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풀어본 독특한(?) 시험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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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떠돌다가 ‘교수의 독특한 시험문제’라는 항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학교 다닐 때 시험을 수도 없이 보게 된다. 그래서 누구나 몇 번은 독특한 시험을 보게 된다. 나도 그중에 독특해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시험문제를 몇 개 적어보자.

참고로, 대학교 답안지는 A3 용지다. 이게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다. 예를 들어 수식계산을 한다면 그리 넓지도 않다. 글씨로 채우려면 엄청 고생해야 하지만…..

1. 한국어문

대학교 1 학년 1 학기 기말고사 시험문제가 이랬다.

새로 바뀐 맞춤법에 대해 답안지 한 장에 쓰시오.

우리 학번은 국립국어원이 만들어진 뒤 새로 제정된 통일맞춤법이 적용된 교과서로 처음 배운 학년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를 풀 때쯤에 한참 맞춤법에 대해 공부할 때여서, 머리 속에 수많은 바뀐 항목들을 담고 있었다. 결국 시험시간 한 시간동안 그걸 답안지에 빽빽하게 적어넣기 바빴다. 시험 보는 동안 손가락이 아팠고, 시험시간이 끝나갈 때쯤엔 손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볼펜이 미끌어져서 쓰기 힘들었다는 것만 기억한다.

아무튼 이 시험에서 A+를 받았다. 2 학기에는 좀 다른 방식으로 답안지를 내보려고 시도하다가 망했다. 좋은 학점을 받은 애들 말을 들어보니, 내가 1 학기 때에 공부했던 방법에 맞춰서 시험을 본 것이다. 이 시험이 너무 쉬워서 공부방법을 바꿔본 게 독으로 돌아온 것이다.

2. 어떤 교양

그냥 평범한 교양과목이었다. 언제 배운 과목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강의실이 있던 건물만 기억난다. 아무튼 문제는…

아무거나 원하는 것을 쓰시오.

뭘 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학점도 B 정도 나온 것 같다.

3. 대중매체의 이해

1 학년 1 학기였을 것이다. 동기들은 대부분 같은 과목으로 몰려가는데, 나는 혼자서 주로 타과 학생들만 듣는 교양과목을 선택했다. 그래서 수업을 듣는 게 조금 힘들었다. 아무튼, 중간고사 시험을 보기 전에 짧은 리포트가 출제됐다. 배운 것 중 일부에 대한 리포트를 써서 시험시간에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지금과는 다르게 그때는 글의 분량을 조절할 줄 모르던 때라서….. 아무튼 시험문제는……

리포트로 써온 것을 답안지 한 장에 옮기시오.

결국 망했다. ㅎㅎㅎㅎ

문제가 무엇이었냐 하면, 써온 리포트가 분량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앞면에 쓰고 뒷면으로 넘어가면서 분량을 계산해보니 도저히 남은 시험지 안에 남은 내용을 다 집어넣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글씨를 깨알같이 작게 바꾸었다. 그래서 시험시간이 끝나기 직전까지 써서 시험지를 가득 채우면서 겨우 끝냈다. (이미 다른 학생들은 시험지를 제출하고 다 나갔다.)

학점은 B+가 나왔다. ;;;; 이정도면 다행인가?
그래도 이 과목에서 배운 게 인생에 두고두고 도움이 됐다.

4. 지구과학

1 학년 2 학기 때 2 학년용 교양수업을 들었다. 당시에는 뭐든지 자신만만하던 때여서 이렇게 들었다. 수업내용은 지구과학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기후현상이었다. 그렇게 수업을 하고는, 기말고사에서 기후에 대한 대략 15 개 정도의 주제를 던져주고는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서 논하라.

는 문제가 나왔다. 문제 자체는 평범한데, 던져준 주제들이 일개 대학생이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걸 있는 그대로 나열식으로 쓰면 결과는 어차피 뻔했다. 나는 몇 분 동안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가장 덜 선택할만한 주제를 택해서 엉뚱해 보이는 소재와 붙여서 논리를 전개해 봤다. 그래서 딱 4 줄….. 써서 일찍 내고 나왔다.

다행히(?) 학점은 A-가 나왔는데, 사실 이 과목을 들은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ps. 그런데, 내가 당시에 다소 엉뚱하게 쓰기 위해 노력한 이때의 답안지가 지금은 주류이론이 되었다.

5. 체육

고등학교 1 학년 체육시험에서 나온 주관식 문제다.

선생님 이름을 한문으로 쓰시오.

분명히 첫 수업시간에 알려주신 게 확실하지만, 그걸 누가 기억하겠는가? 한글로 써도 기억할까 말까 한데….

6.

기억나는 게 있으면 추가해 보겠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몇 개 더 있었는데, 쓰는 동안 잊어먹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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