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구도

구도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떠돈다. 그것에 대해 몇 주 동안 고민해 봤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정리할 정도로 간단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털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서, 구도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을 4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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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구도(layout)에 대해 검색해보면, 검색돼 나온 컨텐트들은 많아야 열 가지쯤의 구도 공식을 말해준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에는 공식을 익혔으면 깰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는 걸까? ^^;;; 나도 구도에 대한 글을 하나 남긴 적이 있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말도 안 되는 게시물을 까는 내용이다. 사실 이런 컨텐트에 나오는 내용은 비교적 쉽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공식에 맞지 않는데도 훌륭한 사진이 많다는 것이고, 둘째는 어떻게 사진의 내용과 구도를 조화시킬 것이냐이다.

작년에 네이버의 어떤 사진카페에 인물사진의 수평에 대한 게시물을 올렸던 적이 있다. 늘 수평을 정확히 맞추는 것보다는 경우에 따라 약간씩 기울이는 게 더 좋다는 내용이었으며, 대략 예닐곱 가지 경우의 예시를 갖고 설명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떤 사람이 이런거 다 쓸모 없고, 수평을 잘 맞추면 된다고 해서 그냥 지워버렸다. ㅎ
내가 그 글을 그냥 지워버렸던 데에는 여행 갔을 때 친하게 같이 돌아다니던 여자애가 사진을 찍어달래서 다양한 기울기의 구도로 사진을 찍어줬더니, 수평 잘 맞는 거 한 장 빼고 모조리 지워버리는 것을 본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모델 누리@홍대입구역 동교어린이공원

위 사진을 보면, 수평이 안 맞기 때문에 뭔가 불안해 보일까? 나도 초보일 때 인물사진이 조금이라도 기울어져 있으면 불안해서 전부 수평을 맞췄었던 기억이 난다. 확실한 건 수평을 맞추면 잘못 찍었다는 인상을 줄 염려는 없다. 그런데 그게 최선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데 지금은 뭐…. 수평을 맞춰도 좋고, 안 맞춰도 좋고….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나뿐만은 아니다. 수평이라는 걸 꼭 맞춰야 하는 사진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막상 안 맞춰도 되는 경우도 엄청나게 많다. 예를 들어 수평선이 포함된 바다 사진의 경우 99%는 수평을 맞추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은 다른 피사체에 맞춰서 기울어지게 찍는 게 좋을 때도 있다. 이걸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어떤 걸 사진에 담으려고 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파도가 강하게 부서지는 사진이나 피사체가 기울어져 있는 사진을 찍을 때는 수평선의 수평을 포기하고, 피사체의 수평이나 수직을 맞추는 게 좋은 경우가 엄청 많다.

마주 오는 배

여행사진은 교통수단을 타고 다니면서 찍기 때문에 수평선이 기울어진 사진이 엄청 많이 나온다. 이런 사진은 그냥 기울어진 그대로 좋은 작품이다. 수평에 딱히 신경쓴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 사진은 영화 [기생충] 포스터가 좋은 예이다. 그러니, 수평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지 말자. 혹시라도 반드시 맞춰야 한다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렇구나 하고 겉으로는 맞장구를 쳐주고는 헤어진 뒤에는 그냥 잊자.

일반적으로는 대각선 구도는 확실히 불안해 보인다.
그러니까 불안해 보이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주의하긴 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구도에 대한 내 생각을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처음에는 구도를 구성하는 요소를 일주일 넘게 모아봤다. 점, 선, 면부터 시작해서 온갖 것이 등장했다. 마치 1960 년대의 입자물리학자들이 직면한 문제 같았다.

대형입자가속기가 처음 설치된 당시에 몇 년 동안 수백 개의 소립자가 발견됐다. 소립자가 근본적인 것이라면 이렇게 많을 리 없다! 입자물리학자들은 소립자가 근본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결론내리고, 이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이론이 등장했고, 그중에 지금까지 쿼크, 양자색역학, 끈이론 등의 이론이 살아남았다. 이 과정을 거쳐 기본입자가 17 종류라는 게 밝혀졌다. (과학이론이 늘 그렇듯이, 기본입자는 더 추가될 수 있다.)

구도를 구성하는 요소도 너무 많아서, 내가 무언가 잘못 접근하고 있다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었다. 근데 구도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어떤 공통된 규칙성을 찾을 수가 없다는 걸 금방 눈치채게 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모았던 걸 다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아래의 네 가지다. (물론 더 추가될 수 있다.)

