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내용의 과학책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 물리편]

오류도 있고, 다소 엉뚱한 글쓰기도 있다. 하지만 과학적 사고를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것 같으므로, 읽고 싶으면 읽어도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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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점에서 눈에 띄어서 주문했다. 목차를 봤을 때 몇몇 꼭지가 지금 쓰고 있는 내 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 건 한 꼭지 뿐이었고, 읽으면서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오른 것이 세 개 더 있었다. 나중에 몇 가지 더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이걸 도움이 됐다고 해야 하나, 그냥 생각이 떠올랐다고 해야 하나?) 결과적으로, 글쓰기에 중요한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은 기초적인 이야기를 매우 짧은 꼭지로 써서 나열한 흔한 종류의 책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읽었던 과학책은 거의가 이런 종류였으니까, 기초 공부를 하는 학생에게는 효용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용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에게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몇 가지 오류도 있었고, 글쓰기 문제도 있어서 추천 여부를 묻는다면 글쎄…..
사실 내가 학창시절에 보던 책 대부분은 이 책보다 오류도 많았고, 글쓰기는 더더욱 엉망이었다. 그래서 어른이 된 뒤에 그 오류 하나하나, 표현 하나하나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너무 많은 자원이 들어갔다. 이런 경험이 이 책을 추천하기에는 주저하게 된다. 그런데 또 이런 정도 수준의 책도 흔치 않은 세상…. 요즘 저작권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너무 적다보니, 좀 더 나은 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 물리편]

가와무라 야스후미 기획 / 송경원 옮김 / 김범준 감수
유노책주 펴냄
신국판 / 247 쪽
1`6000 원
ISBN 979-11-92300-50-4 03400

2023.02.27 초판 발생

CHAPTER 1. 과학은 눈앞의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_ 빛
노을은 왜 붉을까? • 빛의 산란
구름은 흰색이 아니라고? • 빛의 산란
바닷물은 투명한데 바다는 왜 파랄까? • 빛의 반사와 산란
하늘의 색이 시시각각 변하는 때가 있다 • 빛의 반사와 산란
어두운 동굴에서도 바다가 파란 이유 • 빛의 반사와 산란
거울처럼 비추는 호수가 있다고? • 빛의 반사
등대 불빛이 아주 멀리까지 가는 이유 • 빛의 직진
무지개를 비 온 뒤에만 볼 수 있는 이유 • 빛의 분해
환상적인 신기루의 정체 • 빛의 굴절과 위신기루
오메가 태양이 나타나는 이유 • 빛의 굴절과 아래신기루
마른 땅 위에서 물이 보인다고? • 빛의 굴절과 아래신기루

CHAPTER 2. 가장 부드럽지만 가장 강한 힘이 만들어 낸 세상 _ 물
파도는 ‘이것’이 만들어 낸다 • 풍랑과 파동
거대한 빙산이 어떻게 바다 위에 떠 있는 걸까? • 부력
얼음이 솟아나는 길의 비밀 • 얼음의 팽창과 수축
겨울산의 얼음나무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 과냉각
공기 중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것의 정체 • 승화
아름다운 눈 결정에 담긴 비밀 • 수소 결합
얼음 표면은 왜 미끄러울까? • 물막
강물이 계곡을 깎았다고? • 침식 작용과 운반 작용
나이아가라 폭포의 에너지는 얼마일까? •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
물방울에는 왜 세모, 네모 모양이 없을까? • 표면 장력
수압이 일으키는 인체의 변화 • 헨리의 법칙
마치 꼬리 같은 비행운의 정체는? • 포화 수증기량
상어는 어떻게 그렇게 빠른 걸까? • 리블렛 구조

CHAPTER 3.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가득한 세상 _ 공기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 • 양력
왜 연은 당길수록 높이 날까? • 힘의 평형
공기에 무게가 있다고? • 기압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데도 물리의 비법이 숨어 있다 • 기압의 변화
고속열차의 앞코는 왜 뾰족하게 튀어나왔을까? • 공기 저항
헬리콥터는 어떻게 하늘을 나는 걸까? • 양력과 작용・반작용
태풍이 오른쪽으로만 이동한다고? • 코리올리의 힘
위협적인 토네이도의 비밀 • 상승 기류와 하강 기류
나뭇잎이 팔랑팔랑 떨어지는 이유 • 공기 저항
굴뚝의 흰 연기는 왜 금세 사라질까? • 수증기의 응축
비행기가 날 때 깔때기 구름이 생기는 이유 • 수증기의 응축
구름이 만들어지는 단 세 가지 단계 • 응축과 단열 팽창
더 읽어보기 • • • 구름의 대표적인 형태 10가지

