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기>를 참고할때, [A]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구는 무한히 작은 부피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부피 요소들이 빈틈없이 한 겹으로 배열되어 구 껍질을 이루고, 그런 구 껍질들이 구의 중심 O 주위에 반지름을 달리하며 양파처럼 겹겹이 싸여 구를 이룬다. 이때 부피요소는 그것의 부피와 밀도를 곱한 값을 질량으로 갖는 질점으로 볼 수 있다.
-> 구는 무한히 작은 부피 요소의 합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부피 요소를 빈틈없이 한 겹으로 배열하여 구 껍질[구각]을 이루고, 그런 구 껍질[구각]이 반지름을 달리하며 양파 껍질처럼 점 O 주위에 겹겹이 싸여있는 것이 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때 부피 요소는 부피 요소의 부피와 밀도를 곱한 값인 질량을 갖는 질점으로 볼수 있다.
-> 양파가 반지름을 달리하는 껍질이 중심을 겹겹히 싸고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처럼, 구도 중심점 O 주위를 구 껍질[구각]이 겹겹이 싸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양파 껍질이 작은 부피의 양파조각의 모임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처럼, 구 껍질[구각]도 매우 작은 부피의 조각이 빈틈 없이 한 겹으로 배열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때 매우 작은 부피의 조각을 부피 요소라고 부른다. 이때 부피 요소는 부피와 밀도를 갖고 있으며, 이 둘을 곱한 값인 질량을 갖는 질점으로 볼 수 있다.
문제의 글은 구성이 A→B→C→A’ 형태입니다. 이걸 C→B→A→A’로 바꾸면 이해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글 구성 뿐만 아니라, 내용 자체도 이것이 이해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1) 같은 밀도의 부피 요소들이 하나의 구 껍질을 구성하면, 이 부피 요소들이 구 외부의 질점 P를 당기는 만유인력들의 총합은, 그 구 껍질과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그 구 껍질의 중심 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 (1) 하나의 구 껍질을 구성하는 모든 부피 요소가 밀도가 같다면, 이 부피 요소들이 구 외부의 질점 P를 당기는 만유인력의 총합은 그 구 껍질과 같은 질량을 갖는 질점이 그 구 껍질의 중심 O에서 질점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문제 자체가 영어를 번역한 게 확연히 티가 납니다. -_- 그리고 ‘질점 P’가 왜 갑자기 ‘P’가 된 걸까요? -_-
(2) (1)에서의 구 껍질들이 구를 구성할 때, 그 동심의 구 껍질들이 P를 당기는 만유인력들의 총합은, 그 구와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그 구의 중심 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 (2) 한 점 O를 중심으로 하여, 크기가 다른 (1)의 동심의 구 껍질이 모여 하나의 구를 이룰 때, 각각의 구 껍질이 질점 P를 당기는 만유인력의 총합은 구 전체와 같은 질량을 갖는 질점이 구의 중심 O에서 구 외부의 질점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1), (2)에 의하면, 밀도가 균질하거나 구 대칭인 구를 구성하는 부피요소들이 P를 당기는 만유인력들의 총합은, 그 구와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그 구의 중심 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 (1), (2)에 의하면, 밀도가 균질하거나 구 대칭인 구를 구성하는 부피요소들이 질점 P를 당기는 만유인력의 총합은, 그 구와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그 구의 중심 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사실상 위 두 문장은 같은 말 반복입니다. 아마도 영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겠죠. 영어와 한국어는 단어의 등장순서가 완전히 뒤바뀌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보통은 그래서 뒷 문장에서 공통요소를 확 빼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① 밀도가 균일한 하나의 행성을 구성하는 동심의 구 껍질들이 같은 두께일 때, 하나의 구 껍질이 태양을 당기는 만유인력은 그 구 껍질의 반지름이 클수록 커지겠군.
