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용 삼각대 구매 팁

4 comments

사진을 찍을 때, 보통은 없어도 되지만 결국에는 사게 되는 것이 삼각대다. 맨손으로 찍을 수 없는 사진들이 가끔 이벤트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야경이 아니더라도 아침저녁으로 지는 노을, 일식이나 월식 같은 것이 대표적….!

그런데 삼각대 구매에 대한 정보는 참 애매하다. 일반인을 위한 정보가 많이 공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본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들은 삼각대를 막 구매하려는 사람에게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삼각대를 그때그때 필요에 맞춰 사다보면 금방 대여섯 개로 늘어난다. 그런데 물론 이렇게 산 삼각대를 모두 잘 사용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보통은 가장 마지막에 산 한두 개만 쓴다.

나 같은 경우는 6 개를 샀고, 제일 처음 샀었던 맨프로토 국민삼각대 1 개는 친구 줬다.;;; 그래서 5 개를 갖고 있는데, 그중에 2 개만 쓴다. 제일 큰 거와 제일 작은 거….. 아마 처음부터 삼각대 구매용 팁을 잘 알고 있었으면 두 개만 샀을 텐데…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이 글은 나처럼 사진을 10 년 넘게 계속 찍으러 다닐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드리는 글이다. 한번 해보고서 제대로 된 제품을 살거야… 라는 분은 읽으실 필요가 별로 없으실 것 같다. 그럴 생각이시라면, 그냥 1 년쯤은 삼각대 없이 사진을 찍어보기 바란다.

참고로 이 글에서 ‘삼각대’는 볼헤드까지를 포함한다.


DSLR용 삼각대 구매 팁

우선 DSLR에 쓸 삼각대를 구매한다고 생각하고 팁을 만들어 보았다. 미러리스는 뒤에 이야기하겠다.

삼각대 구매 팁 1

제일 처음 살 때 끝판왕으로 사라.(?)

끝판왕.. 그러니까 가장 좋은 걸로 사라는 의미다. 물론 다양한 제품을 사면 좋겠지만, 나중에 보면 돈낭비다. 그러니까 꽤 괜찮은 제품을 사라. 평판이 좋은 제조사의 제품 중에서 무게와 지지하중을 보고 골라라. 무게는 가벼울 수록 갖고 다니기 쉬울 것이므로 중요하다. 지지하중은 단순히 올려놓을 수 있다는 개념이 아니라 흔들림을 최대한 빨리 멈추게 만들 수 있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어떤 제조사는 제품 자체도 허접하게 만들지만, 지지하중 수치를 살짝 높여서 윗급 삼각대와 비슷하게 팔려고 해서 평판이 나빠진다. 제조사 평판이 중요한 건, 이처럼 제품 사양을 뻥튀기하느냐의 문제이다.

보통 20~40만 원대 정도의 제품을 추천받을 텐데, 당신이 계속 사진을 찍을 것이라면 60만 원대 정도 하는 것을 구매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짓조를 산다면 100만 원이 넘을 수도 있겠다. (거기에 볼헤드까지 사야 한다는 걸 고려하면 솔직히 부담된다. 그래서 지금 안 사도, 사진을 계속 한다면 결국엔 사게 될 것이다.)

삼각대 구매 팁 2

높이는 당신 키만한 것으로…

가장 높게 설치하고, 카메라를 위에 달았을 때, 당신이 똑바로 서서 뷰파인더를 볼 수 있는 것이 좋다. 당신 키 이상의 높이면 다리를 다 뽑지 않고 쓸 것이다. (그러면 쓸모없이 무거워진다.) 너무 낮으면 허리 아프다. (이게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따라서…. 삼각대 자체의 높이는 당신 키에서 25 cm 정도 짧은 것을 구매하면 좋다.