CHAPTER 4. 가장 짜릿하고도 강력한 힘이 만든 세상 _ 열
아름다운 오로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자기장과 플라스마
태양 빛을 전기로 바꾸는 원리 • 빛 에너지의 변환
바람의 힘을 전기로 바꾸는 원리 • 전자기 유도
물의 힘을 전기로 바꾸는 원리 • 위치 에너지의 변환
비닐 랩은 왜 그렇게 달라붙을까? • 반데르발스 힘
태양 빛에는 빛만 있는 게 아니라고? • 전자기파
왜 바닷물은 모래사장만큼 뜨거워지지 않을까? • 비열
뜨거운 열만 있으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 열 에너지와 기체의 밀도
하늘을 가로지르는 1억 볼트의 번개 • 정전기
우주에서 정보를 보내는 GPS의 원리 • 전파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온도와 압력
더 읽어보기 • • • 다양한 보석의 원석

CHAPTER 5. 신비한 생명의 비밀이 가득한 세상 _ 지구
별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 연주 시차
‘이곳’에 가면 몸무게가 1/6이 된다고? • 보편중력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왜 떨어지지 않을까? • 수평으로 던진 물체의 운동
화석이 태고의 지구를 아는 실마리가 되는 이유 • 압력과 화석화 작용
지구에 균열이 생겼다고? • 맨틀 대류
뜨겁고 새빨간 마그마의 정체 • 맨틀과 압력
지구는 언제부터 끊임없이 돌고 있었을까? • 관성
밀물과 썰물이 생기는 이유가 달 때문이라고? • 인력과 원심력
달은 초승달일 때도 동그란 모양이라고? • 달의 공전

CHAPTER 6. 환상적인 수수께끼로 가득한 미지의 세상 _ 우주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의 정체 • 마찰열과 단열 압축
우주에 뚫린 검은 구멍, 블랙홀 • 초신성 폭발
드넓은 우주에서 지구는 어디쯤에 있을까? • 우리은하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일까? • 빅뱅
스트로베리 문의 비밀 • 빛의 반사
가장 거대한 달, 슈퍼문 • 근지점
우주선은 얼마나 빠를까? • 속도
태양과 달의 환상적 만남 • 일식
크레이터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 • 충돌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
로켓을 우주로 날려 보내는 물리의 비법 • 작용과 반작용
우주의 탄생에 관한 비밀을 가진 입자가 있다고? • 중성미자

CHAPTER 7. 과학이 우리에게 준 선물들 _ 생활
불꽃의 소리는 왜 한박자 늦게 들릴까? • 소리의 속도
기둥이 없어도 무너지지 않는 아치형 다리의 비밀 • 작용과 반작용
여러 줄의 케이블로 지지하는 사장교의 원리 • 인장력
두 줄의 케이블로 지지하는 거대한 다리의 비밀 • 인장력과 힘의 합성
롤러코스터에서는 왜 거꾸로 뒤집혀도 떨어지지 않을까? • 원심력과 중력
스키 점프 선수가 안전하게 착지하는 물리적 비법 • 충격량과 반발계수
그네를 잘 타는 물리 비법 • 공명 원리
양초는 심지만 타는 게 아니라고? • 모세관 현상
아름다운 야경을 만드는 전구와 LED의 비밀 • 백열화, 반도체의 양공・전자
지평선에서는 몇 킬로미터 앞까지 보일까? • 피타고라스의 정리
탄환이 휘지 않고 똑바로 날아가는 이유 • 자이로 효과
투석기는 어떻게 돌을 멀리 날리는 걸까? • 지레의 원리
힘이 없어도 ‘이것’만 있으면 다 들어 올린다고? • 고정도르래와 움직도르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를 엿보는 방법 • 전자의 투과와 반사


이 책에서 찾은 오류를 적어본다. 그냥 설러설렁 책장을 넘기며 찾은 것이므로,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다.

