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독특한 세계관의 영화인 <죠스>, <E.T.>, <쥬라기 공원> 등을 만들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오랫동안 여기저기에서 많은 일을 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SF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작품활동을 직접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무척 아쉬웠었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인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자로 참석하는데, 물론 조금은 영향이 있었겠지만, 스필버그 스타일이 아니라서 아쉬웠다. 하지만 1편부터 이어져오는 마이클 베이 감독 스타일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또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트랜스포머> 1편에 대해서 난 “수준높은 작품이긴 하지만, 명작은 아니다”라는 정도로 평을 내렸던 적이 있다. 이번의 ‘패자의 역습’을 보기 위해서는 1편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하기에 여기에서 1편 스포일러를 살짝 다뤄보자. 이 스포일러는 2편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만 적는다.

1편의 스포일러

큐브(올스파크)[footnote]사실상 큐브의 정체를 알 수 없다. 2편에서 로봇들도 큐브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footnote]는 시간이 있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큐브가 어떻게 등장하게 됐는지 모른다는 의미다.) 이 큐브를 이용하여 강성해진 문명이 존재했으니, 그들이 바로 사이버트론 행성의 자가 로봇 생명체인 트랜스포머들이다. 그러나 강력한 힘들은 항상 그렇듯이 큐브도 트랜스포머들의 개인적 생각에 따라서 사용하려는 방법에 차이를 보이게 됐다. 그리하여 트랜스포머들은 오토봇(Autobot)과 디셉티콘(Dicepticon)으로 편을 가르고 전쟁을 시작했다. 그들의 고향별은 멸망하게 되었다. 그리고 큐브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트랜스포머들은 큐브를 되찾아 다시 그들의 강력한 고향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결국 큐브가 지구에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

디셉티콘이 먼저 지구에 도착하여 인터넷과 정부 정보망을 해킹하고, 군부대가 습격당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공격을 계속한다.

우리의 지구인 주인공 샘 윗위키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북극을 탐험했던 전력이 있는 할아버지 아치발드 윗위키의 유품들을 판매하려고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 올리는 좀 덜떨어진 – 그러나 약아빠진 아이다. 그는 중고시장에서 좀 이상한 노란차를 아버지에게서 선물받는다. 지 맘대로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 나오는 라디오를 틀어내는 자동차라고나 할까? ㅋㅋㅋㅋ

시간이 흘러 샘은 자기의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오토봇 중에 한 개(멈블비)란 것을 알게 된다. 트랜스포머들은 물건을 스캔하여 그것과 똑같은 모양으로 변신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왜 트랜스포머들은 주로 자동차로 변신하는지 이유는 나오지 않는다. ㅎㅎㅎ 음… 방사능이 많이 나오는 것을 봐서는 트랜스포머들은 원자력(핵분열 아니면 핵융합)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그리고 할아버지 유품에 포함된 한 안경에 중요한 정보(큐브의 위치)가 쓰여있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안경을 둘러싼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대결이 일어난다.

이후 일전을 통해서 샘이 디셉티콘의 대장 메가트론의 스파크(가슴)에 큐브를 갖다 대면서 큐브의 엄청난 에너지에 의해 메가트론의 스파크가 파괴된다. 이후 오토봇의 대장 옵티머스 프라임이 흩어진 오토봇의 생존자들을 지구로 부르는 메시지를 우주로 송출하면서 평화롭게 영화는 끝난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은 1편의 2년 후의 이야기다.[footnote]1편 개봉 2년 후의 개봉이니 실제 시간이 반영된 것 같다.[/footnote]메가트론의 부활, 그리고 메가트론의 스승인 폴른이 등장하면서 또다시 선과 악의 대결이 시작된다. (아래 이미지에서 디셉티콘 영역의 중요 인물이라고 나온 폴른은 정보가 잘못 기재되어 있다.)1편에서와는 달리 2편에서는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한다거나 하는 요소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그건 1편에서 충분히 보여준 것이니까. 2편에서는 사이버트론 행성에서 큐브가 지구로 오게 된 이야기 등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큐브가 없는 상황에서 메가트론은 어떻게 부활하고, 우주를 점령하려 하는지, 또 그의 스승 폴른은 왜 지구 근처에까지 와서 지구로 직접 내려오지 않고, 메가트론에게 명령만 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의 시리즈물 후속작을 보는듯한 내용은 구성상으로는 별로 신선할 꺼리가 없다.

디셉티콘과 오토봇의 기본적 상징은 폭력성과 관련된 관상학에 의해 제작되었다.