삼각대 구매 팁 3

삼각대 다리 단 수는 목적에 맞게…

삼각대 다리 단 수는 보통 3~5 개다. 삼각대 키가 정해져 있다면 단 수가 많은 게 접었을 때 작을 것이다. 갖고 다닐 때 편하다. 반대로 단 수가 적으면 접합부위가 적어서 덜 흔들린다. 그러면 어떤 걸 사야 할까? 잘 모르겠다.

최근 살펴본 바에 의하면, 삼각대의 흔들림은 최소한의 탄탄함만 충족한다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래에 따로 살펴보자.

삼각대 구매 팁 4

이지링크가 있는 것이 좋다.

짓조에서는 이지링크라고 하는데, 다른 회사에서는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부르거나, 이름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삼각대 허브 옆에 구멍이 있는 것이 좋다. 구멍 크기가 1/4″인 것과 3/8″인 것이 있을 것이다. 성능 자체야 3/8″가 더 크니 좋겠지만, 그에 맞는 악세서리 사기가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이지링크는 두 가지 용도에서 요긴하다. 첫째, 마이크, 플래시 같은 각종 악세서리를 달 때 좋다. 둘째, 아래에서 이야기할 매직암으로 카메라를 견고하게 고정시킬 때 쓰면 좋다.

삼각대 구매 팁 5

센터칼럼 없는 것을 사라.(?)

센터칼럼은 사실 필요악이다. 높이 조절이 쉬워서 좋지만, 진동에 취약한 부위이다. 그럼 센터칼럼이 없는 걸 사면 좋을까? 솔직히 내가 지금 주력으로 쓰는 제품은 센터칼럼이 없지만, 없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따로 살펴보자.

삼각대 구매 팁 6

그리고 또 하나를 더 산다.

미니삼각대… 가장 작은 삼각대를 사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지지하중이 가볍거나 그런 걸 사라는 것은 아니다. 작고 가벼운데 튼튼한 삼각대를 사라는 것이다. 가격은 보통 20~30만 원대일 것이다. 미니삼각대는 전부 센터칼럼이 있다. 키가 워낙 작으니까 그걸 보충하려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센터칼럼을 쓸 때는 흔들림에 주의해야 한다.


미러리스 카메라용 삼각대 구매 팁

미러리스 카메라는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셔터가 없기 때문에 삼각대가 DSLR용만큼 튼튼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위의 6 가지 팁 중에 일부는 수정돼야 한다.

  1. 처음 살 때 끝판왕으로 사라. → 끝판왕으로 사되, DSLR용만큼 끝판왕을 살 필요는 없다.
  2. 높이는 당신 키만한 것으로…. → 야주 약간은 더 높아도 좋다. 왜냐하면 액정으로 보고 조절할 수 있으니까!
  3. 삼각대 다리 단 수는 적절하게….
  4. 이지링크가 있는 것이 좋다.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서는 아니고, 악세서리를 달 수 있기 때문이다.)
  5. 센터칼럼 없는 것을 사라. → 센터칼럼 있는 것을 사라. 약간 길어도 좋다.
  6. 미니삼각대를 산다.

삼각대에 애초에 진동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slr 카메라들의 거울과 셔터 움직임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는 진동에서 더 자유롭다. 따라서 센터컬럼이 좀 높아도 상관 없을 것이다.

바람이 불 때 심하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최소사양의 제품을 고르는 건 나쁘다. 심하면 바람에 넘어가 카메라가 망가질 수도 있다.


참고로, 삼각대 악세서리에 대해 알아보자.

