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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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월.

아름답게 꽃이 피던 이 시기는

가을에 추수한 벼는 다 동나고

가을에 파종한 보리는 아직 익기 직전이어서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기 일수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래서 뒷산에 올라 솔잎을 따먹고,

소나무 껍질을 볕겨 부드럽고 얇은 속껍질을 벗겨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소나무 속껍질은 부드럽게 느껴지기만 할 뿐,

위장에 들어가면 딱딱하게 굳어서

대변을 볼라치면 딱딱한 돌덩어리가 나오다 탁 걸린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들이 나뭇가지로 똥꼬를 파줘야 했는데,

이렇게 파주다가 찢어지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에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가난한 것을 가리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고 하였다고 한다.

다리 위의 불꽃은 막 익어가는 보리같고,

그 옆에는 아름다운 꽃 같아서

보리고개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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