  • 035 쪽
    설명도의 각도 표시 오류
  • 049 쪽 : 물결이 지나가도 물은 제자리에 있다는 내용
    고체를 지나가는 파동에서라면 맞다! 그러나 표면파가 액체에서 전파될 때는 표면에 있는 물분자는 조금씩 파동을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오류다. 근데 이걸 오류라고 판정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대학교 물리학 교재에도 이렇게 나와있으니 말이다.
  • 051 쪽 : 빙산이 10%만 떠오른다는 내용
    원래 이렇게 알려졌고, 나도 어릴 때 이렇게 알고 있었지만, 사실은 빙하에는 공기방울이 많이 포함되어서 실제로는 더 많이 떠오른다.
  • 065~067 쪽 : 강물이 미국 로키산맥에 있는 계곡을 깎았다는 내용
    보통 계곡에서라면 이 내용이 맞겠지만, 미국 고산지역에 있는 여러 계곡과 오대호는 생성원인이 전혀 다르다. 빙하기가 끝나가며 기온이 오를 때 빙하 내부에 형성된 거대한 호수가 벽을 이루던 빙하가 무너지면서 한꺼번에 쏟아져내려 형성된 것이다.
  • 086 쪽 : 비행기 양력 형성 원리 설명
    문제는 공기가 날개 위와 아래로 지날 때의 경로가 차이나는 것과 속도가 차이나는 것 각각은 맞지만, 이 둘 사이는 연관이 없다.
  • 102 쪽 : ‘토네이도는 ‘다운버스트’라는 하강 기류로 인한 돌풍도 일으킨다.’
    다운버스트는 토네이도와 관련이 없다. 다운버스트는 그냥 소나기구름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 129 쪽 마지막 문단
    뜯어서 한참 놔뒀던 랩을 씌울 때도 똑같이 달라붙는 걸 보면, 정전기가 생겨 붙는다는 두 번째로 든 원인은 안 중요한 게 아닐까? (분명히 이에 대한 쓸데 없는 논문이 있을 것 같다. ㅎㅎ)
  • 169 쪽 설명도 오류
    뭐가 틀렸는지는 설명이 힘들다! (이렇게 써 놓으면, 읽는 분들이 알아챌 수 있을까?) 사실 이 오류는 2010 년 이전만 해도 외국에서도 똑같이 알려져 있었는데 (BBC 같은 곳에서 만든 다큐에서도 같았음.) 지금은 완전히 고쳐진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 178 쪽 : (별똥별이) 뜨겁게 달아올라 녹거나 타면서 빛을 냅니다. (중간생략) 타지 않고 지상으로 떨어집니다.
    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반응이 아니라서, 일부에 아주 얇은 표피를 형성한다거나 그런 걸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면….
  • 196 쪽 마지막 문단~이 꼭지 끝까지
    음… 어….

이제 글쓰기가 아쉬웠던 경우를 살펴보자. 실제로는 좀 더 많았는데, 메모한 건 몇 개 안 된다. 별 것 아닌 것도 있지만, 메모한 게 아까워서 적어놓는다.

  • 64 쪽
    뭔가 이해하기 힘들다. 제대로 된 설명도를 추가하거나, 글을 보강해야 한다.
  • 99 쪽
    태풍이 오른쪽으로만 이동한다는 것도 무슨 말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기술이 좀 불분명해 보인다.
  • 90 쪽 : 일본 후지산의 해발 고도는 3,776.2m이다. 산 정상 주위는 3 km 정도이다.
    분화구 크레이터 둘레가 3 km라는 말일까?
  • 106 쪽 : 갈릴레오가 낙체 법칙에서 밝혔듯이, …
    ‘낙체’..ㅋㅋㅋ 이 책 언제 번역된 것일까? 아니면 어떤 책을 참고한 것일까?
  • 130 쪽 : ‘태양 빛에는 빛만 있는 게 아니라고?’
    우선 ‘태양 빛’은 번역체인데 여기저기에서 계속 쓰이고, ‘빛’은 아마도 가시광선이나 보이는 빛 같은 표현으로 대체해야 할 것 같다.
  • 153 쪽 마지막 문단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 157 쪽
    원심력이 가상의 힘이라는 이야기가 빠져서 글이 이해하기 힘들어져 버렸다.
  • 165 쪽 : 지구는 언제부터 끊임없이 돌고 있었을까?
    ‘끊임없이’가 들어가서 엄청 어색한 문장이 됐다.
  • 170 쪽
    번역체, 어색한 문장 등…. 전체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
  • 179 쪽 : ‘이것이 유성군입니다.’
    유성군이 언제 쓰던 표현인지….^^;;;
  • 225 쪽
    각운동량 측면의 기술도 필요해 보인다.
  • LED 꼭지(229 쪽)와 태양전지 꼭지(122 쪽)
    이 두 꼭지는 서로 연관되며, 원리가 반대이므로 앞뒤로 나란히 배치해야 이해하기 좋았을 것이다. 꼭지를 떨어뜨려 배치하고, 각자 최대한 짧게 기술을 하다보니 양쪽 다 설득력이 안 좋았다.

결과적으로, 오류도 어느정도 있고, 글쓰기도 완전하지는 않아 아쉬운 책이다. 그러나 이 포스트를 쓰느라 다시 하나씩 살펴보니, 이 책을 읽으면 안 될 정도로 중요한 오류들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추천하지는 않지만, 원하면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다음에 책을 찍을 때는 검토를 한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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