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들은 왜 항상 같은 방향으로 날아갈까?

지구 자전이 불러오는 현상들의 여섯 번째 글입니다.

인공위성 발사 방향

Goes-O mission Delta IV rocket 발사장면
어렸을 때 미국에서 콜럼비아호 발사장면이 TV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위로만 향하던 콜럼비아호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비스듬히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전의 전향력에 대한 글에서 참고로 언급했던 낙하하는 물체의 동편위 현상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우주로 올라가는 우주선은 조금은 서쪽으로 기울어야 한다. 그래서 우주선이 비스듬히 날아갔던 것일까?
이에 대해서 살짝 살펴보자.

① 지구의 자전을 이용한 우주선 발사
우주속도라는 것이 있다. 우주선 운항이나 천체현상이 일어날 때 기준이 되는 속도다.
우주속도는 세 가지가 있는데, 제1우주속도, 제2우주속도, 제3우주속도라고 부른다. 제1우주속도는 지구 주위를 원형을
그리며 돌 수 있는 최소한의 속도로 약 7.9 km/s의 크기다. 제2우주속도는 지구의 주위를 벗어나 태양계를 여행할 수 있는
속도로 7.9 X √2 = 11.2 km/s의 크기다. 제3우주속도는 약 42 km/s의 속도인데 이 값은 지구의 공전속도의
√2 배에 해당하는 값이다. 원형의 궤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속도의 √2 배가 되면 궤도가 포물선 형태로 바뀌기 때문이다.
(포물선 궤도는 중력장으로부터 벗어나는 최소한의 속도를 갖는 천체의 궤도다.)

우주선이 발사될 때 한 쪽으로 비스듬히 비행하는 것은 이러한 원리와 연관성이 있다. 즉 우주선이 우주로 올라갔을 때 원형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옆으로1
최소한 7.9 km/s의 속력이 되야 하는 것이다. 즉 위로만 올라가서는 옆 방향으로 이만큼의 속도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비스듬히 올라가는 것이다.

지구의 자전속도 : 465 m/s
지구의 공전속도 : 29.8 km/s

그런데, 사실은 또 하나의 재미있는 요소가 있다.

같은 양만큼 가속했다면...

우주선이 우주로 나갈 때 비스듬히 날아가는 방향도 특정한 방향이 있다는 점이다. 왜 특정한 방향으로 날아갈까? 지구 적도의
자전속도는 465 m/s이다. 결코 느리지 않은 속도다. 이렇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7.9 km/s의 속도까지 가속을 해야 한다.
이 때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도니까 우주선이 서에서 동으로 발사했다면 약 7.5 km/s의 속도만 더 가속하면 된다. 그러나
반대방향인 동에서 서쪽으로 가속한다면 8.5 km/s의 속도를 가속해야 한다.
가속하는데 연료가 필요하므로 지구의 자전속도의 두 배 차이인 930 m/s만큼의 차이는 많은 연료의 탑재와 연관되어 있다. 또 소모되기 전의 연료도 가속시켜야 하므로 작은 차이라도 발사비용을 크게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우주선은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서 항상 동쪽을 향하여 비스듬히 날아가게 된다. 거기다가 발사장도 최대한 적도에 가까운 곳에 만들어 가장 빠르게 자전하는 곳에 위치시킨다.
인공위성의 발사사진, 달의 모습을 고려한다면 발사장소의 위도, 인공위성의 속도와 방향 등도 추정할 수가 있다.

그럼 착륙할 때를 생각해볼까?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의 라디오 드라마에서는 황혼에서 우주선이 착륙하여 남자주인공이 나타난다는 설정이 있다. 알고 한 것인지는 몰라도 적절한 상황설정이다. 날아오를 때 조금 가속해도 됐던 것과 반대로 착륙할 때는 조금만 감속해도 되므로 훨씬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애니 <별의 목소리>에서는 저녁노을을 향해 날아가는 우주선이 나온다. 가능하긴 하지만 연료가 훨씬 더 많이 소모될 것이다. (이 내용을 이야기해줬더니 어떤 블로거가 “돈이 남아도나보죠.”라고 답해주셨다.)

② 지구의 공전을 이용한 비슷한 방법
지구의 자전이 아닌 공전을 이용한 비행도 존재한다.
우선 우주선이 지구궤도를 벗어나려고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우주로 올라간 우주선은 지구를 몇 바퀴 돈 뒤 태양계로
가속하게 된다. 이 때 가속을 시작하여 우주로 나가려는 싯점을 언제로 잡느냐가 중요하다. 지구의 북극을 위에서 바라보는 방향에서
볼 때 지구는 태양을 반시계방향으로 돈다. 이러한 공전운동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같은 양만큼 가속했다면...

