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각인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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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 –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반드시…..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심장박동이나 신경신호가 정상적인 사람이란 심장박동이나 신경신호가 규칙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불규칙한 상황에서 정상의 범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변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다른 방면으로 생각을 고려해 본다면 사람이 모든 것을 인지하고 처리함에 있어서 모든 것을 동일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어떤 특정한 것을 더 강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지능적인 언급은 『이머전스』에서 언급되고 있다.
각인 과정은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뭐 이 글에서 각인에 대해서 논하자는 것은 아니고, 내게 각인된 것들을 몇 가지 이야기하고 싶다.


비가 오는 장면 = 영화 《클래식》
나는 어렸을 때부터 비만 오면 침수되는 곳에 살았다. 우리집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그런 곳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없었고, 때로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피난을 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비는 나에게는 우울한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동기를 항상 유발하곤 했다. 물론 이 각인은 아직까지도 매우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영화 《클래식》에서의 비오는 날 손예진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많은 사람들은 비를 꼭 우울하게 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옛날보다 우울한 동기의 각인이 약해진 계기가 된 것 같다.

날개달린 인간 = 뮤비《On your mark》
어렸을 때, 그러니까 초등학교(국민학교)를 다닐 때에는 누구나 날개가 있어서 새처럼 날아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는 아닌가?) 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왜 사람은 날 수 없는가를 심각하게 과학적 사색을 한 적이 있다.
날개달린 사람의 모습은 괴물같이 생겼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사나 돌연변이나 괴물들은 별로 이상하게 생기지 않았다. 《On your mark》가 나에게 각인된 것은 나의 사색이 맞음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애니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처럼 비리비리한 애가 날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티라노사우르스 =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
티라노사우르스의 각인은 많은 사람들이 공룡을 좋아하도록 만들지 않았을까? 하지만 각인의 내용은 파괴자, 사냥꾼, 폭군, 위협자 등 강력한 힘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달랐다. 이 영화에서 티라노사우르스는 애완동물, 특히 강아지처럼 뼈다귀를 던지면 물어오는 귀여운 인상을 보여줌으로서 영화관을 완전 웃음바다로 만든다. 아마 티라노사우르스를 《쥬라기공원》에서 본 분이라면 이 영화를 본 후 각인이 바뀌지 않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하철 통풍구 = 영화 《7년만의 외출》의 마릴린 먼노
뭐 《7년만의 외출》이란 영화에 특별한 인연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다. 단지 나에게 지하철이란 것을 알게 해준 TV에서 지하철에 대해서 나올 때마다 마릴린 먼노의 지하철 통풍구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나에게 각인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늘의 구름(적란운) = 만화영화《천공의 성 라퓨타》
내가 처음 봤던 재패니메이션이 《천공의 성 라퓨타》이었다. 원래 미야자끼 하야오의 작품은 처음 보는 작품을 가장 재미있게 느낀다고들 한다. 나에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화질이 엉망이어서 흑백으로 나오는 TV에 비디오로 돌려보면서 일본어로 나오는 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자막을 프린트한 종이를 들고 보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이 재패니메이션을 본 뒤에 소나기구름이나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적란운을 볼 때마다 라퓨타가 그 속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백혈병 = 영화 《러브스토리》
이 각인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 것이다. 뭐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최근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은 《가을동화》정도를 기억하려나???

단막극 = 베스트극장 《곰스크로 가는 기차》
단막극이야 이전부터 가끔 볼 기회가 있었지만, 단막극에 빠져서 지금처럼 감상문 적을 경우도 있을정도가 된 것은 이 작품에서부터 출발했다. 재미도 재미이지만, 인생을 이야기하는 철학적인 내용 등등이 다음부터 단막극을 찾아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단막극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으로 꼽을 수는 없지만…. 아무튼 개시였던 작품이다.

최강희 = 베스트극장 《마을버스》
최강희라는 배우는 지금은 중견배우로 활동하지만, 초창기엔 어린 아역배우로 활동하곤 했다. (기억에 잘 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성인배우로 바뀔 무렵에 MBC 베스트극장에 출연한 작품이 《마을버스》이다. 이 작품을 보는 것은 현재로서눈 매우 어렵지만, 만약 본다면 통통하고 귀여운 스무살 쯤의 최강희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다.
《단팥빵》이나 《달콤 살벌한 연인》같은 영화에도 최강희가 출연했지만, 《마을버스》의 각인을 밀어내지는 못했다.

김하늘 = 대출광고
각인의 최고의 문제점은 선전 또는 CF나 기업마케팅 같은 것에서 나타난다.
김하늘의 경우 유명 배우이긴 했지만 이전에 뚜렷하게 우리 기억에 남을만한 작품은 없었다. 드라마, cf, 영화 등등 모든 것을 포함해서….. 그러다가 갑자기 각인된 것이 대출광고다. 대출광고는 뭐라 따로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김하늘이 차후에 어떤 작품에 나오더라도 사람들은 대출광고라는 각인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네이버의 연두색 컨셉이라던지 이랜드의 근로자 문제, 매스미디어의 뉴스 등에서 나타나는 각인들은 이들 업체들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 이미지가 각인될 경우를 대비해서 많은 업체들은 여러가지 상표와 이름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이랜드만 해도 완전히 다른 상표 또는 이름을 20개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안 좋은 일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서 나눠놓은 것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반면 최민식의 경우에는 대출광고에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드보이》로 각인되어 있다. 올드보이에서의 그의 연기가 너무 강렬해서였을까? 아직까지 《올드보이》의 각인이 풀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 =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 또는 《8월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날이다. 지금도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하고 명절처럼 지내는 것에 대해서 별로 탐탁찮게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가지 각인이 크리스마스에 작용한다. 그중 두 가지는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 또는 《8월의 크리스마스》이다. 나머지 하나는 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 글에서는 생략하기로 하자.

지하철 = 노래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내가 동물원을 좋아하게 만들어 결론적으로 총 9개의 앨범을 사게끔 만든 노래다. 당시에도 서정적인 노래를 좋아하던 나였는데 이 노래 이후에는 더욱더 서정적인 노래들을 좋아하게 됐다.
사실 아마추어 가수들이고, 라이브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동물원 멤버들이고 보면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노력이 들어가고 있는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이제는 이런 가수나 그룹이 절대 나올 수 없는 시스템이 되었다. 그것이 아쉽다.

볼링핀 = 여성그룹 “소녀시대”
가장 최근 각인된 것은 여성그룹인 “소녀시대”에 대한 것이다.
9명의 소녀들(?:모두 10대?)이 나와서 삼각형 모양으로 서서 안무를 한다. 볼링도 종교개혁의 선구자인 루터가 처음 만들었을 때는 9핀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미국 일반대중에게로 전파되었을 때 도박이 성행하여 법으로 금지하자 사람들이 핀 하나를 추가하여 현재의 볼링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처음 “소녀시대”를 봤을 때에는 9구 포켓당구를 연상했었지만 이 연상은 볼링핀으로 바뀌어 각인되었다. 물론 이 각인은 그리 강한 각인은 아닌 것 같다. ^^;;;

각인??? 글쎄….
각인도 도움이 되는 각인과 도움이 안되는 각인이 있으려나????

ps.
나의 경우에 각인의 대상이 거의가 다 대중매체를 통한 것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할 것같다. 그래서 문화산업에 신경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2 comments on “내게 각인된 것들…..”

  1. 차기&아스카의 on your mark…

    인장님과 함께 각인된 뮤비군요…ㅎ

    각인이라는 것…

    저도 한 번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어 봐야겠습니다…어떤 것들이 나올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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