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유전인가 아닌가를 따지기 이전에 공부가 무엇인가를 정의해야 할 것입니다.
대략 두 가지로 손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많이 아는 것
- 다양한 생각을 할 줄 아는 것
여기 게시판에도 이를 잘 아는 분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추구하는 것은 단연코 1 번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죠.
‘운동도 유전인데 공부도 유전이져 뭐. 우리가 축구 한다고 호날두 메시 안되는것 처럼’
– 뇌전 님 말씀
무엇을 공부한다…라는 것을 많이 접하고 많이 반복하는 것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그런데 공부는 많이 보고 많이 반복한다고만 해서 결과를 얻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양수가 글쓰기를 잘 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다독, 다작, 다상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 옛 선현들은 이에 맞게 공부했습니다. (비록 한 가지에 꽃혀서 망하기는 했지만)
- 많이 읽는다는 것…. 이게 우리나라 공부의 전부입니다. 저도 학창시절에 이렇게 공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공부하지 않는 부류는 딱 두 종류겠지요. 학업을 포기했거나, 엄청난 갑부 또는 깬 학부모의 자식이거나…
- 많이 쓴다는 것…. 이건 직접 해본다는 의미입니다. 스포츠를 할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겠지요. 알맞은 근육을 만들고, 모든 반응에 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반사신경을 기르는…… (뭐 요즘에는 바둑 같은 것도 스포츠로 분류하면서 예외가 조금 생기기는 했습니다.)
- 많이 생각한다는 것…..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절대 하지 않는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문제를 풀더라도 교육과정 밖의 방법으로는 풀지 말라고 하지요. 더군다나 수업시간에 한 문제를 여러 방법으로 반복해서 푸는 건 꿈에도 못 꿉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여러 길이 있다는 걸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정리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정리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서 더 나은 것을 할 기초를 닦는 것.. 이게 무엇인지 여러분도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패러다임’, ‘프레임’
특히 현대사회처럼 수많은 지식이 만들어지고, 환경이 변하는 상황에서는 특정정도 이상 지식을 쌓는다는 건 의미가 전혀 없습니다. 그보다는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가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 그거 참 잘 합니다. 나이 많은 사람들…. 못하죠. 그러면서 자기들을 따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부를 잘 하면서도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다시 공부와 유전 문제로 돌아가 생각해 봅시다.
공부란 것은 무엇을 쌓는 것보다 무언가에 다가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변에서 배워야 합니다. 쌓는 것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쉽지는 않지만) 부모와 선생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방법을 배웠는데, 그걸 활용하려면 그만큼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생각은 뇌가 합니다. 뇌는…. 타고 나는 거죠. 컴퓨터의 cpu 같은 뇌는 같은 프로그램이 깔렸을 때 얼마만큼 더 많은 내용을 처리할 수 있을수록 똑똑해 보입니다. 실제로도 똑똑해질 가능성이 더 높겠죠. 뇌는 후천적으로 뭘 하더라도 영향을 거의 안 받습니다.
패러다임이나 프레임은 컴퓨터의 프로그램과 비슷합니다. 연산을 엄청나게 필요로 하지만 결과는 시원찮은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간단한 연산 몇 번으로 훌륭한 결과를 도출해내는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뛰어난 cpu와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것이라면, 우리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주는 것밖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겠지요. 뇌를 교체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죠.
………..
뒤에 할 이야기가 조금 더 있는데,
드라마 보면서 글 쓰는 건 너무나 힘드네요.
생각의 흐름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ㅜㅜ
그래서 이만 끝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