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의 언어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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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내가 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입니다. 학급 뒤쪽에 학급문고들이 있었고, 수십 권의 과학책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어린 나는 그 책들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읽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읽어 습득한 지식들은 확실한 정보뿐 아니라 상당수가 가설 혹은 단순한 이론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확실치 않은 것들을 확실한 것인 양 기술한 것들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거죠.

시간이 지나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확실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표준이론도 언젠가 더 정확하다고 생각되는 이론이 생기면 한 순간 휴지조각처럼 버림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 나에게 과학에 대해서 물어보면 나의 대답은 거의 항상 추측형식으로 대답합니다. “운동량이 보존되는 것 맞아?” “거의 확실해!” 이런 식으로…

과학 분야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과학자들의 인터뷰에서는 “~ 믿습니다.” “~를 확신합니다.” “~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는 식으로 말을 많이 합니다. 이런 말투들은 그들의 지식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것이며, 일반인들의 어투와 크게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을 자신의 목숨처럼 여기지만, 그것들이 틀렸음이 확실히 밝혀졌을 때 자신의 목숨처럼 여겼던 자기 이론을 망설임 없이 포기할 줄 압니다. 그래서 어떠한 과학적 진실을 말할 때 틀릴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추측형태로 말하는 것이죠.

전에 내가 일하던 곳에서 상사는 질문할 때 추측형태로 답변하니까 무척 화를 많이 냈습니다. 하지만 과학을 제대로 공부했다면 추측형태의 답변은 당연한 것이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쪽으로는 생각이 짧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그 분이 수학을 가르치는 분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아들딸들이 어느 날부터 추측형의 말들을 자주 사용한다면…..
여러분들의 아들딸들이 과학적으로 소질이 있나 한 번 더 눈여겨 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요?^^

글 쓴 날 : 2005.02.08

2 comments on “과학자들의 언어습관”

  1. 누군가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기뻐하면 과학자고
    화를 내면 종교인이라던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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