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넷북은 Asus eeePC 1000HE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LED TV와 같은 mighty LCD를 탑재하고 있는 넷북이다. 즉 LCD(Liquid Crystal Display)의 백라이트(backlight)를 LED(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로 바꾼 제품이다.
이 글을 작성하는 것은 오늘자 스포츠서울에 삼성과 LG가 국내 LED TV 점유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 때문이다.
지금 내 넷북을 사용성 테스트를 해보고 있지만 화각이 좀 좁아진 것 이외엔 크게 불편함을 모르겠다. (사실은 LCD 디스플레이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이 넷북을 고른 이유, 또 이 넷북의 마케팅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한 번 충전한 배터리로 오래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LED가 기존의 백라이트를 쓰는 것보다 더 전력을 적게 소모하기 때문에 한 번 충전하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이 제품을 테스트해본 결과로는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 정도로는 5.5시간 정도를 사용할 수 있었다. (광고대로라면 9.5시간을 쓸 쑤 있어야겠지만, 휴대용 컴퓨터의 광고만큼 믿을수 없는 것도 드물기 때문에 그러려니 한다.)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1. LG전자는 삼성선자가 미리 발표한 LED TV가 사실은 LED TV가 아니라 백라이트만 바꾼 LCD TV라는 점을 강조한다.
2. 삼성전자는 LG전자에서 내놓은 LED TV의 작동주파수가 240Hz인지에 대해서 삼성전자는 120Hz 작동주파수를 반사를 통해 240Hz 효과를 내고 있는 직하방식 제품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3. LG전자는 자사 제품의 직하방식 백라이트가 더 많은 LED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질이 더 선명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삼성과 LG의 다툼이 있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해 보인다.
첫째로 LED TV건 LCD TV건 사용자 입장에서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소비자는 그저 성능만 좋으면 그뿐이다. (사실은 나도 처음 LED 화면이라고 하여 화면 구성을 LED점등만을 사용하는 방식인줄 알았다. 그러나 아직은 불완전한 방식인 것 같다.)
둘째로 LED TV가 120Hz로 작동하건 240Hz로 작동하건 이도 중요하지 않다. 작동주파수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싶다면 브라운관TV나 형광등이 비추는 곳에서 손을 빠르게 흔들어보면 알 수 있게 된다. 손이 연속적으로 보이지 않고 끊어져 보인다. 그러나 LCD의 백라이트는 거의 깜빡이지 않기 때문에 작동주파수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극히 미미하다. 더군다나 사람의 눈이 느낄 수 있는 깜빡임은 약 75Hz 미만이고, 형광등 같은 조명 속에서 흔들리는 손이 연속으로 보이기 위해서도 120Hz 정도 이상이면 거의 영향이 없어진다. (그러나 이 주파수가 높으면 여러모로 좋은 경우가 있다.) 참고로 내가 쓰고 있는 Asus eeePC 1000HE의 경우도 손을 앞에서 흔들어도 나로서는 손의 위치가 끊어지는 것을 볼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LG전자의 직하방식 LED와 삼성전자의 에지방식과 비교가 될 땐 어떤 제품이 좋은가 하는 문제다.
LG전자의 직하방식은 LED가 좀 더 많이 필요하지만 확실한 성능을 보일 수 있다. LG전자의 제품처럼 두 배의 작동주파수를 낼 수 있으며, 이는 단위소자의 소모전력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더 많은 LED가 사용됨에 따라서 전체적인 소모전력은 높아진다. LED의 발열문제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이러한 단점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좀 더 효율이 높은 LED가 개발되어야 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에지방식은 이름에서도 알겠지만 화면 옆(Edge)에서 LED의 빛을 중앙쪽으로 쏴주고, 이를 방향을 바꿔서 사용자들이 볼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LED의 발열을 분산시킬 수 있어 안정적인 제품을 만들기가 쉬워지고, 또 얇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의 주장대로 제품이 얇으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더 받게 될 것이다. 벽에 완전히 붙이는 제품이 아니라면… 그리고 LED를 적게 사용되는만큼 적은 소비전력이 여러 가지로 유리할 것이다.
여기서 직하방식과 에지방식의 차이 때문에 화질이 선명도가 차이날 것이라는 LG전자의 분석은 아무래도 뭔가가 이상하다. 선명도는 광원의 형태가 아니라 화면을 나타나게 해주는 액정의 성능에 대부분 의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 방식의 1차전은 삼성전자의 에지방식의 승리로 보인다. 하지만 이 승리는 1차전일 뿐이다. 진짜 대결은 앞으로 1~2년간 지속적으로 대결이 이뤄질 것이고, 그 뒤에도 어느 한 쪽이 시장을 전부 차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어차피 LG전자 제품의 지나치게 두꺼운 점을 제외하면 화질이 가장 큰 구매결정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실제 제품을 살펴보고 화질이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
ps. 두 업체의 경쟁적인 비교 자료 발표(?)는 진짜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LEDTV 제품시장 전체를 더 키우려는 (LEDTV라는 제품이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려는) 두 업체의 의지가 잘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몇몇 문제를 제외하면 화질이 가장 큰 선택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경쟁적 자료 배포에도 불구하고 화질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어 아쉽다.
전 요즘 나오는 TV의 화질이야 예전과 비교하면 비교하는 것이 기분나쁘다고 할 정도로 좋아졌으니 ‘소비전력’이 적은 놈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에누리 같은 곳에서 봐도 ‘소비전력’에 대한 자료는 강조점이 별로 없는 듯.
TV가 40인치 이상으로 커지면 이게 좀 크리티컬 한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