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고요의 바다]에 대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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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SF 드라마 [고요의 바다]The Silent Sea

솔직히 첫발은 늘 어렵다. 50 년 전부터 우주 SF영화를 만들어온 미국이 만든 우주SF도 아직 어설프기 그지없다. 따라서 [고요의 바다]는 처음부터 여유를 두고 평가하리라 생각했었다. 이 글은 그걸 고려하고 읽어주길 바란다.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볼 때, 2 회까지는 지루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고…. 영화 [부산행] 때처럼 작가 욕할 뻔했다. 그래도 3 회 시작하자마자 재미있어져서 끝까지 이어서 볼 수 있었다. 인정이다. 이후에는 끝날 때까지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시나리오의 성공으로 보였다. 다만, 3 회까지 가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포기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이 왜 없어진다던지 하는 배경에 대해서 설명이 전혀 없는 것도 문제다. 그냥 뜬금 없이 이런 세계관이니까 받아들여라 하는 수준인데, 원래 영화나 드라마가 처음 시작할 때는 당연히 그렇게 하는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너무했다. 지루해도 너무나 지루했고, 설득력도 전혀 없었다. [반도]에서 강동원이 인천항으로 들어올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처럼 배두나가 탐사에 참여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었다. (솔직히 이건 설득력이 있는데 내가 이해를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후에 재미있게 잘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회는 다시 이해가 안 됐다. 아.. 이거 끝이 왜 이렇게 끝나는 건지, 마지막회만 여러 번 반복해서 보고 있는데도 잘 모르겠다. 이것에 대한 해설을 제작진이 따로 설명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메인 소재인 물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건 제작진도 설명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튼 보기에도 똑같고, 분자량도 비슷한… 그러나 자가증식하는 물질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여기에서 가장 큰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각 이벤트가 잘 섞이지 않고, 다른 작품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수로 물 저장고가 터져 물이 뿜어져 나왔을 때, 흙 속으로 스며드는 물을 향해 달려드는 대중을 군인들이 막는다. 그렇다고 그 물을 회수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마르길 기다리는…. 이건 그냥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의 명장면을 안 떠올릴 수가 없다. 이렇게 개연성도 없고, 스토리와 연결되지도 않는 장면이 아주 많이 나왔다.

그리고 인물 묘사가 정말 안 좋았다. 그러니까 가뜩이나 부족한 개연성이 더 부족해 보였다.


과학적인 실수도 여럿이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메모를 했었는데, 너무 많아서 그냥 포기하고서 생각나는 것만 적어본다.

추락한 우주선 뒤로 먼지가 일고 있다.
발을 딛자 먼지가 일고 있다. 이 역시 공기가 있을 때나 가능하다.

달에서 먼지가 심하게 일고 있다. 그런데 먼지가 저렇게 날아다니는 건 대기가 있을 때에나 가능하다. 유체의 저항 때문에 작은 것이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달에서는 물체가 크든 작든 날아올랐다가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아야 한다.

엘리페이터가 떨어지는 장면도 문제로 보였다. 떨어질 때 훨씬 느리게 떨어져야 하는데, 뭐 지구랑 비슷해 보인다. 그리고 이 장면에는 그것 말고도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이렇게 만드는 것이 루나인데, 말도, 글도 시스템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저런 걸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죽은지 5 년이나 지난 시체들이 마르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있었던 것도 역시나 문제였다. 5 년 전에 죽은 시체나 방금 죽은 시체나 별로 달라보이지 않았다. 또 물을 뿜고 있는 환자를 그냥 뉘어놓는다는 것도 문제다. 물에서 건진 사람은 옆으로 눞힌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 아닌가?

물이 병원체처럼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안 뒤에도 대처가 너무 미흡했다. 더군다나 지금 코로나19가 휩쓸어 전부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상황에서, 달기지까지 간 엘리트들이 저런다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이처럼 이야기 전개는 성공했지만, SF에 필요한 이야기의 정합성은 별로였다.

너무 아쉽다. 아무튼, 그래도 외국의 다른 드라마보다는 훨씬 낫다!

적확한 사회비평은 이 작품에서도 빛나는 점이다!

그래서 내 별점은….. 3.3 점 주겠다!

★★★☆

(참고로 지옥이 3.6이었다.)

뭐 그래도 공개 첫날 세계 순위는 7 위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에 4 위, 3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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