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은 하지 않는 무당거미 (Nephila clav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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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거미과의 무당거미이다. 예전에는 갈거미과로 분류됐었으나, 2010 년 이후부터 따로 무당거미과라고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래 글에 적는대로 생태가 너무 달랐다.

사는 곳은 도시에서부터 숲에 이르기까지 온갖 곳에서 산다. 최근에는 더 많아지고 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되기도 한다.

암컷은 3~4 cm 정도까지 자라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거미다. (몸길이가 왕거미과의 산왕거미보다 더 길지만 몸무게는 적게 나갈 것이다. 사실 몸길이로만 따지자면 꼬마거미과의 꼬리거미가 더 길다.) 수컷은 암컷보다 매우 작아서 크기가 절반보다도 작다. 이렇게 작은 이유는 4 번째 탈피 이후에는 먹이를 먹지 않기 때문이다. 탈피를 한 번 하는 동안 한 번 먹거나 안 먹으니까 몸집이 비슷하거나 작아지거나 하는 것이다.

거미줄은 환경에 따라 적응하는 편이지만, 대체적로 수직둥근거미줄을 친다. 산왕거미 거미줄과 비교하자면, 크기는 비슷하지만 더 촘촘하고, 모양은 위아래로 긴 편이다. 색은 노랗다. 탄성이 적어서 큰 충격을 받으면 쉽게 끊어지지만, 크게 친 거미줄에는 때로는 참새가 잡히기도 한다. 산왕거미가 한 겹의 거미줄을 치는 것과는 다르게, 세 겹의 거미줄을 치는데, 한 겹은 사냥용, 다른 한 겹은 방어용, 또다른 한 겹은 피신용이다. (거미줄 형태는 종에 따라 많이 다르다.) 거미줄에는 먹고 남은 찌꺼기를 매달아 놓기도 한다.

무당거미 암컷과, 암컷을 찾아온 수컷
암컷의 다리 두 개가 없다.

수컷보다 암컷이 열 배 가까이 크다. 수컷은 보통은 암컷 거미줄에 몰래 올라가 있다가 암컷이 먹이를 먹는 동안 몰래 접근해서 짝짓기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암컷에게 잡아먹힌다.

그러나 사실은 좀 다르다. 암컷 거미줄에 올라가기 전에 수컷 고유의 신호로 거미줄을 살살 흔들어서 암컷의 허락을 먼저 받는다. 그 뒤에 거미줄에 올라가서 기회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 과정에서 수컷은 암컷 거미줄의 바퀴통(중심부)으로 가서 거미줄을 하나하나 잘라 자기가 통과할 정도로 큰 구멍을 만든다. 기회가 있을 때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이며, 암컷이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수컷은 아무때나 짝짓기를 시도한다.
그런데 이때 수컷이 암컷에게 계속 접근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암컷은 노랗고 고불고불한 거미줄을 뽑아서 둥글게 털공으로 만들어 매달아놓는다. 그러면 수컷은 정신없이 그 털공으로 달려가서 입으로 거미줄을 물어 한동안 음미한 다음, 지체할 것도 없이 암컷에게 달려가 짝짓기를 시도한다. 평소에 그렇게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암컷도 이에 응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생태를 보면,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다는 말은 옳지 않다. 실제로 많이 잡아먹히는 건 사실이지만, 의도적으로 잡아먹는 게 아니라 시력이 나빠서 눈앞에서 움직이는 건 무조건 먹고 보는 것 같다.

암컷은 가을에 알을 절벽 같은 곳에 낳고, 갈색 보푸라기 같은 거미줄을 그 위에 쳐둔다. 이 알은 봄에 깨어난다.

위협을 받으면 몸을 위아래로 마구 흔든다. 이건 다른 둥근 거미줄을 치는 종들과 비슷하다.

ps. 정확히 확인하지는 못했는데, 몸 생김새가 다른 두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위 사진처럼 홀쭉한 배를 갖는 개체와 아주 뚱뚱한 배를 갖는 개체가 있다. 이 두 종류는 주로 짝짓기하는 시기도 9 월과 10 월로 다른 것으로 보아 무당거미가 두 종류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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