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창조론자를 공격하는 이유

예전에 어떤 과학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이 “과학자가 창조론자를 공격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요지의 질문을 해오신 적이 있었다. 이 글은 그에 대한 답변으로 쓰이는 포스팅이다.

우선, 영역을 침범한 것은 과학자가 아니라 창조론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에 의해 지구가 둥글다는 이론이 공개적으로 거론된1 이후 과학이 신학과 분리되면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르네상스 직후 과학을 연구하던 뉴턴(Newton) 같은 사람들은 “자연을 잘 아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는 신념으로 자연을 탐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두 영역이 서로 침범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 1970~1980 년대부터라고 추정된다. 과학교과서에 성경 내용을 토대로 한 창조론을 싣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일부 미국 주에서 실제로 실리면서 과학자들의 심한 반감이 생겼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 반감이 공식적으로 과학자가 창조론을 배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앙을 가진 과학자가 더 많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사건은 1990년대 중반에 발생했는데, 창조론자들이 지적설계론을 들고나온 것이다. 그들은 지적설계론은 엄연한 과학이며, 교과서에 실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거부한 캘리포니아(?) 교육부를 고소한다. 20여 년 전 주장과의 차이점이라면 기독교라는 모습을 띄지 않게 과학적인 모습으로 치장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법정에서의 다툼은 1년 반 정도 지속되었는데, 문제는 지적설계론이 종교 믿음이냐 과학이냐에 있었다. 다시 말해 ‘지적설계론’과 이전에 과학 교과서에 실었던 적이 있던 ‘창조론’이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에 있었다. 그러나 지적설계론을 실은 책(일반서적)은 있지만 이를 지지하는 논문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에 문제가 있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지적설계론 서적 원본이 출판사로부터 법적 증거물로 제출되었고, 그 증거로 인해 재판은 끝났다. 지적설계론 서적의 초안에는 ‘지적설계론’이 모두 ‘창조론’으로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부끄럽지만) 기독교도에 의해 서적이 의도적 왜곡, 은폐되었던 것이다.

종교론자와 과학자 사이의 법적 공방은 이렇게 끝났지만,  그 공격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 이후 종교론자들은 ‘창조과학회‘(Creation Scienc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창조과학회의 경우 스스로 자료를 생산하지는 않고, 미국창조과학회 자료를 그대로 번역해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왜 과학자가 창조론자를 공격하는 것일까? 아래에 제공하는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보면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읽기 전에 내 글이전 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의 허와 실을 읽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탄소연대측정법의 허와 실에 대한 문의

오정일 나에게 2010년 11월 10일

탄소 연대측정법의 허와 실에 대한 글을 잘 읽었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이며, 그런 면에서 탄소 연대측정법의 효용과 한계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 일부 ‘창조과학회’ 같은 단체에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의 불확실성을 이야기하면서 상당히 많은 자료를 부정하려고 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읽고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지르시는 분들이 없길 바란다. “라고 하셨는데, 반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가 과학의 전문가가 아니라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성경에 의하면, 노아 홍수이전의 지구의 환경은 대기가 물로 쌓여 있었으며, 비는 내리지 않고, 수증기가 올라와 식물이 성장하며, 사계절의 변화가 없이 거의 항상 온화한 기후 였다고 합니다.
마치, 비닐하우스처럼 수증기의 막이 지구를 보호하고 있었다고 상상이 됩니다.
노아의 홍수 이후에, 이런 수증기의 막이 걷히면서 현재와 같은 사계절이 생기며, 지금과 같은 대기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써 있는데요
만약, 위와 같은 서술이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그때에도 탄소 연대측정법이 지금과 같은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요?
1) 그 때의 대기 상황을 정확이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으므로 탄소 연대측정법이 적용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다.
2) 수증기의 막이 있더라도, 탄소 연대측정법의 정확도가 흐트러질 별다른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
3) 만약 수증기의 막이 지구를 둘러 싸고 있었다면, 탄소 연대측정법을 그 이전 시대에 적용하여 연대측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4) 기타… 다른 가능성..
중에서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지요?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goldenbug 오정일에게

궁창에 물이 있었다는 창조론 이론을 말씀하시는 듯 싶은데요….
우선 성경 어디에 씌여있는지 알려주세요.
저도 그게 정확히 어떤 이론인지 궁금하거든요.
창조론자가 재해석해서 말하는 것 말고… 원래 예수 이전에 사용하던 성경의 원본을 보고 싶은데….
언어를 모르는 제가 볼 수 없어서 아쉽고…. 한글 성경에서나마 확인하고 싶어요.

2010년 11월 10일 오전 11:53, 오정일 <meg○○@naver.com>님의 말:

오정일 나에게 2010. 11. 10

지금 생각나는 대로 찾아서 보내드립니다.

