유명했던 영화였던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는 교육학적으로 매우 유용한 만화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말미잘과 공생하면서 살아가는 물고기인 clownfish 말린은 사고 이후 아들 니모를 과잉보호하는 부모다. 이 영화는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던 니모가 부모에게 반항하면서 일어나는 힘든 여정을 그린 영화다. (사실은 니모 아버지의 모습은 현재 우리나라의 보통 부모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런 영화를 만든 걸 보면 미국에도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들이 많은가보다.) 니모의 아버지는 여행을 하면서 150살 먹은 바다거북이를 만나고, 바다거북이로부터 교육에 대한 간접적 가르침을 받는다. 그래서 영화가 끝날 때는 니모 아버지의 교육방식이 시작할 때와는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영화에서는 옥의티를 찾는 것도 재미있다. 만화영화도 만들 때 예기치 않은 NG를 내기 마련이다. 이러한 NG는 스토리가 탄탄할수록 적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NG가 전혀 없는 만화영화를 찾기는 쉽지 않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NG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한 가지 NG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NG와 함께 과학과 관련된 사항 두 가지를 더 살펴보고자 한다.

1. 니모의 짝짜기 지느러미를 통제하는 뇌에 대해서….
니모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른쪽 지느러미가 작다. 그렇기 때문에 니모는 왼쪽과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른쪽 지느러미를 항상 몇 배 더 많이 움직인다.

왼쪽 지느러미를 한번 흔들 때마다 오른쪽 지느러미는 여러 번 흔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느러미는 뇌에서 보내는 전기신호에 의해서 움직인다. 니모는 다른 부분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오른쪽 지느러미 근육에 움직이라는 신호를 줘야 한다. 물고기에게 지느러미는 마치 사람의 팔이나 다리와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걷거나 뛰는 행동은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의 규칙성에 의해서 형성된다. 하나의 움직임은 다음 번 움직임의 시작 신호가 되고, 이 움직임의 결과가 다시 처음 신호를 줬던 것이 움직이게 만든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사람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걸을 수 있게 된다. 오른팔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은 왼발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과 같은 시작 신호에 의해서 시작되고, 이 행동의 끝은 왼팔과 오른발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의 시작 신호를 만든다. 이러한 행동과 시작 신호의 반복은 우리가 규칙적인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는 기본원리가 된다. 발과 팔의 흔들림을 다르게 하면 걷기가 매우 힘든 이유는 (물리적 작용-반작용과도 연관성이 있지만) 우리 뇌의 특성에 기인한다.
다리가 많은 절지류나 곤충류는 앞 다리의 움직임이 다음 다리의 움직임의 신호를 만들기도 한다. 보통 ‘이머전스'(emergence)라고 부르는 이 반응은 사실 다리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중추들은 매우 단순한 반응을 하지만, 그것들이 뭉쳐 하나의 동물을 구성했을 때 매우 복잡한 절지동물의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을 잘 설명한다.

니모 아빠는 니모의 오른쪽 지느러미를 ‘행운의 지느러미’라 하여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를 주도록 교육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튼 니모 지느러미의 움직임은 분명 일반적인 물고기의 움직임과는 다르다. 오른쪽 지느러미의 움직임은 왼쪽 지느러미나 꼬리지느러미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아마도 니모의 뇌나 신경은 매우 특별하게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쩌면 니모는 일반적인 어류로서의 ‘크라운피쉬’ 그 이상의 물고기인지도 모른다.

