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백과사전 시스템에 대해서

더 효율적인 지식 축적 시스템

블로그 백과사전

인류가 생겨났을 때부터 사람들은 지식과 정보를 모아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은 언어를 만들고, 문자를 만들고, 결국 인쇄술과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시스템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미래에는 정보와 메타데이터를 전달하는 더욱 강력한 시스템을 분명히 만들 것이다. 이 글에서는 오늘날의 웹환경을 살펴보고, 몇 년 안에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웹서비스를 하나 살펴보자. (이 글에서는 임시로 ‘블로그 백과사전’이라고 부르자.)

필연적인 웹 발전의 결과 = 블로그

초기 웹의 홈페이지는 웹 기술과 전문 지식을 동시에 갖춘 상위 1%의 1%만 운영할 수 있는 지식 축적 시스템이었다. 이런 홈페이지를 전문성에 따라 비슷한 홈페이지를 묶어 소개해주는 디렉토리 서비스가 Yahoo에 의해 소개된다. 이후 지식을 축적하고 유통시키기 위한 시스템은 두 번 변한다.
첫 번째는 많아진 웹 정보를 사용자의 keyword 중심으로 정리해 소개하는 검색 서비스다.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기 위한 변화였다. 이 때부터 지식(정보)은 알고 있는 것(What)보다 어디에 있는 것(Where)인지가 더 중요하고 인식된다.
두 번째는 첫 번째 변화 직후 등장했다. 각자 지식을 표현할 수 있는 서비스들, 소위 Web2.0으로 불리는 서비스였다. Web2.0 대표 서비스인 위키백과의 소개글은 다음과 같다.

위키백과는 ………………….. 누구든지 ‘편집’을 눌러서 내용을 고칠 수 있으며, 목적에 관계없이 사용이 자유로운 자유 콘텐츠 프로젝트입니다. – 위키백과 소개 페이지

위키백과와 함께 각자의 지식을 표현하는 서비스로 블로그가 있다. 블로그는 개인이나 팀이 한 자동화 사이트에 컨텐츠를 올리는 방식의 서비스다. 개성 반영과 끊임없는 창작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은 위키백과보다 블로그가 낫다.

지금까지 웹에서의 정보에 대해서 살펴봤다. 그러나 웹이 등장한지 20년이나 흐른 오늘날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흩어져 있어서 좋은 정보는 점점 찾기 힘들어지고 있고, 따라서 정보를 다룰 수 있는 사람도 점점 줄어든다. 또 어쩌다가 제대로 된 정보를 찾더라도 그 정보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전문적 식견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일반 대중은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개인의 브랜드와 신뢰도 때문에 온다. 이 두 요소는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 활동을 추측하는 인간 심리와 관련된다.

인간의 역사는 0.1%의 창의적 인간이 만들고, 0.9%의 통찰적 인간이 따라하고, 99%의 잉여적 인간은 이들의 활동을 지켜보기만 한다. –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

시골의사 박경철 님이 몇몇 강의에서 소개하셨던 인용문이다. 사람들 중에 인간의 역사 발전에 도움이 됐던 사람은 1% 뿐이고, 1%의 사람들이 부와 권력을 모두 차지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 부분에서 큰 논란거리가 존재하지만 이 글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논의는 생략하자.) 웹에서 지식의 생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는가? 안타깝지만 지금까지 웹에서 지식을 생산하는 사람은 대부분 0.1%의 저작권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0.9%의 통찰력 있는 사람은 0.1% 저작권자가 생산한 지식을 99%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존재하는 지식을 통찰하여 분류하고 가공/설명하여 전달하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며, 인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일은 매우 중요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웹에서는 통찰력 있는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좋은 지식을 뽑아 대중에게 소개하는 단순한 작업부터 외국에 존재하는 좋은 지식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대중에게 소개하는 조금 전문적인 작업까지가 0.9%가 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0.9%가 한 활동은 ‘펌’이라는 불법으로 규정된 활동이고, 저작권자들은 이들의 활동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블로그(Blog) 어원은 Web(인터넷, 그물)과 log(기록, 일기)를 합이다. 지금은 지식 생산자가 지식을 기록하는 용도로 블로그를 쓰는 것과는 달리 1997년 미국의 데이브 와이너(Dave
Winer)가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는 인터넷의 좋은 지식과 소식을 기록하고 소개하는 링크들로 이뤄진 스크립트(Script)로 채워졌었다. 즉 0.1% 저작권자가 운영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0.9% 통찰력 소유자가 운영하던 서비스였다는 것을 우리는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좀 더 효율적인 지식 유통을 위한 틀의 필요성

앞에서 살펴봤듯이 웹이 태동한 이래 지식을 좀 더 효율적으로 유통시키기 위해서 몇 번의 변화가 있었다. 블로그의 대중적 확산이 중요한 이유도 지식 유통 측면 때문이다. 대부분의 블로그에서 제공하는 RSS 또는 ATOM은 블로그에 새로 등록된 글(Post, contents)을 쉽게 대중에게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주며 블로그를 각광받게 만들어 주었다. 이처럼 지식 생산자에게 지식 유통 시스템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지식 유통 방법이 개선된 뒤에도 정보의 신뢰성 부재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정보의 신뢰성 부재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신뢰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필요로 한다.