구도란…

사진에 무엇인가를 배치하는 것이다. 구도와 비슷한 것으로 구성이 있다. 구성은 사진에 찍힌 것들이 서로 연관성을 갖는 것을 말한다. 구도와 구성은 늘 함께 거론되며, 실제로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구도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단순히 피사체들의 위치만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물론 수평 맞추기가 그러했듯이, 이게 맞는다거나 틀린다거나 훌륭한 방법이라거나 그런 의미는 전혀 없다. 그냥 내가 그동안 고민한 것에 대한 이야기이고, 여러분이 구도에 대해 고민하는 시발점으로 삼을만한 요소를 말씀드리는 것이다.

가장 흔한, 그만큼 안정적인 구도
구성은 누군가 다른 사람과 만나고 있고, 차를 마실 사람이 왼손잡이 이거나 막 찻잔을 갖다 놓은 것이라고 말해준다.

1. 시선의 이동

구도는 사람의 시선에 최적화되어야 좋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니까 사람이 사진을 어떤 방식으로 보느냐를 알아야 구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의 시선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설명도 1] 시선은 왼쪽 위에서 출발해서 가운데로 움직인다.

시선은 기본적으로 왼쪽 위에서 출발하여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도중에 어떤 경로를 거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도착하는 건 가운데다. 이후에 나머지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서 확인한다.

이걸 글씨를 읽고 쓰는 교육에 의해 학습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냥 사람의 본능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동양에서 세로쓰기를 하다가(세로쓰기는 오른쪽 위에서 쓰기와 읽기를 시작한다.) 서양의 가로쓰기와 만나자 점차 가로쓰기로 바뀌어가는 것이다.

시선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웹사이트 구성에서부터 가게 인테리어까지 모든 것에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무언가 많은 칸이 바둑판 격자처럼 나뉘어 있고, 그 칸 중 하나에서 무언가를 찾아야 할 때, 왼쪽 위 칸부터 하나씩 확인해 나갈 것이다.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나 홈쇼핑 방송에서는 가격이 항상 왼쪽이나 왼쪽 아래에 위치하는데, 이는 호구들이 오른쪽이나 중앙에 있는 물건을 보자마자 가격을 확인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만약 고급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면 가격을 오른쪽 아래에 둬서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 한 최대한 가격이 눈에 띄지 않게 만든다. 영화를 볼 때는 왼쪽을 좋거나 편하게 보고, 오른쪽을 나쁘거나 불편하게 본다. 그래서 영화 화면의 구성은 주인공은 항상 왼쪽에, 악당은 항상 오른쪽에 위치시킨다. 자막도 마찬가지다. 세로쓰기를 할 때에는 오른쪽에, 가로쓰기를 할 때는 아래쪽에 위치시켜서 자막을 늦게 보도록 만든다. (넷플릭스에서 아래쪽에 꼭 봐야 하는 요소가 등장할 때 자막을 위쪽으로 올리는데, 섬세하게 신경을 써주는 세심한 배려이지만, UX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 가로쓰기로 보여주더라도 오른쪽 중앙 정도에 보여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사진에도 당연히 이런 시선의 움직임이 반영된다.

여기에서 한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까 중요한 피사체가 아니라면 왼쪽 위에 두면 안 된다. 왼쪽에 뭔가를 두면,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왼쪽 위의 피사체에 한동안 묶여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사진사가 보여주기를 원하는 피사체를 보지 않고 지나치기 쉽다. 로고나 낙관도 왼쪽 위에 두면 안 된다. (예전에 배우 안은진의 사진을 보고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비슷한 경우로, 화가가 그림의 왼쪽 위에 싸인을 왜 안 하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홈쇼핑에서 가격을 왼쪽 위에 표시하지 않는 이유도 호갱이 가격표를 최대한 늦게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중섭 화백은 어디에 싸인을 했을까?

1.1 중앙

그래서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구도는 결과적으로 시선은 중앙으로 옴겨오게 돼 있으므로, 주변은 모조리 비우고, 중요한 피사체만 가운데에 두는 것이다. 물론 시선이 움직이는 경로는 사진에 어떤 피사체와 배경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움직이는 경로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찍새 1 년차일 때 찍었던 무당거미 사진

아무렇게나 찍어도 되는 이 구도가 가장 훌륭한 구도 중 하나다. 그러나 그만큼 매우 많은 곳에서 이 구도를 쓰기 때문에, 너무 식상하다. 그러니까 이 구도를 쓸 때는 약간씩 변주하면 더 좋을 것이다.

