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거미(Hyptiotes affinis 1906)

부채거미는 응달거미과나 왕거미과가 대부분 특이한 거미줄을 치듯이, 부채꼴의 특이한 거미줄을 친다. 즉 피자 한 조각 같은 모양의 거미줄을 보통 산지의 응달진 바닥에 친다. 씨줄은 4 가닥을 치고, 씨줄 사이에 수십 가닥의 날줄을 쳐서 부채꼴 모양으로 만든다. 평소에는 이 부채꼴 거미줄의 뾰족한 끝에서 거미줄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먹이감이 걸리기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먹이감이 달라붙으면 팽팽하게 당기던 것을 재빠르게 늦춘다. 거미줄이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응달거미과 거미의 거미줄은 다른 과 거미의 거미줄보다 약해서 잘 끊어진다.) 그러기 위해서 거미줄을 여유있게 미리 뽑아서 넷째 다리에 둘둘 감아 들고 있다. 그래서 넷째 다리를 보면 실패처럼 오목하게 들어간 마디가 있다.

만약 거미줄을 칠 정도로 넓은 공간이 없다면, 일단 최대한 높이 튀어나온 곳에서 사냥을 한다. 주변이 고요할 때는 쉬다가 진동이 느껴지면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사냥을 준비한다. 밑에 먹이가 지나가면 빠르게 떨어져내려서 잡아먹는다. 이때 뽑는 거미줄은 전혀 끈적거리지 않다. 또한 빠르게 먹이를 덮치기 위해서 바닥까지 내려갈만큼의 거미줄을 뽑아서 넷째 다리에 감고 있다.

그러나 쉬다가도 가끔 바닥까지 쿵 하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은, 이런 방법으로 사냥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잠자다가 실수하는 것인지도…..

이렇게 잡은 먹이는 거미줄로 동여매서 이마 위에 지고는 둥지로 들고 가서 먹는다.


전체 크기는 5 mm쯤 되고, 배는 옆에서 보면 삼각형 모양으로 보이고, 위에서 보면 사각형처럼 보여, 전체적으로 삼각김밥 같은 삼각기둥 모양으로 생겼다. 배 윗부분에 십자가 무늬가 인상적이고, 뿔처럼 툭툭 튀어나온 것들이 있다.

눈은 여덟 개인데, 두 개는 거의 퇴화되어 잘 보이지 않고, 나머지 여섯 개는 머리 가운데쯤에 모여 있는데, 이 위치는 무채꼴 거미줄이 가장 잘 보이는 방향이기도 하고, 대롱대롱 매달렸을 때 가장 아래로 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먹이를 잘 보기 위해 저렇게 진화한 것 같다.

부채거미는 응달거미과다. 응달거미 종류가 대체로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듯이, 부채거미도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다.

잡고 있는 것은 바닥에 떨어진 솔잎낙엽이다.
넷째다리에 옴폭 들어간 홈을 봐라.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