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서울 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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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있습니다. 교육감은 각 지자체에서 교육관련 정책을 세우고, 교육기관[footnote]대학교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율성이 있기 때문에 교육감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footnote]과 교육공무원들을 관리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는 직책으로서 ‘교육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대통령은 현재를 맡는다면 교육감은 미래를 맡는 것이죠.

교육감 선거가 시민 직선제로 바뀐 뒤 부산, 충남에 이어서 세번째로 치뤄지는 것 같습니다. 부산과 충남의 교육감 선거는 주민들에게 홍보가 제대로 되지 못했기 때문에 투표율이 10%대로 아주 저조하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서울시 교육감 선거도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후보들이 악전고투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는 총 9명의 예비후보들이 선거에 출마하려고 준비중입니다. 각각 선거전략을 만들기도 했고, 후보등록 등등을 각각 했습니다.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후보들은 홈페이지까지 만들면서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선거운동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신인들이 자신들을 알리기에 힘겨울 정도로 짧은 선거운동 기간을 갖고 있는데, 교육감 선거는 선거운동기간이 총선이나 대선보다 훨씬 짧고, 모든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선거운동 자체가 힘든 실정입니다.
거기다가 교육감을 투표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유권자들이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각 포털 검색창에 ‘교육감’으로 검색했을 때의 검색 결과에 대한 것입니다.
우선 네이버를 보시죠. ^^


네이버는 총 5명의 교육감의 홈페이지를 검색결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여주는 사람들이 좀 이상하지 않나요? 5명 중에 2명만 서울시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입니다. 3명은 타 지역의 예비후보이거나 교육감입니다.(현재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교육감 선거를 치루는 곳은 없습니다.) 물론 가장 위에 나와 있는 공정택 후보의 경우도 현재 서울시 교육감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동시에 가장 유력한 3인의 예비후보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3명의 유력후보에는 이명박 정권의 교육정책을 대변하는 공정택 후보 외에 중도적인 입장의 이인규, 급진적 성향의 교수와 전교조의 지원을 받는 주경복 후보가 있습니다.)
네이버에는 총 16명의 인물의 홈페이지가 교육감에 등록되어 있는데, 검색 첫 화면에 노출되지 않은 홈페이지는 모두 교육감 예비후보의 홈페이지입니다.

제가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검색화면 첫 페이지만 즐겨 보는 사람들의 습성상 첫 화면에 노출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로 민감한 선거철에 이런 것을 충분히 반영해서 검색결과를 기계적인 배열보다는 몇몇 홈페이지를 뒤로 빼서 안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네이버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 봤습니다. 두 번이나 연결을 바꾼 끝에 당담자와 통화할 수 있었는데, 제가 지적하는 것을 인지하기는 하였고, 건의하기는 하겠지만 반영될지는 알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다른 검색엔진들은 어떨까요?
그래서 한 번 찾아봤습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사이트는 다음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음에는 ‘교육감’ 첫 검색화면에 4명의 홈페이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 등록된 것이 없어서일까요? 그래서 more를 펼쳤더니 네이버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수의 홈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첫 검색화면에 노출된 홈페이지는 이번 선거와 관련되지 않은 분들의 홈페이지이고, 선거와 관련된 후보들의 홈페이지는 뒤로 빠져있습니다. 공정성을 위해서 기계적인 편집이 아니라 선거철을 위해서 특별한 조취를 취한 것이 눈에 띕니다.

그 이외의 포털을 살펴봐도 비슷했습니다.

파란은 두 홈페이지만 나오는데, 이게 다인 걸 어쩌겠습니까? ^^;

어떻습니까? 다른 포털의 경우 네이버보다 공정해 보이지 않나요?

아무튼 네이버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검색결과를 보이지 않길 바랍니다.

14 comments on “네이버와 서울 교육감 선거”

  1. 네이버를 까고 싶어서 까는게 아니라..
    깔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때문에 까는것 같습니다.

  2. 작은인장님, 제가 잘 몰라서 질문 드리는데요.. 혹시 교육감 선거,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지금 하면, 불법이 될까요? … 작은인장님은 아실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질문드려 봅니다.

    1. 약간 애매한 것이…
      인터넷에서 대놓고 지지후보 공개해도 상관없는데, 그걸 프린트해서 갖고 다니면 불법이랍니다. -_-;

  3. 교육감선거는 정말로 이번에도 안습이라는..
    7월 30일이 일단 평일인데다가(수요일이죠) 쉬는 날도 아니고.
    선거때문에 지각해도 회사에서 봐줄거같지도 않고 말이죠. -.-;

    1. 거소 투표라는 게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부재자 투표와 비슷한 건데, 어떤 사정으로든 당일날 투표장에 갈 수 없다면 누구나 다 우편으로 투표를 할 수 있는 제도라고 합니다.

      투표지 양식을 중앙선관위에서 다운받고 기표 후에는 우체국에 가서(?) 등기로 보낸다고 합니다.(무료)

      더 자세한 건 이미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으니 검색해보시길 권합니다.

  4. 이 글 맨 앞의 스크린샷을 본 즉시 구글, 다움, 엠파스, 네이버 네 곳에서 차례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결과는 역시나.
    (본문을 읽기 전에 내가 먼저 검색을 해보고 결과를 비교해야 공정할 거 같아서, 미리 돌고 왔습니다.)
    네이버만 유독 편향성이 드러나더군요.

    네이버가 핵심 고객층으로 겨냥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 우리같은 사람들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부류(모 신문사의 충성도 높은 고객층처럼)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우리 눈에는 하나같이 얄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데도 손님이 떨어지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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