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재난영화 [더 웨이브] & [더 퀘이크]

제목 그대로 해일과 지진에 관한 영화다. 커뮤니티에서 이 두 영화를 추천하는 분이 계시기에 한번 챙겨봤다.

노르웨이는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빙하침식지형을 가진 나라로서, 피요르드로 이뤄진 자연경관은 (오로라와 함께)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그 자연경관이 때때로 재난을 일으켜서 문제다.

[더 웨이브]The wave, Bølgen 2015

주인공은 지질학자로, 거의 수직인 암벽으로 이뤄진 피요르드에서 언제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산사태와, 그 산사태가 일으킬 해일을 미리 예보하기 위한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영화가 시작할 때, 주인공은 석유탐사회사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고, 연구기관에서의 마지막 근무일을 보내며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했다.

하지만 이상징후가 주인공의 발길을 자꾸 붙잡는다. 결국 작별인사까지 건넨 전직장동료들을 귀찮게 굴면서 산사태 시간을 맞추게 된다. 문제는 산사태가 불러오는 해일에 수많은 사람들이 위기에 빠지고, 그 한가운데 주인공이 있었다. 이 재난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

[더 퀘이크]The quake, Skjelvet 2018

어찌저찌 해서 해일 속에서도 가족을 지킨 주인공. 그러나 그 트라우마가 강하게 남아서 1 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은 모두 도시로 이사해서 살고 있지만, 주인공 혼자서 피요르드의 꼭대기에서 혼자 살고 있다. 그러다가 힘겹게 가족과 함께 살려고 겨우 도시로 이사갔다.

주인공의 동료학자이자 친구가 터널에서 뭔가를 하다가 죽는다. 주인공은 친구의 집에 찾아가서 친구가 평생동안 모았다는 연구결과를 보고, 무슨 일이 생길 것인지 곧 깨닫게 된다.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 그때부터 주인공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노력이 무색하게 가족들 모두가 지진의 재앙 속에 위기에 닥친다. 이 재난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


[더 웨이브]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 [더 퀘이크]가 만들어졌다.

두 영화 모두 기본구조는 똑같다. 등장인물의 행동도 거의 비슷하다. 뭐 같은 가족이 비슷한 재난에 처했기 때문에 비슷하게 대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답답하다거나, 딸의 너무나 이기적인 행동이나 그런 면이 관객을 참 힘들게 만든다. 작년2020 년에 봤던 영화 [딥 워터]도 보면서 참 답답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들도 그런 것 보니 북유럽 특유의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 [더 퀘이크]에서는 친구 딸의 활약이 좀 의아하다. 주인공 가족과는 별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 건데, 구해주려고 목숨을 건다. 주인공도 부탁하고 요청하고 요구하고를 반복하게 되는데, 아주 가까운 사이더라도 하나도 부탁하기 힘든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북유럽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여행하다가 북유럽 사람을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만나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생김새와 행동이 유별나다. 그래서 그들을 기준으로 만든 영화를 내가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이상하리만치 주어진 수치에 맞춰서 재난이 일어난다. [더 웨이브]에서는 해일이 높이가 80 m로 예상된다거나 10 분만에 덮칠 것이라거나 하는 정보를 미리 주고, 그에 딱 맞춰서 해일이 온다. ^^; 반면 [더 퀘이크]는 그런 정보를 미리 주는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죽어가는 쥐 동영상을 본 주인공이 당장 지진이 일어날 거라며 식구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하고, 그에 딱 맞춰서 대지진이 도시를 쓸어버린다. 재난영화는 이렇게 만들면 안 될 텐데…

두 작품 모두 완성도 측면에서 뛰어난 편이다. 필요 없는 군더더기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사건의 나열도 정합성이 잘 맞는다.

[더 웨이브]는 해일 장면이 좀 어색하고, 과학적으로 맞지 않지만, 영화의 하일라이트로서 돋보이게 만들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된다. 전체적으로 [해운대]와 거의 같은 소재를 거의 같은 과정으로 진행시켜서 리메이크를 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비슷했다. 어느정도냐 하면, [해운대]에서 해일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항에 손을 넣어 물결(솔리톤)을 만들어 보여주는 과한 친절을 보여 욕을 많이 먹은 것처럼, [더 웨이브]에서는 파일 바인더를 쌓아놓고서 중간의 하나를 빼어 무너지게 하면서 과한 친절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그러나 [해운대]에서 엉망이라고 평가했던 점들이 거의 모두 제거된 버전 같다. 야구장에서 술에 취해 선수에게 꼬장부리는 장면이라던가, 광안리대교에 걸쳐진 선박에서 벙커C유가 새어 라이터불에 폭발한다던가 하는 장면들 말이다.

[더 퀘이크]는 전체적으로 재난의 규모가 커졌고, 특수효과가 멋져저서 볼거리가 풍성하다. 막판에 무너져가는 건물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장면(지진이 진도 10.0 정도는 되는 줄 알았다.^^;)만 뺀다면 전반적으로 전편 [더 웨이브]보다 훨씬 낫다…..

둘 모두 노르웨이의 멋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더 웨이브]의 피요르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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