창1:6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게 하리라 하시고 (여기서 궁창은 하늘을 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1:7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
창1;8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칭하시니라
창2:5 여호와 하나님이 땅에 비를 내리지 아니하셨고 경작할 사람도 없었으므로 들에는 초목이 아직 없었고, 밭에는 채소가 나지 아니하였으며
창2:6 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셨더라
창7:11 노아 육백 세 되던 해 이월 곧 그 달 십칠일이라 그날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들이 열려
창7:12 사십 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졌더라
창7:20 물이 불어서 십오 규빗(1규빗은 대략 45-50 cm입니다.)이 오르매 산들이 덮인지라
창8:22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goldenbug 오정일에게 2010. 11. 10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고 해더라도….
물 은 궁창 아래(바다)와 위(하늘)에 있고, 해와 달은 궁창에 있으므로 하늘의 물보다 해와 달이 지구(땅)에 더 가까워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궁창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고, 우주 끝이라고 가정해도 아무런 논리적 하자가 없네요. 물에 의해 햇볕으로부터 지구가 보호됐다는 말은 웃겨지는군요.
또, 노아의 홍수 이전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하니 지구의 땅은 모두 사막이겠군요. 남아메리카에서는 바다 한류로부터 안개가 생겨 (뭐더라 이름이 생각나지 않네요.) 사막으로 흘러드는데, 그래서 해안 1~2km 거리까지만 생명이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노아의 홍수 이전 지구에서도 거의 모든 생물은 해안가를 따라 좁게 거주하면서 살았겠네요.

따라서 궁창의 물 이론으로 탄소연대측정을 부정하고 창조론을 주장하려면 우선 성경부터 뜯어고쳐야겠네요. 물론 오늘날의 성경도 중세시대부터 교황의 이름으로 꾸준히 뜯어고쳐진 결과지만 말이죠.

참고로 저도 기독교인입니다.

오정일 나에게 2010. 11. 10

물은 궁창 아래(바다)와 위(하늘)에 있고, 해와 달은 궁창에 있으므로 하늘의 물보다 해와 달이 지구(땅)에 더 가까워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궁창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고, 우주 끝이라고 가정해도 아무런 논리적 하자가 없네요. 물에 의해 햇볕으로부터 지구가 보호됐다는 말은 웃겨지는군요.
–> 이 글의 문맥을 살펴보니 궁창에서 하늘 위의 물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탄소연대 측정법의 유효성 여부를 정확히 알기 힘들다.. 이렇게 이해가 되는데, 그렇게 이해해도 될런지요?

또, 노아의 홍수 이전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하니 지구의 땅은 모두 사막이겠군요. 남아메리카에서는 바다 한류로부터 안개가 생겨 (뭐더라 이름이 생각나지 않네요.) 사막으로 흘러드는데, 그래서 해안 1~2km 거리까지만 생명이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노아의 홍수 이전 지구에서도 거의 모든 생물은 해안가를 따라 좁게 거주하면서 살았겠네요.
–> 땅이 사막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원인으로 인해 적절한 수분이 유지되고 있었는지는, 성경의 글로 판단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어찌 생각하시는지?

따라서 궁창의 물 이론으로 탄소연대측정을 부정하고 창조론을 주장하려면 우선 성경부터 뜯어고쳐야겠네요. 물론 오늘날의 성경도 중세시대부터 교황의 이름으로 꾸준히 뜯어고쳐진 결과지만 말이죠.
–> 구약 성경에서 교황이 뜯어 고친 구절들은 모두 드러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에 내용에 대해 불필요한 불신을 가지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뜬금 없는 문의 메일에 잘 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샬롬.

goldenbug 오정일에게 2010. 11. 10

이해력이 딸리시는 분 같군요.
글을 글대로 읽어주세요. 자기 맘대로 고쳐 읽지 마시고….
성경에 보면 다 나와있는데 왜 제게 물어봐놓고, 또 왜 제 말을 엉뚱하게 해석하는지??

애초에 이러려고 제게 메일 보냈던 거죠?

마지막에 욕이라도 퍼부워주려다가 그만뒀습니다.
사실 과학자가 종교론자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종교론자가 귀를 막고 있는 형국인 거죠… 저런 사람을 보면 뇌를 뜯어 어떻게 생겼는지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믿음을 기록한 성경은 좋은 말씀이긴 합니다만, 신의 언어(하나님 말씀)를 인간의 언어로 바꾸기 시작하면서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 오류는 중세를 거치면서 교황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뜯어고치면서 더 심각해졌습니다. 근데 그것을 그대로 믿다뇨… 그들은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인거죠..

ps. 창조과학회 로고를 살펴보죠.

한국창조과학회 로고
미국창조과학회 로고

그들의 단체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위처럼 로고가 있습니다. 성경 십계명의 두 번째 구절에 뭐라고 되어 있느냐 하면….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상이나 형상을 만들지 말라고 되어 있죠.

따라서 저들은 성경을 글자그대로 믿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성경을 하나도 믿지 않는 사이비론자라는 것입니다.2

과학자 고충을 이해하실 수 있겠습니까?

  1. 지구가 둥글다는 이론은 그리스시대 또는 그 이전부터 있어왔으며, 코페르니쿠스의 주장 이전의 중세 유럽에도 비공식적인 일반상식으로 널리 퍼져있었다.
  2. 그런 의미에서 성경을 뜯어고치고, 십자가를 숭상하는 교황도 사이비론자임에는 큰 변화가 없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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