신뢰성 : (信賴性)[실―썽]【명사】 믿음성. – 한글과 컴퓨터 사전
신뢰성 : [명사]굳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성질. ≒믿음성. – 네이버 국어사전

인터넷 국어사전에서 신뢰성을 찾아보면 ‘믿음성’과 유사한 말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믿음’의 동사형인 ‘믿다’는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타동사다. 즉 신뢰가 무의식적으로 무엇을 믿을지를 결정한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의미의 믿음도 존재할 수 있다. 즉 ‘화자가 무슨 말을 할 것인가?'(What)와 관련된 무의식적 믿음에 대비하여 ‘어디에 정보가 존재할 것인가?'(Where)와 관련된 의식해야만 알아챌 수 있는 믿음도 존재한다. 그리고 개인은 전자(What)를 중심으로 인식하지만 언론과 같은 공공적 관계에서는 후자(Where)를 더 중요하게 인식하고, 산업적 의미에서는 후자가 더 중요하다. 이는 개인 간의 소문에 모든 것을 의존하던 조선시대에서 벗어나 대량인쇄가 보급된 산업혁명 이후에 나타난 성향이다. 그러나 동일한 어구가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말하면서도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정보가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신뢰성은 웹을 극단적으로 편중시키고 있다. 미국 구글(Google)은 검색점유율이 70%를 넘었으며, 우리나라 네이버(Naver)도 약 70%의 검색점유율을 갖는다. 구글과 네이버의 압도적인 검색점유율은 대중이 지식의 위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잘 말해준다.
하지만 최근들어 10년의 역사를 갖게 된 구글과 네이버 모두 심각한 한계에 봉착한다. 정보 위치의 신뢰를 쌓는 것은 성공했지만 정보 질의 신뢰는 만들지 못했다. 정보 질의 신뢰를 못 만든 결정적인 이유는 ‘어디’만 강조하고 ‘질’을 등한시한 검색엔진을 이용하여 이윤을 목적으로 정보를 조작/변형시키려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 축적 방법의 모색

상위 0.1%만이 정보 생산에 참여하던 시대에서 시민 혹은 대중이 정보 생산에 참여하는 시대로 넘어간 이후 한동안은 정보를 어디에 보관할 것이냐가 중요한 화두였다.

정보의 축적장소로서 위키백과와 같은 Web2.0 사이트들은 ‘참여’, ‘개방’, ‘공유’를 가치로 멋진 정보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Web2.0 사이트는 참여자 수익이 없다는 크나큰 단점을 갖는다. 결국 생계를 걱정하지 않는 소수만 정보 생산에 참여한다. 정보 저장소로서 블로그는 정보 생산자 브랜드를 만들어서 어느 정도 생산활동을 보상해서 정보를 계속 생산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블로그는 너무 다양한 웹 공간을 만들어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Where) 찾기 힘들게 만드는 중요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명 ‘펌블로그’가 생겼지만 이들은 정보 생산자의 권리를 침해했고, 포털만 수익을 챙겼다. 블로그 글(Post)을 모으는 메타블로그(Metablog)도 생겼지만 블로그 글을 정리한다는 점만 다를 뿐 검색엔진과 같은 단점을 갖는다.

블로거, 편집자, 독자의 관계와 블로그 백과사전의 위치

블로그 백과사전의 개념도, 시사, 시간, 주제별로 다양한 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정보 축적 방법은 결국 상반된 장단점을 갖는 위키백과와 블로그의 통합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로그 백과사전은 우선 블로그 글을 모을 수 있는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기본으로 출발한다. 블로그 백과사전의 각 글에는 시간적/공간적으로 구분된 주제를 갖게 되고, 주제에 맞는 블로그 글 목록과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내용의 일부로 포함한다. 물론 블로그 백과사전의 모든 주제 또한 대중 각자가 동시에 여러 개를 만들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잘 정리된 정보들만 독자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신 주제별로 전문인력이 참여해야 더 가치있는 블로그 백과사전의 글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에 맞는 현실적인 광고 등의 수익창출을 하기 쉬워져 정보와 관련 있는 블로거와 전문인력에게 수익을 배분하여 참여자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결국 소소한 분야에서도 전문인력이 양산될 것이다. 전문인력에 의한 편집과정에서 스팸 등이 노출될 기회가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정보가 정리되기 시작하면 몇 가지 장점이 나타난다.

1. 소위 ‘펌블로그’를 운영하던 사람들이 앞으로는 합법적인 활동을 할 기회를 갖는다.
2. 시간이 흐르면 관련된 정보를 찾기가 힘들어지던 검색사이트의 한계가 완화된다.
3. 롱테일(Longtail)의 효과가 강해진다.
4. 정보, 저널리즘, 신변잡기 등이 섞이는 블로그 포스트가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5. 정보의 위치에 따라 생기는 신뢰도가 증가한다.

이와 같이 웹-특히 블로그-에서 정보의 생산과 편집이 전문화되면 정보의 생산이 대중이 참여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기존의 언론과 특징이 일치하게 된다. 결국 기성 언론이 새로운 언론으로 대처되는 때는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하는 기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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