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시티 〈주택개보수 작업일지〉

방송일 : 2005.03.13
글 쓴 날 : 2008.08.10 13:37
고친 날 : 2019.06.20
별점 : ★ ★ ★ ★ ☆

이 작품은 매주 새로운 이야기를 한 편씩 보여주는 단막극 시리즈 방송 중 한 편이다. 최고의 작품이라고 하긴 힘들지만, 몇몇 가지는 다시 곱씹어볼만한 점이 있기 때문에 예전에 썼던 글을 교정해서 이곳에 공개한다.

주인공 도경을 연기한 최강희는 아역배우로 시작해 15 년 넘게 연기한 중견탈렌트이다. 95 년의 KBS 드라마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의 <굿바이 도쿄>로 데뷔했던 최강희가 이제는 나이도 중견이 된 것이다. 늘 최강희의 작품에 기대를 하는 이유는 연기력이 좋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역배우일 때도 연기를 아주 잘 했다.
최강희가 미모와 연기력을 갖췄으면서도 대스타로 뜨지 못한 이유가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는데, 착실한 기독교신자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다른 여배우와 다르게 성상납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추측이다.)
또, 이 작품에 등장하는 세 명의 남자배우-김윤석, 윤영준, 호산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들 무명이었지만, 이제는 유명해서 보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얼굴이 익숙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주택개보수 작업일지>는 해파리 수조관을 비춘 화면과 격렬한 싸움소리, 그리고 이 싸움으로 발생한 살인사건을 설명하는 브로핑으로 시작된다. 그 뒤의 사건 전개는 분명 살인사건과 연관된 이야기라고 추측되지만, 주어진 정보는 너무 엉뚱해서 전혀 종잡을 수 없다.

어떤 버려진 집에 찾아든 도경(최강희 분)은 그 집에 거주하고 있는 남자주인공과 만난다. 이야기는 최강희가 이 버려진 집을 조사하는 과정을 그린 추리극(? 좀 구분이 애매하다)이다. (결국 사건은 남자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해결된다.)

이야기 구조는 정말 단순하다. 그런데도 전개가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시간분배나 심리적 긴장감이 팽팽하게 유지되는 구성 등이 뛰어나다. 좁은 공간과 소수의 등장인물이 불러오는 단조로움을 뛰어난 카메라워킹으로 해소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사건 도입부분 화면을 뿌옇게 처리했다. (무슨 의도?)

이야기가 끝나가면서 나타나는 인물들의 이중적 모습은 전체적으로 부가적인 이야기 없이도 유지되는 극의 긴장감을 뒷받침해 주며, 막판의 멋진 반전엔딩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중심사건과 평행으로 진행되는 작은 사건이 있는데, 어릴적부터 이어지는 최강희의 아픈 기억과 비가 올 때마다 우산을 쓰고 최강희를 찾아오는 최강희의 엄마 혼령 이야기이다.
최강희의 엄마 혼령은 최강희에게 살아생전의 잘못(?)을 사과하고 싶어하지만 끝끝내 다가서지는 못하고, 최강희는 이런 엄마를 불만과 불안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만약 최강희가 영혼을 볼 수 없어서 엄마 영혼이 찾아왔다는 것을 몰랐다면 생기지 않았을 아픈 감정의 변화가 주된 사건의 전개와 함께 병행한다. 최강희가 남자주인공이라는 창을 통해 엄마를 바라보며 성장하는 모습을 적절히 표현되고 있다.

▲ 이 해파리 수조관이 말해주는 많은 것들…

드라마가 끝나면서 다시 비춰주는 수족관….. 그리고 김윤석이 하는 말….. 몇 년 동안 살았던 집에 있던 수조관 속 해파리를 보면서 아직도 살아있다고 신기해한다. 이 대사는 김윤석이 얼마나 주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이유를 잘 보여준다! 이 해파리는 인공해파리, 즉 모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끝날 때 걸려온 새로운 사건의뢰 전화….
자살한 여고생 사건은…. 최강희,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 <여고괴담>을 떠올리게 만들려는 고의적인 장치일 것이다. 이 장면에서 그 영화와 반대되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여담으로… 여기서 최강희 애인의 대사가 좀 아리송하다.
최강희의 “나 분명히 쉰다고 했다.”라는 말에 “죽도록 사랑한다고 했다.” 라는 답변은 완전 동문서답이다. 그리고 사랑한다면… 쉬고 싶다는데 쉬게 해 줘야 정상 아닐까???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애인이라는 등장인물은 완전히 돈밖에 모르는 사람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ps. 이 글을 옮기면서 다시 생각해봐도 이 부분 대사는 너무나 어색한 듯….)


추가 : 표절에 대해서
위 리뷰를 쓴 것은 방송된 다음날이었다. 그 뒤에 검색하다가 이 작품 <주택개보수 작업일지>가 만화가 이정애 작가의 <일요일의 손님>을 표절했다는 의견을 우연히 접했다. 나는 <일요일의 손님>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두 작품이 얼마나 비슷하다고 여겼던지 KBS 드라마시티 게시판에 표절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올라왔다.

그런데 내가 게시판을 확인한 직후에 게시판이 연산오류로 글을 쓸 수도 볼 수도 없는 상태가 됐고, 이 상황이 6 일 정도 계속되었다. 분명 KBS에는 프로그램 전문가도 있고, 서버 관리자도 있으므로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다. 꽤 많은 사람의 계속되는 지적과 황당한 게시판 오류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시티 제작진의 해명이 끝끝내 없었다.
이게 왜 큰 일인가 하면, 이 표절시비가 있기 얼마 전에 방송된 다른 단막극이 표절이란 걸 발견했었다. 그래서 그에 대해 글을 남겼더니 해당 편의 작가가 득달같이 와서 증거를 대라느니 하면서 한참 소란을 떨어서 내가 올렸던 글을 지워야 했다. (내가 본 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기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이렇게 표절 관련 글을 올리면 관계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그런데….

해명이 없다. 글을 이 블로그에 옮기는 지금까지도…..
표절이라는 의견에는 해명도 없이 은근슬쩍 넘어갔으며, 심지어 최근에는 유료 스트리밍서비스에 등록했다. 이전부터 KBS는 윤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전직원이나 협력사 직원 같은 관계자들에게 여러 번 들었었지만, 역시나…로 끝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표절작이라는 문제를 제외한다면, 이 작품 자체는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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