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오직 한 가지 기준을 적용하는 잡스의 본능

이 책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은 300여쪽의 평범한 책이다. 내용도 평범하기 그지없는 책이다. 그저 평범한 성공학 도서나 자기계발서 또는 기업 운영 지침서…..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10점

원제 : 『Inside Steve’s brain』

리앤더 카니 지음, 박아람.안진환 옮김/북섬

313p / 반양장본(페이퍼백)

1,2000원

2008.11.20 초판 발행
ISBN : 9788992759090

그러나 평범함과 다른 점이 딱 하나 있다면, 그건 혁신의 대표적 인물,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중심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을 소개하기 전에 스티브 잡스의 인생을 살짝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스티브 잡스의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대학생 연인이었던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노동자의 가정에 입양됐으며, 대학에 들어갔지만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 학기만에 때려치웠다. 정확히 말하자면 적응하지 못했다기보다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일 것 같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대학가에서 거렁뱅이 생활을 하면서도 특정 분야의 대학 강의를 계속 청강했고, 컴퓨터에서 시장성을 발견하여
대중을 위한 제품으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그는 뛰어난 창조력으로 20대 초반을 화려하게 성공한 인생으로 만들지만 너무 어린 탓에 진짜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26살에 자신이 초빙해왔던 前팹시콜라 회장 존 스컬리에게 회사-애플-를 빼앗기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무언가를 기가막히게 잘하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도 잘 못한다. 해커 시대였던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애플(APPLE)이라는 대기업을 일구면서도 결코 컴퓨터에 전문가가 되고자 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새로 만드는 제품을 어떻게 경쟁력있게 완성할 것이냐만 관심을 갖는다. 스티브 잡스의 경쟁력은 바로
그것이다. 자신이 할 수 없는 분야는 철저히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에게 맞긴다. 스티브 잡스 본인은 철저하게 사용자로서
제품을 느끼려고 노력한다. 그냥 단순히 사용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완벽주의를 탐구한다. 그리고 거기에 일반적인 개발자들 – 빌 게이츠나
피터 노턴같은 해커들 – 이 갖지 못한 한 가지 특징을 추가한다.

기왕 완벽해야 한다면 그것이 한 세대의 문화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하나의 사명감 같은 것을 갖는다.

애플에서 쫒겨난 스티브 잡스는 애플 주식을 팔아 픽사(Pixar)와 넥스트(Next)사를 만들어 재기를 꿈꾼다.

픽사는 결국 <토이스토리>라는 걸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성공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만화왕국 ‘디즈니’사와 합병하여 최대주주가 된다.

반대로 애플을 몰아내고자 만들었던
넥스트사는 성공하지 못한다.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컴퓨터가 너무 고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에 깔려있던 새로 만든 운영체제 넥스트스텝(Nextstep)이 전설의 운영체제가 되어 완전한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MS의 빌게이츠도 MS windows를 만들 때 넥스트스텝을 참고했으며, 리눅서들도 넥스트스텝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한편 파워유저가 아니라도 넥스트스텝의 숨결을 접했던 사람은 우리나라에 상당히 많다. 아니
대다수다. 한글과컴퓨터 전 대표였던 이찬진 씨가 넥스트스텝 애호가였기 때문에 UI를 만들 때 넥스트스텝 UI를 상당부분 반영했다. 따라서 아래한글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넥스트스텝 UI를 접했다고 할 수 있다.

모자이크식 운영체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넥스트스텝은 결국 애플에게 스티브잡스를 다시 받아들여야만 하는 당위성으로 제시된다.

애플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무력하던 애플을 완전히 뒤엎어 미국의 3대 기업으로 우뚝서게 만든다. 미국의 3대 기업은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Apple)을 일컷는다. 이들 회사는 현금 자산 100조 원을
금고에 모아놓은 기업들로 유명하다.[footnote]국가는 빚더미 위에 올라앉아 있으면서 기업은 부유한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MB의 국정운영 방식도 미국의 이러한 모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모습은 뮤지컬 영화 <아비타>를 보면 좀 더 잘 알 수 있을 듯 싶다.[/footnote]

스티브 잡스의 이런 행보의 이면에는 어떤 철학적 바탕이 있을까?
이 책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은 잡스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잡스 주변인물을 인터뷰하여 그동안 전설로만 알려졌던 이야기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정리한 바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는 중심철학을 실행하기 위해서 인재등용, 기업운영, 상품개발, 접근 및 홍보 등에 대한 여러 가지 팁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90년대 후반 처음 쓰러저 가는 애플로 복귀한 직후의 애플의 활동은 가슴에 새겨봄직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iMac 개발, 이미 포화시장이라고 뜯어말리던 ipod 개발과 힘겨운 음원 저작권자들과의 협상을 통한 itunes 런칭 등의 행보는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는 어떠한 험난한 과정과 노력이 필요한지 잘 말해주고 있다. 특히 개발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에서 생각하라는 스티브 잡스 이야기는 거의 모든 제품이 개발자 중심으로 개발되는 국내 현실을 볼 때 와 닿는 것이 참 많다.

