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 그 잔혹함!!

난 원래 팀버튼 감독의 팬이었다. 《가위손》이라던지 《크리스마스의 악몽》같은 주옥같은 작품들이 한둘이 아니다. 난 팀버튼의 이러한 영화들에 이끌려 오늘 불현듯…. 강남 메가박스에 가서 《스위니 토드: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를 보고 온 것이다.

평점 : ★
스포일러 없음!

우선 팀버튼 감독의 작품들의 특징은 기괴하게 음습한 분위기 속에서 헤게망측한 캐릭터들이 벌이는 사건은 천진난만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창의적 화면들과 생각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기 때문에 팀버튼의 작품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늙어버린 가위손!!!!
하지만 《스위니 토드》는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우선 영화의 형식은 뮤지컬 영화였다. 기존에도 《크리스마스의 악몽》같은 몇몇 작품에서 잠깐잠깐 뮤지컬의 요소를 빌려오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기에 와전히 처음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전체를 뮤지컬로 만든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만하다. 내가 지금까지 본 뮤지컬 영화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는 마돈나가 여주인공으로 나와 열연했던 《아비타》가 거의 유일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두 작품을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돈나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팝가수였던 것을 고려할 때 여주인공(이자 팀버튼의 배우자) Helena Bonham Carter나 남주인공 Johnny Depp의 가창력이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하지만 그 가사들 하나하나에 일일히 설명을 붙여넣어 서술하는 내용들을 노래로 듣고 있으면 어쩐지 하품을 피할 길이 없어진다. 급기야는 영화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하품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노래가 계속되야 하더라도 뮤지컬 영화는 노래라는 장치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노래 이외의 장치들까지 동원해서 설명하고, 빠르게 설명한 뒤에 본래의 사건으로 진행했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했다. 결국 상영시간은 캐스트가 모두 올라가는 것까지 포함해서 2시간을 꽉 채웠다.[footnote]약간 부연설명을 하자면 좋은 영화라면 ‘상영시간이 2시간밖에 안 돼!’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footnote]

《스위니 토드》의 줄거리는 또 어떠한가?
영화가 시작한 뒤에 기본적인 배경을 설명하는 아주 길고 긴 부분이 끝나갈 때(이 때가 아마 한 시간쯤 지나서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부터 시작되는 잔혹한 주인공의 행동들은 크게 잔혹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첫 번째 살인 이후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복선의 힘도 그리 크게 작용하지 않고, 스토리가 전개되는 일들에 대해 개연성도 전혀 없다. 중요한 등장인물이 갑자기 왜 그 장면에서 나타나는지, 왜 이 등장인물을 죽여야 하는지 등등….. 어떠한 설명도 없고, 다른 방법들도 많을텐데도 불구하고 왜 하필 그 장소 그 자리에서 죽여야 하는지 등등…..(복선이라고 해봤자 사기꾼 이발사의 지갑 정도밖에 더 있었나?)
또 그들의 작업장은 왜 하수구와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없다. 꼬마가 사라졌을 때 남녀 주인공들이 자연스럽게 하수구를 다니며 뒤지게 되는데, 그렇다면 평소에 하수구를 통해서 항상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인지 등등…..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올리버 트위스트》+《델리카트슨 사람들》같이 두 고전영화의 결합체같다. 육류가 떨어진 정체모를 어느 세계에서 일어나는 살인행각은 《델리카트슨 사람들》와 완전히 동일하고, 분위기 또한 거의 유사하다. 거기에 배우들이나 사건이 전개되는 배경 등은 《올리버 트위스트》와 너무나 동일하니 이 영화에서 고유하게 나타나는 것은 푸주간이 이발사로 바뀌었고, 이발의자를 개조하는 모습이 참신했을 뿐 나머지는 하나도 새로울 것도 없다.

《스위니 토드》란 영화를 보면서 전반부는 계속 하품을 하다가 후반부에서는 계속 투덜거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내가 팀버튼 감독의 작품들을 감상할 때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하게 됐기에 《팀버튼의 화성침공》(1996) 이후 작품들에서 계속 실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스위니 토드》는 나에게 더없이 잔혹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앞으로는 팀버튼의 영화들을 극장가서 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관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M_ps.오류|ps.오류|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의 손잡이를 은으로 만든 이발용 칼들을 깨끗하게 보관하고 있다. 남자 주인공이 이발용 칼들이 보관된 나무상자를 열었을 때 번쩍이는 그의 칼들을 바라보면 엄청나게 뽀대난다고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장면은 분명한 과학적 오류가 숨어있다. 은은 일반적으로 산화하지 않는 물질인 것은 분명하지만 공기중에 보관할 때는 이상하게도 수증기와 반응해서 녹을 생성한다. 그래서 오랜시간 방치된 은은 뿌옇게 흐려질 수밖에 없고, 영화 장면에서처럼 불현듯 찾아온 남주인공에겐 그처럼 뽀대나는 칼로 보이기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_M#]
[#M_ps. 부록|ps. 부록|영화를 보기 전에 약 30분의 시간이 남아서 …..