얼룩가지나방 애벌레
촬영난이도가 높아지고 촬영실력이 나아졌을 뿐,
지금도 이 구도로 계속 찍는다.

1.2 시선 유도

시선 이동을 직접 이용하는 것보다 좀 더 발전적인 방법은 사진 어딘가에 중요한 피사체를 두고, 그 피사체를 향해 덜 중요한 피사체를 배치해서 시선을 유도하는 것이다. 수동적이길 포기하고, 시선을 강제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사진을 보는 사람이 어디를 보고 있었더라도 도중에 시선을 유도받아 사진사가 보기를 원하는 가장 중요한 피사체를 보게 된다.

참고로, 처음에 이걸 말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속으로 그런게 어디 있느냐고 생각하고 잊었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말한 사람을, 앞에서 수평이나 강조하던 사람들과 같은 꼰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많은 사진을 보며 고르다보니, 어느덧 내 무의식이 그렇게 본다는 걸 알게 됐다.

[설명도 2] 어디를 보고 있었더라도, 결국 얇은 화살표를 따라서 삼각형을 보게 된다.

이 방법은 시선을 유도할 때 쓸 덜 중요한 피사체를 어떻게 기억에 남지 않게 만들 것이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기왕이라면 미적으로 곱거나 흥미롭다면 금상첨화다.

위 사진은 인물과 건물이 만드는 그림자가 특정한 사람들만 부각시키도록 시선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구도이다. 부각되는 사람들은 유별난 행동을 하거나 눈에 띄는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닌 코딱지만하게 보이는 몇 명이다. 물론 그림자는 시선을 유도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커다란 산왕거미 사진은 미끼일 뿐이고,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건…..?!

위 사진의 경우, 만약 털보깡충거미 수컷으로 추정되는 주피사체만 저렇게 사진에 담겼다면, 사진을 보는 사람은 모두 실패한 촬영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주피사체를 향한 큼지막한 산왕거미가 있기 때문에, 주피사체를 발견한 사람은 더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물론, 이 사진은 이걸 의도하고 찍은 것도 아니고, 주피사체를 발견하는 게 쉽지만은 않으니 수준 높은 작품이라 보기는 힘들다. 이렇게 된 이유는 산왕거미가 너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다가 주피사체가 배경과 차별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데 야생상태의 생물은 은신스킬을 기본으로 발휘하고 있으므로, 저런 환경에서 차별화를 꽤하기는 힘들다.)

선유도 공원에서 누군가가 피아노를 친다.

난간, 크로스필터의 빗갈림 등이 피아니스트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은 난간 밑이나 왼쪽의 빗갈림 아래쪽에는 시선이 가질 않는다.

1.3 기하학적 시선 유도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딱히 이야기해줄 것도 없고, 꼭 활용할 것도 없다. 그냥….

예를 들어 대각선구도, 통일(규칙성), 변칙, 대칭 등의 기하학적 특징이 나타나면, 사람의 시선은 그에 맞춰서 특정한 것을 보게 돼 있다. 기하학적 특징 자체를 볼 수도 있고, 그게 시선을 유도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어떤 기존의 프레임에 피사체를 집어넣는 옴니버스식 구성도 마찬가지다. 이러니 내가 뭔가를 설명할 것이 없다.

길거리 스냅@인사동
어지러워 잘 보이지 않는 사진인데, 신기하게도 뒤쪽 인물들이 눈에 확 띈다.
흔한 액자 구성
액자 안에서 무슨 이야기가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건 없다.

2. 심리적인 원인에 의한 구도

구도는 심리적인 원인이 큰 영향을 준다. 이걸 고려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사진을 찍더라도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 근데 이건 이유가 있거나 그런 게 아니라, 인간의 타고난 본성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구도를 파괴하여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도의 파괴는 별로 일어나지 않으며, 반대로 괜찮은 파괴 방법이 등장하면 전세계의 사진사가 따라하기 바쁘게 되기도 한다.

이에 해당하는 예는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많으니, 이 글에서는 몇 가지만 살펴보자.

2.1 삼분할법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심리는 구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인물사진을 찍을 때, 삼분할법이 가장 인기가 있는 이유는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잠자리…(응?)

이 사진은 삼분할법에 의해 전체 화면이 나눠져 있으며, 주피사체는 화면의 정가운데에 있다. 좋은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 안정적인 구도로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진은 색깔로도, 피사체 사이의 관계로도 삼분할법에 의해 나눠진다. 그러나 꼭 이렇게만 나누라는 법은 없다. 예를 들어서….

