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다시 쓰는 창세기 by goldenbug

하나님은 이성 친구에게 선물로 주시고자 천지를 창조하셨다.

태초에 – 137억 년쯤 전에 – 하나님께서 전자기력이 있으라 하시여 격렬히 끓던 양자요동 속의 한 거품이 빛의 속도로 팽창하면서 그 안에 많은 빛알갱이와 빛 아닌 알갱이가 생겨났다. 하나님께서는 그 빛이 보기 좋으셔서 빅뱅이라 하셨고, 거품을 우주라고 이름 붙이셨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빛 알갱이들이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있음에 더 보기 좋게 만들고 싶어지셨다. 그래서 빅뱅 뒤 플랑크시간(10-43 초)이 지나기 전에, 빛보다 빨리 팽창하라고 다시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 거의 균일하지만 살짝 얼룩진 우주를 보시고 좋아하셔서 인플레이션 우주라고 부르셨다. 우주 안의 빛알갱이끼리 서로 부딪혀 알아서 쿼크와 랩톤이 됐다. 하나님께서 좀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시려고 강력강한 상호작용이 있으라 하시니 쿼크들이 뭉쳐 바리온(홀수 개의 쿼크가 뭉쳐있는 입자, 양성자와 중성자는 3 개가 뭉쳐있다.)이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의도와는 다르게, 우주는 물질과 반물질이 무의미하게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더 아름다워지지는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친히 손을 뻗어 약력약한 상호작용을 우주에 만드시어 반물질의 흔적을 지우시니, 그제서야 우주는 무의미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지 않게 되었다. 바리온과 랩톤이 스스로 뭉쳐서 수소(H)와 헬륨(He) 같은 원자가 잔뜩 생겼다. 하나님께서는 흡족하셨다. 이렇게 저녁이 가고 아침이 되었다.

둘째 날 아침이 되어, 하나님께서 다시 우주를 살펴보시니, 수소 원자와 헬륨 원자만 잔뜩 있을 뿐 조화와 질서가 부족한지라. 하나님께서 내 친히 우주에 조화와 질서를 만들겠다 말씀하시고는, 중력이 있으라 하시니 수소와 헬륨 원자가 잔뜩 모여 우리로선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무거운 초거대별이 도처에서 생겨났다. 그러나 하나님께선 전 우주에 균일하게 뿌려져 있는 초거대별은 수가 너무 적음을 탐탁지 않게 여기셨다. 하나님께서는 또다시 초신성이 있으라 하심에 별이 초신성이 되기 시작했다. 초신성이 폭발하자 우주엔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처럼 변하며 거품 구조가 만들어졌다. 거품 구조 속에는 작은 별이 셀 수 없이 많이 생겨났고, 작은 별은 스스로 무리지어 많은 은하를 만들었다. 하나님께서는 우주를 더 다채롭게 만들기 위하여 갈색왜성과 백색왜성과 중성자별과 이 모든 것을 다 흡수할 수 있는 블랙홀을 만드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기의 전능함을 보이기 위하여 블랙홀을 완벽하게 만들지 않으시고, 에너지와 정보를 조금씩 밖으로 방출하게 만드시곤 흡족하게 생각하여 호킹 복사라 이름 지으셨다. 이렇게 저녁이 가고 아침이 되었다.

셋째 날 아침에 하나님께서 다시 우주를 살펴보시니 우주에는 별들이 생기고 죽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하나님께서 직접 만드시지 않은 많은 물질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원하지 않던 너무 많은 물질들이 생겼음이 맘에 들지 않으셔서 다시 되돌아오라 하심에, 너무 무거운 물질은 천천히 분열하여 평범한 물질로 돌아오게 되었으니 이를 핵분열이라 이름 지으셨다.
하나님께서 다시 땅이 있으라 하시니 딱딱한 물질이 별들 주변에 모여 많은 지구형 행성이 만들어졌다. 행성 내부에서 핵분열이 일어나자 열이 발생하면서 대류가 시작되었고, 지각 위의 대륙들이 그 대류 위를 떠다니면서 판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아직도 너무 무미건조하구나’ 생각하시며, 바다가 있으라 하시니, 땅 속에서 많은 기체가 뿜어져 나와 대기를 이루었고, 대기로부터 40 주야 동안 비가 내려 바다를 이루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기려 노아의 홍수라 이름 지으셨다. 하지만 대부분의 행성은 중력이 약하거나 어미별과 너무 가까이 있거나 멀어서, 그 위에 있는 바다는 곧 마르거나 얼어버렸다. 그러나 지구와 같은 몇몇 행성의 바다는 하나님께서 보기에 좋으셨다. 이렇게 저녁이 가고 아침이 되었다.

넷째 날 아침에 하나님께서 다시 우주를 살펴보시니 너무 변화가 없다 생각하셨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자손을 남기는 생명이 있으라 하시니 지구를 비롯한 몇몇 행성의 바다에 생명이 태동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생물이 죽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시어, 화석이 있으라 하시니 그 뒤부터 생물 중 일부는 돌 속에 들어가 화석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생명이 너무 미약하여 변화를 보기 어려워, 하나님께서 다시 생명체를 향하여 진화하라 이르셨다. 이에 생명체는 곧 다양하게 진화하여 세균과 고세균의 다양한 모습을 띄게 되었다. 그리고 그중 몇몇 생물이 스스로 산소(O)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기가 푸르게 빛나자 하나님은 흡족히 바라보시었다.
하나님은 이들이 합하면 어떨까 생각하여 함께 살아라 이르시니, 세균과 고세균 중 일부 무리가 하나로 합쳐져 핵을 가진 세포, 즉 진핵생물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흡족하게 여기셔서 이를 내공생진화라고 부르셨다. 하나님은 다시 자기 모습을 살피시고는 성(性)이 있으라 하시니, 많은 생물이 서로 DNA를 교환하며 암수의 모습을 띄게 되었다. 진화와 성을 갖게 된 생물들은 훨씬 더 다채롭게 변하니 하나님이 보기에 좋으셨다. 생물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나님께서 시키시지 않았어도 자기들끼리 뭉쳐서 함께 살아가는 다세포생물이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를 재미있게 여겨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 부르셨다. 이렇게 저녁이 가고 아침이 되었다.