  • 플레이트
    삼각대와 카메라를 연결할 때 쓰는 부품이 플레이트다. 보통은 카메라를 보호할 목적으로 작은 플레이트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다닌다. 접사나 파노라마를 찍는데 최적화된 제품도 있다. 카메라 모델에 최적화된 제품도 있다.
  • 삼각대 스톤백(stone bag)
    삼각대 밑에 붙여서 삼각대가 흔들리지 않게 돌 등 무거운 것을 넣는 용도의 가방(?)이다. 내 생각에는 그냥 삼각대 운용에 쓸 작은 부품이나 릴리즈를 올려놓을 용도로 쓰면 더 괜찮을 것 같다.
  • 슈 악세서리
    필요한 기능에 따라서 카메라 슈에 꽂아 쓰는 제품이다. 그냥 재미있는 제품들이 있지만, 안 쓰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 매직암(arm)
    양 끝에 1/4″나 3/8″ 나사가 있고, 중간에 두세번 꺾이는 제품이다. 내가 산 이유는 카메라 바디에 플래시를 자유자재의 자세로 고정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는 사서 한번 장착해 보자마자 잘못 샀다면서 박스에 처박아버렸다. 그런데 이 제품이 이지링크가 있는 삼각대와 만나자 의외로 활용도가 높았다.
  • 스파이크
    삼각대 발 끝은 보통 고무로 뭉뚝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걸 제조사에서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끝을 쇠로 뾰족하게 만들거나 고무로 넓게 만들기도 한다. 보통은 어떤 것으로 만들던지 별로 상관이 없다. 다만, 미니삼각대를 살 때는 꼭 쇠로 뾰족하게 만든 스파이크를 쓰도록 하자. 왜냐하면, 무게가 너무 가벼워서 낙엽이나 부드러운 흙 위에 설치할 때 단단하게 고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망원렌즈 덜 흔들리게 고정하기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들은 보통 삼각대와 보통 볼헤드로 연결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그게 500 mm 이상의 초망원으로 가면 흔들림이 심해진다. 거기다가 1.4X나 2X 익스텐디드까지 끼운다면 흔들림이 정말 심각해져서,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가 된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렌즈 플레이트렌즈 브라켓 같은 여러 악세서리가 나와있다. 바디와 렌즈 사이의 체결력을 높여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을 2 개 구매해서 테스트해봤더니 흔들림이 줄어드는 건 맞지만, 충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세히 관찰해본 결과, 문제는 볼헤드의 잘록한 목이었다. 목 하나로 카메라와 렌즈의 모든 무게와 진동을 받아내야 하니 완전히 안 흔들리기는 힘들다. (거기다가 만약에 삼각대의 센터칼럼을 쓰는 상황이라면 센터칼럼 또한 진동의 취약점이 된다.)

그리고 렌즈 브라켓은 너무 길었다. 무게는 어떻게든 들고 다닐만 했는데, 긴 건 너무 불편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볼헤드 목과 센터칼럼과 함께 진동을 분산해서 흡수할 무언가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추가로 투입한 것이 매직암이었다. 렌즈 플레이트와 렌즈 브라켓에는 1/4″의 나사구멍이 여럿 있다. 이중 하나를 이지링크 구멍에 매직암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1/4″와 3/8″를 바꿔주는 브라켓이 필요했다.) 촬영해보니 결과는 확실히 좋았다. 흔들림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세팅한 이후에 카메라 방향을 조절하기는 힘들어진다.)

그런데 들고 다니기 너무 힘들어서 카메라의 삼각대 체결용 1/4″ 나사구멍과 삼각대의 이지링크 나사구멍을 매직암으로 (렌즈 브라켓 없이) 바로 연결해 보았다. 결과는 성공! 물론 렌즈 브라켓까지 쓴 것보다는 약간 흔들린다. 그래도 연사를 하지 않는 이상, 결과물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이 말은 물론 브라케팅 같은 촬영을 하려면 렌즈 플레이트나 렌즈 브라켓을 꼭 써야 한다는 뜻이다.)

사진을 얼마나 확실히 담고 싶느냐에 따라 어떤 것까지 쓸지 결정하면 될 것 같다. 아무튼, 초망원 촬영을 할 것이라면 매직암은 꼭 사자.

탐론 150-600mm G2 + 2X 익스텐더 + 캐논 5DsR
렌즈 브라켓
삼각대 + 볼헤드 + 매직암

4 comments on “사진용 삼각대 구매 팁”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