위의 사진은 그 위의 사진처럼 수크렁 이삭이 깔린 단순한 사진이다. 이때는 색깔이나 형태는 전체가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어서 이전 사진과 다르다. 그러나 이 사진이 영역이 분리되어 보이는 것은 초점이 맞은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초점이 맞은 영역이 앞쪽 1/3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 그 영역의 밑과 위에 얇게 풀잎이 집중적으로 보여서 색깔이 약간 다른 영역이 분포돼 있다. 그 위로는 다시 초점이 맞지 않은 이삭이 깔려있다. 풀잎이 찍힌 영역은 주피사체의 윤곽을 명확히 보이도록 하는 역할을 하며, 사진 전체 넓이의 1/3에만 초점이 맞은 이삭이 분포한다는 측면에서 삼분할법이 약간 변주된 사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왼쪽 위에서 시작된 색깔이 다른 풀잎 영역이 시선을 유도해서 사진이 전체적으로 위와 아래 또는 앞과 뒤로 나뉜다는 걸 알려준다.)

향기제비꽃

이 사진은 주피사체인 향기제비꽃이 세로로 볼 때 밑에서 위쪽으로 1/3 지점에 있다. 또한 가로로 볼 때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데, 아마 거의 황금비율에 맞을 것이다. 거기다가 삼분할법보다 약간 오른쪽 위치에 푸른 풀 한 포기가 나 있어서 향기제비꽃과 함께 묶여서 삼분할법에 더 가깝게 보여준다. 이런 구도는 보통의 삼분할법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각시붓꽃

거기다가 저 뒤쪽의 배경에서 흐릿하게 깔린 향기제비꽃은 사진 전체의 균형을 맞춰준다. 이런 방식으로 사진의 균형이 맞는 걸 무게중심이 맞는다거나 뭐 그런 여러 가지 표현으로 말하는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이런 방식을 우리 뇌가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른쪽에 있는 각시붓꽃 사진도 활짝 개화한 데다가 굉장히 소담스럽게 꽃이 피어있는데, 사진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각시붓꽃이 활짝 피었다는 생각을 할 뿐이어서, 위의 향기제비꽃 사진보다 좋게 볼 가능성은 별로 없다.

애기똥풀

무게중심만이라면 이 사진이 훨씬 더 안정적이다. 꽃이 좌우로 잘 분포돼 있어서 진짜 안정적으로 느끼게 된다. 거기에다가 이 사진은 왼쪽에는 꽃봉우리, 오른쪽에는 활짝 핀 꽃 위주여서 변화 또는 대비도 확실하다. (하지만 다른 요소 때문에 향기제비꽃 사진이 훨씬 더 낫다.)

2.2 보호받아야 할 관절

사람을 비롯한 동물은 움직이기 위한 관절을 갖고 있다. 사람은 이런 관절이 잘렸을 때 무척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건 사진의 테두리에 의해 잘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진은 되도록 관절을 자르지 않는다는 공식이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인물사진을 보면 발목, 무릎, 고관절, 허리, 목을 보호하여 전신, 종아리, 허벅지, 골반, 가슴에서 자른 사진이 주를 이룬다. 그 이후에는 얼굴만 잔뜩 담기게 찍거나, 얼굴의 부분만 찍게 된다.(이렇게 가까이 들이대어 찍는 사진은 구도가 상당히 자유롭다.)

근데 이 심리적 영향이 얼마나 강한지, 혼자서 인물사진을 조금만 찍어봐도 금방 그렇게 찍게 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예전에 SNS에서 지인이 관절에서 자른 사진을 올리셨다. 그래서 되도록 관절에서 자르지 않는 게 좋다고 댓글을 남겼던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한 이야기를 본, 내가 초보블로거였던 시절부터 여러 의견을 나누던 다른 지인블로거(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면 누구나 이분의 덕을 보고 계신다고 봐도 되는 대단하신 분이다.)께서 내 이야기가 어디에서 나온 거냐고 물어보셨다. 그 블로거는 나보다 훨씬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오신 분이셨다. 나는 꼭 누구에게 배워서 알만한 게 아닌, 사진 좀 찍어보면 알게 되는 기본적인 요소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잠시 뒤에, 그분이 이렇게 답하셨다.

“나는 모르고 있던 건데, 내가 그동안 찍어온 사진 모두가 그렇게 찍혀있네요.”