우선 낮 12시에 우주선이 지구를 벗어나려고 한다고 생각해보자. 우주선은 제2우주속도인 11.2 km/s의 속도로 지구를
탈출한다. 그러나 우주선이 지구를 탈출하는 것은 큰 문제는 없겠지만, 이 우주선은 태양 방향 움직이게 된다. 속도가 부족하여
태양에 가까이 가는 타원 궤도를 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선은 제3우주속도까지 속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42
km/s까지 속도를 높여야 한다. 앞 꼭지에서 지구에서 우주선이 발사할 때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서 지구의 자전방향으로 우주선이
발사한다고 말했었다. 지구 북극을 내려다볼 때 반시계방향이다. 여기서 지구의 공전궤도도 반시계방향이므로 낮 12시에 우주선이
지구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면 42 km/s + 11.2 km/s = 약 53 km/s의 속도를 더 가속시켜야 한다.
만약 밤
12시에 우주선이 지구를 벗어나려고 한다고 생각해보자. 지구 주위를 돌 때의 제2우주속도에서 제3우주속도까지 가속하는데는 42
km/s – 11.2 km/s= 약 31 km/s의 속도를 더 가속시키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우주선이 지구를 탈출하는 위치는
지구를 기준으로 태양 반대편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꼭지를 이해했다면 왜 태양탐사 다큐멘트에서 인공위성이 항상 반시계방향 위주로 비행하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스윙바이(Swingby) 현상까지 이해한다면 왜 그래야 하는지 더더욱 확실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cf) 스윙바이(Swingby) 현상
지구의 자전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공전과 연관되는 내용이지만, 이 꼭지에서 같이 소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아 적는다.
스윙바이(Swingby) 현상은 천체의 공전을 이용하여 우주선 또는 인공위성 (다음에는 우주선만 적는다.)의 속도를 바꾸는 기술이다.
금성, 수성, 화성을 탐사하기 위해서 1974년에 발사됐던 매리너 탐사선에서 처음 시도됐다.

항상 처음속도(V1)보다 나중속도(V2)가 더 크다

스윙바이 현상은
우주선이 천체의 뒷면으로 스치듯이 지나가도록 만들면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다. 이 때 우주선은 행성의 공전 움직임에 끌려서 정지해
있는 천체에 의해 받는 중력에 의한 가속보다 더 오래(또는 짧게) 중력가속을 받아 스윙바이 하기 전보다 더 빨라지게(느려지게) 된다.
이 때 우주선의 변화된 에너지와 각속도는 행성의 에너지와 각속도의 변화량과 같다. 별에서 이와 같은 현상 때문에 나타나는 물리적 현상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생략하자.
보이저의 항적을 보면 스윙바이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알 수 있다.

스윙바이로 우주선의 속도가 빨라지기 위해서는 천체가 방금 지나간 위치로 우주선이 지나야 하며, 그럴 경우 인공위성의 비행방향은 주로 반시계방향이 될 수밖에 없다.

10 thoughts on “로켓들은 왜 항상 같은 방향으로 날아갈까?

  1. 매우 흥미롭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공전이야기부터는 좀 skip했지만~ ^^

    1. 약간 좀 어려운 부분이 있죠. 겨우 상대속도 문제이긴 하지만요… (물론 스윙바이는 간단한 것은 아니죠. ㅎㅎ)

  2. 음 위성도 아무렇게나 쏘는게 아니였군요 ;ㅁ;
    역시 과학은 대단합니다..

    1. 음… 우리나라가 인공위성을 쏘면 일본을 거쳐가겠죠. ^^
      북한이 쏴도 일본을 거쳐가겠죠.
      대륙간탄도 미사일도 서쪽으로 쏘는 것보다 동쪽으로 쏘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해봅니다. ^^ (그래서 미국이 서진정책을 취하지 않았을까 하고 더더욱 이상한 추측을 해봅니다. ㅋㅋㅋ)

  3. 이 모든 것들이 50~30여년 전 지금 수준으로 따지면 변변한 컴퓨터도 없었을 때에 고려해서 계산하고 제어했으니…ㅎ

    1. 애니악을 개발한 것이 자동제어 유도미사일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ㅋ

  4. 아래쪽,, .. 슬링샷효과군요. 왠지 탱탱볼 말고는 잘 매치가 안되네요… ‘_;..

    1. 솔직히 무슨 말씀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말씀 감사합니다. ^_^

    2. 아… 그냥 에너지 보존법칙의 예라고 해야할까..

      큰 탱탱볼과 작은 탱탱볼을 지표면에 수직으로 같은 위치에서 낙하시키면. 작은탱탱볼이 솔로로 떨어질때보다 더 높이 뛴다는…;; (물론 이건 작은게 위에 큰게 아래)

      .. 설명이 두리뭉실하군요..

      언제 미적분 다 끝낼까.

    3. 아.. 그 현상은 이전 블로그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죠.^^
      에너지 보존법칙의 예라는 말씀은 자제해 주심이… (세상에 에너지보존법칙의 예가 적용되지 않는 현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ㅎㅎㅎ 예외가 발견되면 물리학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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