갑자기 그냥 영화보러 왔어요. 혼자 왔더니 옆구리가 허전해요.

같은 문자를 영화를 보기 전에 여러 블로거 분들께 뿌려봤다. 그 반응들은 어땠을까? ^^;
ㅡㅡㅋ 좋으시겠어욬ㅋ이건맥주한잔하자는신호이신가요?
엇…팝콘양이라도어케옆구리에껴보세여^^; ;
ㅋㅋㅋ
ㅎㅎ미리예상하지말고보세요^-^
씩씩하게 보셔요~~~^^;
^^ 잼나게 보고와 히히
길거리헌팅을시도해보시죠?^^
토닥토닥 ^^;;;;
ㅎㅎ뭘보러가셨는지모르지만즐겁게즐기세용^^;

각각 한 줄이 답변 하나씩이다. 천차만별의 답변들…ㅋㅋㅋ
결국 첫 번째 문자 보내주신 분과 저녁식사와 맥주 한 잔 했다. ^^_M#]

15 thoughts on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 그 잔혹함!!

  1. 전 소년이 노래하는 장면에서 강하게 올리버 트위스트가 생각이 나버렸지요.
    그 생각이 난 것이 저만의 우연은 아니었군요. ㅎㅎ
    팀버튼 키드라고 스스로를 부르고 있는데, 이번에 뭔가 허전한 느낌에,
    좀 당황하면서 나왔습니다만…
    인육 이야기는 워낙 동서양에 파다하게 퍼져있으니 새로울 게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 저도 혼자가서 꽤 재미있게봤는데요^^; 평점이 너무 낮으니까 충격!!!이군요;;
    아마 헤어스프레이를 보고나서 뮤지컬영화가 좋아져서 그럴지도…
    제가 받은 느낌은 영화 내용이나 배경이 어둡긴 하지만 노래가 너무 좋아서 오히려 신나더군요…

    1. 헤어스프레이 재미있게 봤습니다. ^^
      노래야 좋다지만…. (개인적인 시각에서) 영화는 조잡하기 그지없다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는 슬픔이…!!!

  3. 매형이 잔인한 걸 좋아하시는데, 추천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

  4. ㅋㅋㅋ 잘 들어가셨나요?
    그나저나 맥주 한 잔 하자는 사인이었던거군요. ^^ 제가 눈치가 좀 없어요~ ㅎㅎㅎ

    1. 맥주 한 잔 사인은 아니었습니다. 원래는 영화보고서 그냥 들어가서 발뻗고 잘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첫번째 답글문자가 맥주 한 잔이었기에 같이 한 잔 한 거죠. ^^

      나중에 (월요일쯤) 한 잔 해요. ㅎㅎㅎㅎ

  5. 개봉 전에 우리 극장에서도 오페라로 화제가 되었기에 관심이 더 많이 가는 스위니토드. 조니뎁의 연기가 보고 싶은데…^^
    ㅎㅎ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정신없다는 핑계로 인사가 늦었습니다. 먼저 찾아와 소식 전해주셔서 무어라 감사 드려야할지…(죄송한 마음 담아 믹쉬에 추천넣고..ㅋㅋ)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1. 뭐랄까…… 화제가 되는 인물인 것은 확실하죠. 조니댑도 그렇고….. 팀버튼도 그렇고….
      하지만 이 둘의 뭉쳐짐은…. 악몽에 가깝네요. -_-

  6. 스위니 도트가 주위에서는 다 재밌없다고 하는데 저는 재밌더군요..ㅋ.ㅋ
    조니 뎁이 나와서 그런가…
    잔인해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ㅇ.ㅇ

  7. 핑백: Who is DArkNesS
  8. 아~ 이렇게까지 대실망하신 분도 계시군요.
    새삼 사람들마다 생각이 참 다양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팀 버튼의 데뷔작인 ‘빈센트’부터 ‘피위의 대모험’ 등 그의 모든 영화를 다 봐았는데, 그의 작품들을 모아놓고 줄을 세운다면 명작은 아니라도 평작이상은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스토리가 좋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은 감독은 이것을 어떻게 연출하려고 했냐고에 따라 그 비중이 달라질 것 같군요. 제 생각에 이 영화는 스토리에 주목해야 할 영화가 아니라, 그냥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와 기괴한 행동들에서 뭔가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네요.
    아쉬운이 부분이 구석구석 보였지만,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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