이 책은 일반인들은 전혀 읽을 필요가 없어보인다. 반면 무언가 스스로의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잡스의 방식이 모든 면에서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다만 하나의 좋은 방식 중 하나이며, 시도해봄직한
방법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잡스의 방식을 따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잡스의 지독한 엘리트주의는 우리나라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쎄~ 우리나라에서 스티브 잡사가 회사를 운영하려고 한다면 스티브 잡스와 맞춰서 근무할 수 있는 사람이 열 명이나 있을까?[footnote]우리나라에는 엘리트가 없다. 다만 시키면 하는 로봇만 그득할 뿐이다.[/footnote]

아니 그보다 스티브 잡스 유형의 인재가 우리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다. 스티브잡스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입사도 힘들고,
입사했다 친들 말단직원이었을 때 같이 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기피되다가 결국 밀려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스티브 잡스 유형의 인재를 찾아보려면 프리렌서나 막노동판의 인부들 중에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도는 덜 할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이란 사회도 스티브 잡스와 같은 극단적 인물들은 설 자리가 그리
넓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티브 잡스도 애플에서 쫒겨난 적이 있다고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또 그 이후
자신의 재력과 능력으로 픽사와 넥스트사를 꾸리지 못했다면 결국 스티브 잡스도 훗날 애플에서 걸출한 결과들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됐다면 애플도 몰락했겠지만…..

또 한 가지…. 능력은 있었지만, 오만과 아집으로 가득찼던 스티브 잡스가 20년이 흘러 애플로 복귀했을 때 그가 바뀐 점은 무엇이냐 하는 점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만 할 것 같다.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를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거의 차이점은 없는 것 같았다. 다만 한 가지 차이가 나는 점이라면 20대 때는 경영자로서 직접 횡포를 부렸고, 20년 뒤에는 무수한 소문만 양산했을 뿐 횡포를 부리지는 않았다는 점인 듯 싶다.

ps. 어찌보면 이 책은 자기개발서나 경영철학서라기보다 교육학 교보재 정도의 의미를 갖고 살펴보는 것이 더 알맞을지도 모르겠다.

ps. 이 책은 변화가 빠른 IT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니 읽는 시점에서 바뀐 부분이 살짝 있었다.
     크게 바뀐 것은 아니지만 독자들은 이를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글 쓴 날 : 2008.12.23

12 thoughts on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오직 한 가지 기준을 적용하는 잡스의 본능

  1. “스티브 잡스 유형의 인재가 우리나라에서우리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다.” 이 부분에 무한한 공감을 느끼는 군요…

  2. 저는… 스티븐 잡스를 싫어합니다… 그에 대해서는 “아이콘”이란 책을 읽었는데… 제가 한때 좋아했던 애플은 워즈니악의 애플이지 잡스의 애플이 아니였다는 것을 깨닫았죠… 저에게 스티븐잡스는 마케터이고… 저는 마케터를 끔찍하게 싫어합니다^^(혹시 이 댓글을 보는 마케팅관련.. 분들이 오해 할까 한마디 덧붙이면… 저의 마케터에 대한 생각은 제가 두부를 싫어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선호의 문제이지 어떤 가치 판단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덧붙입니다…)

    1. 제가 스티브 잡스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필요성도 못 느끼지만…. 그래도 한 말씀 드리자면…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컴퓨터 구성요소들을 처음 만든 장본인이 스티브 잡스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또 애플로 복귀한 뒤 IT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정확히 제시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삼성에 다니는 사람들같은 경우는 지독히도 싫어할 인물이 되어버린 것 같긴 합니다만…

    2. 회사에서 어떤 물건을 출시했을 때 CEO가 “이것은 내가 만든 것”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죠… 또 그제품을 설계한 엔지니어가 “이건 내가 만든 것”이라 한디고 해도 질 못된 것은 아니죠… 심지어 공장노동자가 자신이 일하는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두고 “이것은 내가 만든 것”이라는 표현을 한다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 예들은 만들다는 말의 의미가 다양하게 사용되는 용례들을 열거한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사용하는 컴퓨터의 구성요소를 만든 사람이 스티븐잡스라는 표현은 틀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 그런 존재들의 본질을 만든(창조)한 사람은 튜링이고… 노이만이고 ..위즈니악이지 ..결코 잡스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터들은 제품의 본질을 창조하는 것이 자신들이라고 우겨대지만… 그것은 수학자와 과학자와 엔지니어의 작업들이였지 켤코 마케터의 작업은 아니였다고 생각합니다…

    3. 너무 하드웨어만 보시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제가 말한 것은 물론 하드웨어에서도 스티브 잡스가 만든 몇 가지 요소가 있지만, 오늘날 운영체제 요소의 대부분이 스티브 잡스의 아이디어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신경쓰지 못하는 대부분의 요소들을 처음 만든 것은 (물론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프로그램어의 손을 빌리기는 했지만) 스티브잡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는 것입니다.

      에삼초이님 논리대로 말씀드리자면, 이 시대의 진정한 발명품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모든 특허는 수학자, 물리학자, 화학자같은 순수과학을 다루는 분들이 독점하게 되겠죠. 이런 논리는 좀 과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요.

  3. 글 잘 읽었습니다…
    댓글을 보면서 한가지 얘기하고 싶은건…
    애삼초이 님도 말한거지만 goldenbug 님은 스티브 잡스의 OS 발전에 대한
    업적을 너무 크게 생각하고 있으신 듯 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OS의 사용자 UI에
    대해 몇 가지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걸 제안한 사람은 맞습니다만 운영체제 요소의
    대부분이라고 말하기엔 거리가 멀죠….

    1. 그렇죠? 스티브 잡스가 좋든 싫든 잡스의 영향을 받고 있으니 살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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