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는 길을 비켜라… 아롱가죽거미 (Scytodes thorac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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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그만큼 매력이 있는 거미다. 이전에 스파이더맨 리뷰를 쓸 때 한번 이야기를 꺼냈었다.

밤에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니다가 먹이감을 발견하면 앞니 한가운데에 있는 실젓에서 거미줄을 쏴서 먹이를 그대로 붙여버리는 무시무시한 기술이 장기다. 다른 거미가 권투선수라면, 가죽거미는 권총을 휴대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MMORPG 게임에서 얼음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 같은 녀석이다. 이런 강점이 있다보니, 벌레보다 거미를 주로 사냥한다. 거미를 먹이로 삼는 거미가 꽤 여러 종이 있는데,가죽거미들은 그런 거미도 잡아먹는다. 가죽거미 본업이 바로 거미 전문사냥꾼이다.

그런데 먹이감들은 아롱가죽거미를 공격하려다가도 거미줄을 맞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도망가려고 시도한다. 이게 좀 이상해서 아롱가죽거미가 막 쏜 거미줄을 만져봤다. 약간 화한 느낌이 드는 것이, 꼭 파스를 바른 느낌이다. 왜 먹이감들이 도망가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성이 이렇다보니 흔적으로 바람에 나부끼는 거미줄을 남긴다. 여러분 집에  뜬금없는 거미줄이 조금씩 생긴다면 가죽거미가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밤에 조심조심 다니기 때문에 찾는 건 매우 어렵다.

아래 사진은 내 방에 들어왔던 걸 잡은 것이다. 이 녀석이 만들어놓은 거미줄은 지금까지 기념으로 남겨두고 있다. ^^;;;

가죽거미의 기본적인 자세
0.5 초만에 별늑대거미 사냥에 성공했다.
별늑대거미의 앞 세 다리가 거미줄에 옭매여있다. (워낙 빨라서 초점을 못 맞췄다. ㅜㅜ)
내 방에서 처음 발견되어 벽에 달라붙어 있을 때.
정말 귀여웠다. ^^;;;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죽거미는 두 종류가 있는데, 위 사진의 녀석이 아롱가죽거미이고, 나머지 하나가 검정가죽거미다. 검정가죽거미는 똑같이 생겼는데, 말 그대로 까맣다. 이 거미도 다른 거미처럼 암수 특성이 똑같이 나눠지는데, 배의 크기로 추정하는 것은 어렵다. 굶으면 작아졌다가 먹이를 먹으면 가슴보다 커지곤 하기 때문이다.

눈이 6 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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