물론 관절에서 잘라져야 괜찮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앉은 자세의 사람을 어디까지 나오게 찍을지 판단하기는 무척 힘들다.

ps. 원래 여기까지만 언급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한 가지를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관절 부위에 무언가가 지나가면 안 좋다. 예를 들어 사진을 찍었는데, 목 부위를 경계로 배경이 확 바뀐다거나, 나뭇가지가 있다거나 앞쪽에 뭔가가 있다면 보는 사람이 무척 꺼림직하게 느낀다. 이건 다른 관절 부분도 (목 부위보다는 덜하지만,) 비슷한 느낌을 준다. 마찬가지로 사진을 찍었는데 머리 위쪽으로 배경이 확 바뀌거나 무언가 물건이 있다면 불편함을 유발한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물론 사슴뿔 같은 게 머리 위로 튀어나온 것처럼 보여서 재미있다거나 그런 예외도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왼쪽은 괜찮은데, 오른쪽은 상대적으로 목 부위를 향하는 가로선이 더 두드러지고, 더군다나 머리 꼭대기에 밝은 조명이 빛난다. 이런 경우는 특별히 의도한 게 아니라면 좋지 못하다.

2.3 여유공간[여백]

사진을 찍을 때는 여백이 매우 중요하다. 여백을 많이 주거나 아예 안 줘도 되지만, 여백을 잘못 처리하면 지루하거나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좋은 느낌의 여백을 줄 수 있을까? 아마도 이것에 대한 답을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모른다.

예를 들어, 인물사진을 찍을 때 머리 위에 여백인 헤드룸을 얼마나 줘야 할까? 알 수 없다. 보통 잘 모르겠다면, 가슴까지 나오게 찍는 사진을 찍을 때는 눈을, 발 끝까지 나오는 전신샷을 찍을 때는 가슴을 사진의 가운데에 두면 자연스럽게 처리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헤드룸을 주지 않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음…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어떤 분들은 그게 타이트한 느낌이 든다거나 하면서 엄청 좋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대부분 불편할 뿐이다……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리그가 펼쳐졌달까? 이처럼 파격적인 접근은 때때로는 반발을 불러오는 경우도 많다는 걸 주의해야 한다.

2.4 시선 방향 처리

인물이나 동물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공간을 더 넓게 준다는 기본원칙이다. 차량처럼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간다는 걸 인식할 수 있는 피사체이거나, 움직이는 흔적을 남기는 일반적인 물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로는 안 움직이는 물체인데도 배경 때문에 나타난 흔적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경우에 움직이는 물체처럼 처리할 수도 있다. 보통 이런 구도는 안정적으로 느낀다. 따라서 추천할만한 구도가 된다.

임솔아@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그냥 흔한….

그런데, 막상 수많은 사진은 등장인물이 벽을 바라보게 처리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똑같은 사진인데,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 경우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심지어 다른 건 모두 똑같은데 눈동자 방향이나, 표정이 살짝 달라져도 사진이 말하는 내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인류가 집단생활을 하도록 진화한 결과 때문일 것이다.)

임솔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그런데 나는 인물사진을 제대로 찍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이런 쪽은 적당한 예시사진도 찾을 수가 없다. 단지 사진을 많이 보다보니, 딱 보고 좋다는 느낌을 받을 뿐이다. ;;;;

2.5 심리적 무게중심 또는 무게 분배

무게중심을 맞춰서 사진을 안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것을 위해서 오른쪽에 피사체가 위치한다면 왼쪽에도 반대급부의 피사체를 위치시킨다. 지렛대의 원리처럼, 크거나 진한 색깔의 피사체와 작거나 옅은 색깔의 피사체가 섞인다면 앞의 피사체를 화면 중앙에, 뒤의 피사체를 화면 가장자리로 보내거나 묶어서 위치시키는 등으로 균형을 맞추면 좋다.

아유타야 Wat 마하 탓
화각이 200 ˚ 정도 되는 파노라마다. 그늘 때문에 색깔이 차이나서 위치가….

만약 중요한 피사체가 하나 뿐이라면, 반대편에는 보통 가치가 적은 그림자, 나무 같은 것을 고의적으로 위치시킨다. 사진 종류에 따라서, 길거리 스냅사진 같은 경우엔 효과가 상당히 좋다.
이때 고의적으로 위치시킨 부가적인 피사체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 줄 수 있으면 더더욱 좋다. (물론 이런 경우엔 구도보다는 구성으로 봐야 하겠지만…)

무게중심? @홍콩 공항
소@미얀마 칼로
오른쪽 소머리가 균형을 맞춰준다.