다섯째 날 아침에 하나님께서 지구를 살펴보시니, 붉은 뭍과 푸르른 하늘이 아름다웠지만, 너무 단조롭다 생각하셨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뭍과 하늘에도 생명이 있으라 하심에, 물속에 살던 많은 생물이 뭍과 하늘로 올라오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다른 별에 생겨난 생물에도 신경 쓰시느라 바쁘신 사이, 지구에서는 생물이 포유류, 석형류, 파충류, 양서류, 곤충류, 절지류 등의 동물과 초본목, 지의류 등의 식물과 버섯, 곰팡이 등의 균류로 각각 진화하였고, 하늘에는 곤충류와 석형류 중의 조류와 포유류 중의 박쥐류가 스스로 살 자리를 마련하며 진화하였다. 또한 이들 생물들이 서로 어울려 살기를 좋아하여 공생을 시작하였다. 하나님께서 뒤늦게 살펴보시고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이렇게 저녁이 가고 아침이 되었다.

여섯째 날 아침에 하나님께서 지구를 살펴보시고, 생물 중에 창조주, 즉 자신을 아는 것이 없는 게 아쉽다고 생각하셨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지식이 있으라 하심에, 일부 동물이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대화하는 동물들 중 가장 뛰어난 무리에게 “나와 같은 모습이 되어라.” 명하시니, 이 동물은 자기 DNA 2%를 수정하여 성성이과의 사람 무리로 진화하였다. 하나님께서 보심에 가장 자신과 닮은 것과 그의 짝을 아담과 하와라 부르시니 보기 좋으시더라.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자신이 한 일을 사람이 배우고 찬양하며, 이성 친구에게 증언하게 할 요량으로 사람을 몇몇 진화시키셨다.

하나님께서 첫째 날과 둘째 날에 일어난 일을 알게 하시고자 물리학자를 만드셨다. 둘째 날과 셋째 날 일어난 일들을 알게 하시고자 화학자와 천문학자를 만드셨다. 넷째 날과 다섯째 날 일어난 일들을 알게 하시고자 생물학자와 지질학자를 만드셨다. 여섯째 날 일어난 일들을 알게 하시고자 유전공학자와 심리학자를 만드셨다. 그리고 이 모두를 정리하여 사람들이 자신 즉 창조주를 찬양할 수 있도록 하시고자 인류학자와 신학자와 법률가 등을 만들어 자신이 한 일을 연구하고 증언하도록 시키셨다.
그러나 신학자들이 다른 학자들의 연구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였다. 세상에는 십자가라는 우상을 섬기는 교회와 하나님을 대변한다고 나서는 교황과 그 이외의 신들을 섬기는 수많은 종교가 나타났다. 심지어 하나님을 믿는다며 실제로는 믿지 않은 사이비 무리와, 하나님의 업적인 과학만을 떼내어 섬기는 과학자 무리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몇몇 진화한 사람들이 자신 즉 창조주 자체를 부정하며 자신이 한 일을 증언하지 않으니 하나님께서는 이성 친구에게 선물로 줄 수 없게 되어 매우 진노하셨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이르시길 너희 씹새끼, 씨발년은 자기 의지대로 너희가 될 지니,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사랑의 하나님은 진노의 하나님으로 불리게 되었지만, 하나님이 진심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건 아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나님 말씀을 곧이곧대로 알아듣고는, 쾌락만을 쫓아 무리 지어 씹하니, 사람 수가 셀 수 없이 많아졌다. 이렇게 저녁이 가고 아침이 되었다.

일곱째 날에 이르러 하나님께서는 무척 피곤하셨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이르시길, 내 오늘은 쉬리니 너희들도 7 일 중 6 일 이상 일하여 피곤해 하지는 말지어다 하시었다. 그 말씀을 받들어 사람들이 7 일 중 5닷새를 일하고 이틀을 쉬게 되었으니 이를 ‘주5일제’라고 부르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이것은 좋게 보여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도 여섯째 날에 사람 무리를 만들지 말고 쉴 걸….’

ps.
이 글은 꼬깔 님의 “과학으로 다시 쓰는 창세기”를 보고 작성된 것이다.

ps.
이 글은 창조과학회 등과 연관이 없으며 엄밀하진 않지만, 실제로 있었던 과학적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창작물이다. 나는 자기 이익을 위해 과학과 신학을 조작하는 창조과학회를 혐오한다.

마지막 수정일 : 2021.08.27

6 thoughts on “과학으로 다시 쓰는 창세기 by goldenbug

    1. 인간을 하나님과 똑같이 만드셨다고 나와있는데 인간에게 성기가 있다는 것이 뭔가 이상한 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지적입니다. ㅎㅎㅎ

  1. 관련된 글 써 놓은 것이 있어서 (이런 위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orz) 트랙백 해 봤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