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보면 거의 항상 나무를 기어오르는 작은 개미가 있다. 크기가 대략 3 mm 쯤 돼 보인다. 나무 위로 올라가서 잎 끝까지 샅샅이 뒤져서, 나무에 붙어사는 벌레들을 찾아 쫓아내거나 잡아 먹이로 삼는다. 또 화밀을 먹기도 한다. 개미집은 나무 뿌리 근처에 만든다. 뒤져보면 정확한 개미굴을 만드는 건 아니고, 나무 뿌리 부근에 쌓인 낙엽더미 속에 그냥 모여 산다. 그래서 낙엽을 깨끗이 치워버리면 이 녀석도 살 수 없다.
말하자면 나무와 공생에 가까운 삶을 사는 것이다.
아래 사진들은 접사링 84 mm 끼우고 찍은 사진을 잘라냈기 때문에 화질은 좋질 않다. ㅜㅜ


아래는 slrclub의 soulplay 님께서 동정해 주시며 전해주신 말씀이다.
마쓰무라꼬리치레개미(Crematogaster matsumurai) 같습니다.
꼬리치레개미류는 특이한 배자루마디 덕분에 복부를 위로 치켜들 수 있어 꼬리치레(꼬리+치켜들다)개미나 밑들이개미(밑+들다)로 불립니다.
마쓰무라꼬리치레개미와 검정꼬리치레개미(Crematogaster teranishii)는 흡사하지만 배자루마디, 뒷가슴가시, 숨구멍 위치 등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위 사진에서 뒷가슴가시가 날카롭다기 보단 뭉뚝한 돌기 모양에 가까운 것으로 미루어 마쓰무라꼬리치레개미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허나 가시가 가장 확실한 동정키인 건 맞지만, 완벽히 옆면을 찍지 않는 한 확인이 어렵습니다.
데이타베이스 사진들을 쭉 보다보니 검정꼬리치레개미보다 마쓰무라꼬리치레개미가 앞가슴판에서부터 허리까지의 경사도가 큽니다. 즉 가슴 앞부분이 허리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튀어나와 있죠… 핀이 가슴에 맞은 게 아니라 흐릿해서 가시만으로 동정하긴 어렵지만, 가슴 앞쪽이 꽤나 돌출된 것으로 보아 후자(C.matsumurai)에 가능성을 두고 싶네요.
참고로, ‘핀’은 초점을 말한다.
개미의 습성과 뒷가슴가시에 대해서 보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사진 한 장을 더한다.
일단 이 개미는 낙엽이 쌓인 곳에서도 살지만, 나무의 옹이가 썩어 생긴 구멍에도 몇 백 마리 정도가 모여서 산다. 옆면 사진은 아니지만, 뒷가슴가시가 선명하게 보이기에 이 사진을 선택해 봤다.

천적은 아닌데,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눈 감고 마구 셔터를 눌러대서, 이거 한 장 건졌다. ㅜㅜ



재미있는 건 털왕개미랑 만나도 서로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미쓰무라꼬리치레개미 두 집단을 관찰해 봤는데, 모두 그랬었다. 같이 사는 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