(심리적인 것에 대해서 쓰다가 여기에서 멈췄다.)

3. 피사체의 내용에 따른 구도

이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한 이야기가 많다.

통일 ↔ 변화

대비 ↔ 규칙

평면 ↔ 입체

대략 이런 것이다. 사람들이 입체적인 사진을 담고자 하여 일명 어깨를 걸어 찍는다고 하는 것도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위의 4 장의 사진은 모두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안에 들어오는 피사체 중 일부는 앞이나 뒤로 거리를 둬서 입체감이 부각되도록 찍는다. 때때로 반대로 찍을 수도 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평면으로 나오게 찍는 건 쉬우므로 의식적으로 그렇게 찍는 경우는 거의 없다.

꽃타래의 모든 꽃과 봉우리를 초점 맞은 평면[촬상면]에 위치시켜서
평면으로 보이게 했다.

이 두 사진은 두 인물간의 대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위 세 장의 사진 중 왼쪽과 중간의 사진은 1호선 전철에서 찍은 것이고, 오른쪽 사진은 어떤 전철역의 승강장에서 찍은 것이다. 가운데의 직선으로 쭉 벋은 사진과 비교해서 오른쪽과 왼쪽의 휘어진 사진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그러나 오른쪽의 사람이 없는 사진은 삭막한 느낌을 주고, 반대로 전철 안에서 찍은 두 장의 사진은 삭막하지는 않지만 대신 피곤함 같은 느낌이 든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신발들

위 사진은 신발들의 대비를 잘 보여준다. 신발이 종류와 상태를 보면, 각각의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의 심리적 상태를 알 것 같다. 이게 구도의 힘!

이 계단은 직선인가 곡선인가?

여기에서는 그냥 이런 정도로 이야기를 끝내자. 워낙 내용이 다양해서 특정하게 정리를 다 끝낼 수가 없다. 아무튼 사진을 찍을 때 이런 것에 대해 고민하면 더 좋은 사진을 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4. 피사체의 분리

주요 피사체를 배경이나 다른 부가적인 피사체와 분리시키면 좋다. 예를 들어, 대중 속에 섞여있는 어떤 사람을 찍기로 했다면, 사진사는 이 사람을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만약 보는 사람들이 단순히 대중을 찍은 사진으로 생각한다면, 사진의 주제가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사진사가 취할 방법은 앞에서 설명한 방법을 써도 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도 된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커피를 사먹고 남은 커피통 뚜껑은 매우 좋은 쵤영용 악세사리가 될 수 있다. 주위는 뿌옇게 변하고, 뚜껑의 구멍을 따라 우리가 부각시키려는 인물의 주변에 둥근 원을 어렴풋이 만들 것이다. 그 원이 어지간히 흐린 게 아니라면 사람의 시선은 그 원을 본능적으로 파악할 것이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빠르게 가는 사람 @LA 유니버셜 스튜디오

이 사진은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옆의 텅 빈 줄을 걸어가는 한 여자를 보여준다. 이 여자는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서 프리패스를 하고 있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랄까? 다른 사람은 거의 안 보이고, 이 사람만 눈에 확 띈다. 이렇게 눈에 확 띄는 이유는 이 여자가 혼자서 흰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진을 잘 보면 이 여자의 외곽을 따라서 하얀 선이 살짝 그어져 있고, 하체는 반대로 바닥이 더 밝아서 다리와 검은 선으로 분리돼 보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 여자를 뒤따라가는 남자는 완전히 검게 보인다. 흰 선과 검은 선에 의해 분리된 형체가 사람으로 인식될 때, 더 강렬하게 인식한다. 흰 선과 검은 선이 없다면 저 인물은 배경과 융합되어 그리 부각되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가 뒤따르는 검게 보이는 사람은 뭔가 또 다른 이야기를 해줄지도 모른다. 이처럼 피사체의 윤곽을 따라 시각적으로 분해해도 된다.

목욕하는 물소@미얀마 칼로
비슷하게 검은 물소가 눈에 잘 띈다.

역광을 활용한 윤곽선은 매우 쉬운 분리방법이 된다. 한 가지 예로 다음 사진을 보자.