→ 여기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두께가 무한히 얇은) 구 껍질의 무게는 구 껍질의 표면적의 넓이와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이걸 몰랐다 하더라도, 차원에 대한 개념이나 기하학적 특성을 생각한다면 결과는 당연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보기에서 말하는 만유인력은 구 껍질의 반지름에 제곱에 비례해서 커집니다.
② 태양의 중심에 있는 질량이 m인 질점이 지구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은, 지구의 중심에 있는 질량이 m인 질점이 태양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크기가 같겠군.
→ 만유인력의 공식을 보면 당기는 쪽, 당겨지는 쪽의 질량 모두에게 비례해서 나타납니다. 따라서 두 경우의 만유인력은 각각 m*지구 질량, m*태양 질량이 됩니다. 지구 질량과 태양 질량이 다르니까 이 두 힘이 같아지지는 않겠죠.
③ 질량이 M인 지구와 질량이 m인 달은, 둘의 중심 사이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으면서 질량이 M, m인 두 질점 사이의 만유인력과 동일한 크기의 힘으로 서로 당기겠군.
→ ….
④ 태양을 구성하는 하나의 부피 요소와 지구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은, 지구를 구성하는 모든 부피 요소들과 태양의 그 부피 요소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들을 모두 더하면 구해지겠군.
→ 그렇겠죠? 역으로 접근하다면, 작용과 반작용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⑤ 반지름이 R, 질량이 M인 지구와 지구 표면에서 높이 h에 중심이 있는 질량이 m인 구슬 사이의 만유인력은, R+h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으면서 질량이 M, m인 두 질점 사이의 만유인력과 크기가 같겠군.
→….
보기 3과 5는 위 설명에서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따로 설명드릴 게 없습니다.
– RenzoPiano 님의 글 http://www.ddanzi.com/free/538148633 을 퍼와서 고쳐봅니다.
ps.
십 년도 더 전에, 과학을 전문으로 하는 편집자로 출판사에 취직하려고 했습니다. 출판사들이 모여 만든, 신촌에 있는 교육기관 sbi에서 수업을 듣고, 수료식에서 상까지 받았지만 결국 편집자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면접 봤던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비슷한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말은 배우기 힘들므로, 편집자는 우리말을 잘 알아야 한다.
글 내용에 나오는 각각의 전공지식은 1 년 동안 공부하면 된다.
솔직히 당시에는 과학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우리말은 잘 모르던 때여서, 이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출판사에 취직했다면 바로 시작됐겠지만…) 3 년쯤 뒤부터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막 우리말에 대해 공부하시 시작했을 때 내가 발견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우리말을 가장 잘 알아야 할 중고등학교 선생들은 물론이고….
우리말은 배우기 힘들다던 책 만드는 사람조차도 사실은 우리말 실력이 개판이다.
내가 만족할만한 책을 만드는 출판사는 사실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전공서적 수준이 바로 이 문제의 지문처럼 개판 5 분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말은 전혀 모르는 이과 전공자가 쓴 글을, 전공지식 하나도 없는 편집자가 제대로 교정할 수 있을 리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두 가지 선택만 남습니다.
- 글쓰기는 개판이지만 정확한 뜻을 갖는 원문을 그대로 출판할 것인가?
- 내용은 개판이 되겠지만, 그래도 부드럽게 읽어지는 글로 다듬을 것인가?
대부분의 경우, 전공서적은 1 번으로, 교양서적은 2 번으로 해서 출판합니다. 우리사회에 출판되는 책 중에 제대로 된 책이 별로 없는 이유를 아시겠죠? 물론 이 문제는 번역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번역자들에게 부탁하는데….
외국어 좀 한다고 아무거나 잡고 번역하지 마세요. 자꾸 그러니까 독자가 나무에게 미안해지잖아요!
이 31 번은 우리나라 전공도서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그에 맞춰서 수험자의 독해력을 적절하게 측정하도록 해줍니다. 그런 측면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적절한, 좋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