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가장 극심했던 몇만 년 전 빙하기 시대에 빙하의 영향권 안에 있던 지역 중 열 곳에만 인류가 살아남았다고 한다.
바이칼 호수는 지하로부터 올라오는 온천이 있어서 수백만 년동안 완전히 언 적이 없었으며, 빙하기에도 초지가 형성될 정도였다. 우리나라의 선조는
그곳에서 빙하기동안 살아남은 매우 생존력이 강한 집단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빙하기가 완전히 풀리기 이전에 바이칼 호수 부근에서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이주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흩어지기 시작한 선조들은 일부는 베링해협을 건너 아메리카로 이주해 아이누족과 인디언들이 되어 훗날
마야문명과 잉카문명을 건설하였으며, 다른 한 갈래는 한반도와 일본열도로 들어와 석기 문화를 꽃피웠다. (빙하기에는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
반면 섬을 따라 이주하던 해양세력이 일본에 정착할 즈음에 일부 갈래가 한반도의 백제 지역에 정착하게 된다. 이들은 중동지역에서부터 인도,
인도차이나의 해안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수많은 섬을 하나하나 점령하면서 세력을 넓히던 사람들이었다.
한편 남과 북에서 이주해온 사람들과 다르게 구석기인들이 이미 한반도에 살고 있었지만, 이들은 현생 인류는 아니었고, 베이징원인같은
유인원의 한 갈래였다고 생각된다. 그들과 이주해 온 현생인류의 이종교배로 후손을 만들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참고로 유럽에서는 크로마뇽인이
현생인류 속에 유전적으로 살아있는 것이 아니냐는 학설도 있다. 참고삼아 알아두면 좋겠다.
이렇게 각기 남과 북에서 이주해와 한반도에 자리잡은 우리 선조들은 인구의 이동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유전적인 혼합이 별로 없었다.
백제 지역과 그 이외의 지역 사람들의 혼합이 매우 적었던 이유이다. 아마도 삼국시대 때까지는 백제가 남쪽 해상세력과 계속 교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왜는 신라와 고구려를 배척하면서도 백제와는 친하게 지냈다. 불과 몇 년 전에 일본 천왕이 백제계의 후손임을 밝혀 논란이 일었던 일을
상기해보자. 이렇게 왜가 백제와 친하게 지냈던 것은 삼국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왜와 백제는 한 민족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왜와 백제의 교류를 추측할 수 있는 증거는 많다. 예를 들어 옛 백제지역에는 1000명에 3명꼴로 Sis-AB형이라는 유전자가 존재한다.
Sis-AB형이란 한 유전자에 A와 B 형질을 모두 갖고 있는 혈액형을 말한다. A의 성질이 약해서 혈액형 검사 시에 B형으로 잘못 검사되기
쉽다고 한다. (어렸을 때 측정한 혈액형과 성인이 된 뒤에 검사한 혈액형이 달랐던 분들은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기 바란다.) 이 유전자는
세계적으로 전라도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혈액형인데, 일본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과거 백제사람이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닐까?
이렇게 두 세력의 접촉점임에도 불구하고 옛 백제 지역과 그 이외의 지역의 유전적인 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단일민족이라고 믿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미토콘드리아 DNA와 Y염색체의 돌연변이 변화를 검사한 결과 전라도와 그 이외의 지역 사람들의 조상이 틀리다는
결론을 얻게 된 것도 조상들의 이주역사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제주도민들을 검사하면 유전적으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또 다른 관점으로 살펴보자.
유전병의 발병을 살펴보면 중국 한민족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의 발병율에 비해 우리나라의 유전병 발병율의 비율이 절반밖에 안 된다고 한다.
유전병이 주로 근친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니 특별히 더 설명하지는 않겠다. 중요한 점은 단일민족은 외부의 유전자 유입이 없이
오랜 시간 순수성을 유지해왔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민족 구성원 전체가 서로 비슷한 유전자를 갖게 되어 유전병 발병율은 극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전자의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의 유전자가 다양해서 유전병 발병율이 낮은 이유가 분명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위치는 지정학적으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그래서 항상 해양세력인 일본과 대륙 여러 나라의 침략에 시달려
왔다. 그러한 침략이 있을 때마다 다른 민족의 DNA가 끊임없이 공급되어 왔을 것이다. 유전병 발병율은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들과 한민족의
중간쯤에 우리나라가 위치한다. 이를 보면 유전자의 유입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우리는 유전적인 이질성을 갖고 있는 한민족이지만, 거의 혼합이 없다가 최근 지역간 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서 사람들이 많이
섞이고 있다. 예전에는 금기시되던 경상도-전라도 사이의 결혼도 이제는 빈번히 성사된다. 그래서 일종의 혼혈아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footnote]혼혈아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footnote] 그러나
유전적 혼혈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수천 년간 같이 살아오면서 같은 문화를 공유했기 때문에 어떠한 충격도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익숙하고 비슷한
외모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정서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민족은 유전적인 면을 중요시 할 것이냐 정신적인 면을 중요시 할 것이냐에 따라서 단일민족이라고 말할 수도,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우리 민족은 소량이긴 하지만 계속 유입된 한반도 외부의 유전자를 그리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서 우리 민족 안으로 포용해왔다. 이로 보아
우리가 유전적인 측면보다는 정서적인 측면에서 단일민족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한민족이 단일민족이라는 말은 군사정권의 취약한 명분과 통치기반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허구적인 개념일 가능성도 있다.
민족이란 의식이 생긴 것이 겨우 300년 정도밖에 안 되었으니 자연스럽게 단일민족을 의식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저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제 조상 중에 정말 중국인이나 일본인 등 외국인이 없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하고 말이죠.
요즘 다문화 가정에 대한 시각도 예전과는 다르게 좋은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은 참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ㅎㅎㅎ
저같은 경우 조상이 고려말에 중국에서 건너온 사람이죠. 이정일 님도 직계 조상들 중에서 김이박가 이외의 성씨가 포함돼 있다면 외국의 DNA를 일부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
저도 이런 생각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의 인종차별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국으로 이민가려는 인간들은 해외에서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걱정하면서 정작 국내에선 적극적인 인종차별의 주체가 되어버리는….
같은 혼혈인이지만 국내거주 혼혈인은 차별의 대상이지만, 해외거주 혼혈인은 피가 조금 섰여있다는 이유로 포용의 대상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설령 단일민족이라 하여도 그것을 드러네는것이 문제된다는 것이었는데…
말씀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