미국 여행 중

해가 하늘에 떠 있는 단순한 풍경사진이다. 해는 아직 땅과 거리가 있어서 확실히 분리돼 보인다. 그러나 해 앞의 나무 실루엣이 입체감을 불러일으킨다. 대기에 의해 햇빛이 산란되어 멀리에 있는 산의 윤곽이 잘 안 보이게 되면서, 해가 나무와 산의 중간 정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효과는 원래 약할 수 있었는데, 왼쪽과 오른쪽에 날아가는 기러기떼(?)가 있어서 더 그렇게 보이도록 만든다.

그리피스 천문데 올라가는 길 @미국 LA

산 중턱에 그리피스 천문대로 가기 위해 구불구불 건설된 도로가 잘 보인다. 원래는 눈에 잘 안 띄어야 했겠지만, 촬영시간 때문에 도로가 햇빛에 밝게 빛나면서 공간적으로 분리된다. 배경인 산 너머 장소는, 길이 꽤 높은 지대라는 걸 보여준다. 참고로 다음 사진과 비교해보자.

유명한 헐리우드 간판

위 사진은 원래 헐리우드 간판을 찍은 사진인데, 같은 장소에서 찍은 전 사진과 다르게 도로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해와의 각도 때문에 햇빛을 덜 반사해서 눈에 잘 안 띄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 사진은 공간적으로 분리되지 않았는데도, 보는 사람은 분리해서 본다. 이런식으로 밝기, 선, 색 등에 의해 분리해 본다.

하지만, 조금 어려운 경우 초점에 의한 분리돼 보일 수도 있다.

작은 돌탑 @제주 사려니 숲길
약간 아쉬운 사진….-_-

여러 개의 작은 돌탑이 쌓여있다. 이 사진에서는 맨 앞의 것에 초점이 가 있고, 그것이 가장 눈에 잘 띈다. 모든 것이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은 초점이 맞은 돌탑을 보게 돼 있다. 시각은 선명한 것을 공간적으로 분리시켜 볼 것이다. 하지만 돌탑이 너무 위에서 잘려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같은 피사체를 변하는 배경 앞에 둬서 다르게 보이게 한다던지 그런 시도도 가능할 것 같다.


§ 예시

위 글에서 언급된 내용이 실제 사진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을 가져와본다.

아래 세 장의 사진은 문가영이라는 연예인이다. 각각 어떤 사진이고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이 사진을 인물사진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렇다. 변주된 구도의 사진이라서 틀에 맞춰 생각할 수 없다. 인물이 말 위에 타고 있는데, 아마 영화 [애마부인]을 패러디하는 컨셉인 것으로 보인다. 등장인물이 위치한 곳과 자세가 불안해 보이고, 모델의 가슴이 삼분할점에 정확히 위치하고 있으므로, 영화를 패러디하면서 고의적으로 노려졌다. (이러한 점은 인터넷에서 흔히 쓰는 말로) 젖절하다. 이런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사진 자체만 보면 가운데에 있는 인물이 시선이 제일 먼저 갈 것이므로 인물사진으로서 좋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가방을 들고 있는 손이 너무나 어색하다!)

하지만, 이 사진이 가방 홍보용 사진이라면 그리 좋게 평가받지는 못할 것이다. 시선이 왼쪽 위에서 가운데로 움직이다가 인물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인물에만 머물 뿐, 그 아래에 들고 있는 가방으로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방과 말의 색깔이 똑같다.

말과 함께 하는 모델사진…. 흔히 시도되는 구도와 구성의 사진이다. 사진의 끝단이 허벅지에서 잘린 전형적인 구도를 하고 있다. 그만큼 이런 구도와 구성은 좋다고 평가받는다. 말과 사람의 눈높이가 위에서 아래로 삼분할점에 위치하므로 구도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가방이다. 오직 유일하게 눈에 띄는 색의 가방도 같은 높이에 있어서 그냥 전체적으로 주욱 나열해 놓은 것처럼 보여서 별로 좋지 못하다. 더군다나 시선이 가방에 꽂혀서 모델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방 홍보용 사진으로 볼 때는 좋은 반면에, 모델사진으로 볼 때는 좋게 평가받기 힘들다. (물론 가방이 너무 사진 가장자리에 붙어있어서 가방 홍보용 사진으로 쓰기에도 약간 부적절한 편이다.)

가슴에서 자른 전형적인 인물사진이다. 사진의 끝쪽을 보고 있는데, 아마도 날아오는 것(화살?)을 보고 놀란 것 같은 컨셉으로 찍은 것 같다. 이 사진은 컨셉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인물이 뭐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장애물이 목 부위를 가리고 있어서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준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모델의 얼굴이 평면적인데, 이걸 고려하지 못하고 방향과 렌즈를 선택해서 찍었다.