전반적으로 1편보다 논리성은 현격히 떨어진다. 1편에서의 이야기와 상충되는 부분도 꽤나 존재한다. 관객이 영화를 보고 뭔가 판단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보여주는 것들만 받아들이게 된다. 큐브역사 초기에 있었던 폴른과 다른 옵티머스들간의 전투 등에 대해서도 영화가 진행되는 관점과 일관성이 없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큐브의 역사는 대부분의 옵티머스들이 여러 행성들의 생명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폴른이 왜 악의 화신인지에 대한 이유를 제공해준다.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잔뜩 남는다. 어쩌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답답함이 느끼진다.
이상이 이 영화를 보면서 단순히 느껴진 나쁜 점이다. 나에게 이는 사실이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단점들이다. 하지만 영화를 볼 때의 생각은 이런 요소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폴른의 모습을 보면 마치 프로토스를 보는듯했다. 폴른에 대항하는 옵티머스들도 무시무시한 능력이 있었는지 초기의 옵티머스들은 수천년간 살아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범상치 않은 그들의 모습은 역시 프로토스를 닮았다.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트랜스포머들의 모습을 고려할 때 몇 천년간 자가 로봇 생명체들의 진화가 있었던 것 같다.

주의 : 이하부분은 2편에 대한 스포일러가 살짝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앞 부분에 대학교에서 주인공 샘을 찾아와 들이대는 여학생은 <터미네이터3>의 T-X를 연상시켰다. 그리고 영화 앞 부분에서 이들이 등장한 것은 영화 내내 신나게 때려부숴서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로 150분 상영시간 내내 신나게 때려부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또 재미있는 것이 영화를 보는 내내 “???해야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면 그런 것들을 진짜로 해주는 친절한 감독의 모습이 일반적으로는 영화의 질을 나쁘게 만드는데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에서는 오히려 재미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1편보다 다양한 로봇들이 나오는데, 그런 로봇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위 스샷의 로봇은 디셉티콘의 현장을 통솔하는 역할을 하는 로봇이다.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구성요소들이 상당히 많았다. 대부분은 초등학생들이 많이 웃을 수 있는 재미였지만, 그 중간에 어른들도 웃을 수 있는 요소를 넣어두었다. 이야기하면 재미없어지니까 둘만 소개해보자.

여주인공 미카엘라을 공격하려던 쬐그만 디셉티콘을 사로잡은 주인공 일행은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을 디셉티콘의 안내로 찾아가 스카이호크로 변신해 잠들어있던 고대의 자가 로봇 생명체를 찾아가 깨운다…..
그런데 깨어난  고대의 로봇[footnote]중요한 로봇인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ㅜㅜ[/footnote]은 디셉티콘의 마크를 달고 있는 것이 아닌가? ㄷㄷㄷㄷ
모두들 놀래 도망가지도 못하고 있는데 고대의 디셉티콘이 일행에게 묻는다.

“전쟁은 끝났는가? 어느 쪽이 우세하지?”

일행이 디셉티콘이 우세하다고 하자 고대의 디셉티콘이 이야기한다.

“이런…. 난 오토봇 쪽으로 돌아섰는데…”

그러자 쬐그만 디셉티콘이 말하길…

“바꿔되 되요??”

그러더니 갑자기 여주인공 미카엘라의 다리에 푸들처럼 달라붙어 허밍을 하면서….

“그럼 저도 오토봇 할래요.”

이게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장면 중 한 장면이다. 이런 장면들이 꽤 많았다.
극장의 다른 사람들은 하나도 안 웃었지만, 나혼자 웃은 장면이 있었는데, 영화 후반부에 이집트 전투가 시작하기 전 장면에서 전쟁이 점점 임박해지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스핑크스의 코에 비둘기가 앉아있었단 점이다. (어떻게 비둘기가 앉아 있었을까? 암튼 그건 비둘기로 보였다.) 화면을 합성하는 분의 작은 배려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요소들이 꽤 있을 것 같은데 다른 건 찾지 못해 아쉽다.)

평점을 매기자면 ★ 다섯 개 만점에…. ★★★★

epilogue
상영시간이 150분이나 되다보니 시사회가 8시30분에 시작하여 11시에 끝났다. 보통 전철을 통해서 귀가하는데 반해서 강남역으로 가 9800번 삼화고속을 타고 가야 했다. 집에 도착하니 12시 30분쯤..orz
이런 경우 시사회를 좀 일찍 해줬으면 좋겠다.

ps. 이 영화에서 주인공 부모들의 답답할 정도의 행동유형(태도)…. 후반부에 살짝 변하는데 봐둘만하지 않나 생각된다.
ps. 이 글의 이미지는 모두 트렌스포머 공식 블로그에서 가져왔다. 지금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으니 참여해보면 어떨까?
ps. 얼마 전에 있었던 프리미어 시사회에서의 지각 사건에 대해서 마이클베이 감독이 공식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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