2. 해류의 솔리톤
해류는 바닷물이 흐르는 흐름을 이야기하는데, 바닷물의 흐름 중에서도 표층류를 일컫는 말이다. 심해에도 물의 흐름이 형성되기는 하지만, 유속이 많이 느리고, 항해 등에도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통은 해류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리고 해류를 바닷물의 흐름이라고 하더라도 사실상 눈에 띄는 흐름인 경우가 거의 없다. 보통 바닷물의 흐름 방향이 30% 정도만 일치하더라도 해류라고 부른다. 다시 말하자면 반대로 흐르는 물결이 형성될 가능성도 높다. 계절풍을 이야기할 때도 반대 방향의 바람이 불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흐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특정한 두 장소 사이에 나타나는 흐름은 모든 공간에서 균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보이듯이 특정한 좁은 공간에서 흐름이 강하고 균일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흐름은 물리적으로 주변에서 격리된 성질을 가져서 한번 생기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또한 물의 성질이 변화하는 주기에 따라서 보통 매년 같은 시간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바다거북이들이 호주동부해류를 고속도로처럼 활용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롤러코스트를 보는 것처럼 신나 보인다. (숨만 쉴 수 있다면 나도 타보고 싶다. ㅎㅎ) 해녀들의 말씀에 의하면 우리나라 동해안에도 이러한 흐름이 자주 형성된다고 한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엄청나게 빠른 흐름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꼭 바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대기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성층권에서 형성되는 제트(Jet)기류가 그 예이다. 제트기류는 20~30km 상공에서 형성되는 매우 차고 빠른 바람으로 그 폭이 수십~수백 km에 이르는 흐름이다. 제트기류는 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여름철 집중호우나 겨울철 추위 등과도 관련성이 있다.
보통 제트기류는 비행기 항로로 많이 이용된다. 비행기가 제트기류에 들어서면 속도도 빠를 뿐 아니라 연료를 많이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비행도중 제트기류를 만나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도 일종의 솔리톤이라고 볼 수 있다. 솔리톤 중에 한 자리에서 균일한 모양을 유지하는 모양의 유형인데, 이런 모습은 일상생활에서도 종종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부분적으로 형성되는 해류의 겉과 속에 각각 위치한 물고기들끼리 서로 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해류의 속도가 차이가 나는 부분에서 물의 물리적 성질이 크게 차이가 나서 음파가 전달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3. 바닷속에서 해가 빨리 지는 이유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광활하게 펼쳐진 대양의 장면이 나온다. 물론 말린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바다속이다. 대부분의 만화영화들이 시작장면에서 NG를 많이 내는데 《니모를 찾아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제는 바닷속으로 들어오는 햇볕의 방향이다. 호주 동부의 위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위도다. 여기서 태양이 비춘다면 햇볕이 보일 수 있는 각도는 정해져 있다. 그래서 매우 자연스러워보이는 첫 장면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NG를 내게 된다. 바로 물 속에서는 빛의 굴절 법칙에 의해서 내리쪼이는 각도가 더 커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정각도 이하가 되면(저녁이 되어 해가 기울면) 햇볕은 투과보다 반사쪽이 강해져서 바다속에서는 햇볕의 빛줄기를 볼 수 없게 된다. 바닷속에서 해가 빨리 지는 이유이며, 이 영화의 NG인 이유다.
첫 장면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공기중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물론 《니모를 찾아서》 제작진도 이와 관련된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프레임과 패러다임의 영향에 의해서 이러한 NG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


영화에는 고래의 생태에 대해서 엉뚱하게 목구멍으로 넘어가서 숨구멍으로 나오거나 입 속에 따로 수면이 존재하는 등의 마치 『피노키오』를 보는듯한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 이외에는, 최소한 크라운피쉬의 생태에 대해서 잘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좋은 영화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ps. 엔딩에서….
영화 진행과정에서 상어에게 잡혀왔던 작은 물고기 한 마리에 대해서 엔딩에서 재미있고 대단한 모습을 보여준다.
극장이나 비디오나 동영상으로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중에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의외로 없는 것 같다.

ps. 크라운 피쉬에 대해서….
크라운 피쉬는 아네모네 피쉬라고도 불린다. 아네모네는 말미잘을 뜻한다.
크라운 피쉬는 성전환을 하는 물고기로 유명해서 암수 구별없이 고환과 정소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동물들은 생각보다 많아서 소설 『쥬라기공원』에서는 공룡들(특히 랩터 종류)이 공원의 통제를 벗어나 번식하게 되는 한 원인으로 공룡에 삽입된 개구리 DNA에 의한 성전환을 주목한다.
크라운 피쉬는 한 무리 속에서 큰 것이 암컷, 작은 것이 수컷이 되어 번식을 하게 된단다. 물론 암컷이 죽으면 다음으로 큰 수컷이 암컷으로 성전환을 하게 되어 새로운 수컷을 맞이하게 되고….

5 thoughts on “《니모를 찾아서》 NG를 찾아라!

  1. 니모의 오른쪽 지느러미가 작다는 걸 어떻게 발견하셨는지..
    덕분에 새로운 사실 알고 갑니다.

    실은 니모 캐릭터만 한번 본 적 있어서 잘 모르고 있었네요.

    1. 영화를 보면 “행운의 지느러미”라면서 니모와 멀린이 지느러미로 하이파이브 하는 걸 볼 수 있는데, 그 하이파이브가 돌연변이 지느러미로 기죽지 않게 하려는 일환인 거죠. ^^
      방문 감사드립니다.

  2. 사실 3번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답니다.
    굴절의 법칙에 의해서 굴절각이 입사각 보다 커진다는 것이 좀 이상한데요.
    물의 굴절률은 공기의 것보다는 큽니다.
    따라서, 스넬의 법칙에 의해서 굴절각은 더 작아져야 할 것 같아요.

    의도하셨던 것은 전반사 같은데…. 그 현상은 파동이 굴절률이 큰 물질에서 작은 물질로 입사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랍니다.

    주제넘게 나선 것 같다면 죄송합니다. ㅜㅜ

    1. 글에 입사각과 굴절각이라고 말하질 않았습니다. 일반인을 위해서 일부러 그런 물리적 접근을 피하고, 단지 일반적인 시각을 따라서 기술했습니다.
      즉 각도가 커진다는 말은 수직에 가까워진다는 말입니다.

  3. 위의 글 패스워드 설정안하고 그냥 확인 눌렀는데 올라갔어요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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