어떤 의미에서 보더라도 좋은 사진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그냥 화질 좋은 사진!

조이현 배우

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조이현 배우의 사진이다. 발목에서 잘렸다. 뭔가 상당히 어색해 보인다. 차라리 아래쪽을 조금 더 잘랐더라면 나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근데 포즈 등등의 영향 때문에 더 자르기는 힘든 상황…. 처음에 좀 더 아래로 찍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맺음말

이런식의 심리적인 이유와 피사체에 따른 여러 가지 구성이 구도에 나타날 수 있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한도 끝도 없는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그래서 구도에 대한 공식이라며 떠도는 것이 많은 것이고, 그런 묶음마다 이야기가 다 다른 것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찍을 당시에 모든 걸 고려해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사진은 많이 찍고서, 그중에 좋게 해석되는 것만 골라서 공개하면 된다. 구도는 사후약방문이랄까….

이렇게 모두 4 가지 요인으로 구도를 구분해 보았다. 사실은 훨씬 더 많겠지만, 이것들만으로도 머리가 충분히 아파진다.

추가 반찬은 셀프?

이 사진은 제주도의 깡촌흑돼지라는 식당에서 찍어온 것이다. 5 년 전에 찍은 사진이니까, 지금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이 사진은 듣보잡 영어단어가 아니라 우리말을 적절히 표기한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다. 덤으로, 우리말이 외래어로 자꾸 오염되는 느낌을 담아서 사진을 일부러 안 흔들리게 안 찍었다. (어두워서 노출시간을 0.3 초로 찍었으니, 안 흔들리게 찍기 힘든 환경이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 같이 찍은 다른 사진들은 같은 조건에서 안 흔들리게 찍었다.) 사진은 그냥 이런 식으로 편하게 찍으면 된다는 게 내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말하고자 한다.
사진은 어중간한 게 가장 안 좋다. 예를 들어 인물사진에서 인물이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면… 그래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내 바로 주위를 보고 있다면 정말 애매해진다. 차라리 완전히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또 수평 문제도 있다. 어중간하게 수평이 안 맞으면 사진을 활용할 때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다. 수평을 맞추려면 잘 맞추던지, 그게 아니라면 아예 확 틀어버리는 게 나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과연 ‘수평의 기준’이 어디냐 하는 문제다. 그래서 앞에서 이야기한, 모델사진에서 모델의 자세에 따라 수평을 약간씩 기울이는 게 더 나아보이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PS.
이 글을 쓰기 얼마 전에 어도비 스톡 서비스에 사진 28 장을 올려보았다. 어떤 사진을 그쪽에서 좋아하는지 몰라서 시험삼아 꽃과 벌레 사진만 28 장을 올려보았다. 6 일만에 심사가 모두 끝났는데, 결과적으로 25 장은 등록이 됐고, 3 장은 거절됐다. 3 장 중 한 장은 꽃사진이었고, 나머지 두 장은 아래의 두 거미 사진이다.

왜 등록이 거절된 건지 잘 모르겠다. ^^; 내가 올리면서 분류를 잘못해서 그런 걸까? (분류를 자동으로 해준 그대로 그냥 올렸었다. ^^;) 아무튼, 이렇게 사진을 두고서 평가하는 건 사람마다 편차가 크다는 걸 알아두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누구라도 나쁜 구도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 좋은 구도가 있을 수 있고, 좋은 구도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 나쁜 구도가 있을 수 있다. 이건 순전히 받아들이는 사람 맘이다. 그러니까 구도가 좋다 나쁘다 갖고 너무 맘에 두지 않으면 좋겠다.

PS의 PS.
다시 어도비 스톡 서비스에 사진을 올려봤다. 이번에도 꽃과 벌레 사진이 주였는데, 이번에도 3 장이 거절될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이, 거절된 사진 6 장을 볼 때, 기계적인 기준을 세워두고 거절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새로 올렸다가 퇴짜맞은 거미줄 사진

이 거미줄 사진의 경우, 원래 초점을 안 맞게 찍어야 이쁘다. 아마도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거절됐다고 하는 걸 보면, 사진 자체를 보지 않고 초점이 맞았는지만 검토했을 것이다. 이전에 퇴짜맞았던 사진도 마찬가지였다. 포럼에 질문으로 올렸더니, 한쪽 눈에만 초점이 맞아서 거절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ㅎ

몰라서 미안하다. ㅜㅜ

2 comments on “사진의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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