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낭거미는 원래 배회성 거미다. (이에 대해서는 글 끝에서 다시 이야기하자.) 산란기가 되면 벼과식물인 벼, 갈대 등의 잎을 세 번 접어서 그 사이에 집을 짓는다. 이때 만든 집이 주머니(염낭) 같다고 해서 염낭거미라고 부른다. 어미는 집 안에 들어가서 알을 낳고, 부화할 때까지 돌본다. 새끼는 알에서 부화한 뒤에 한 번 탈피를 하고서는 어미를 잡아먹는다. 그리고는 두 번째 탈피를 한 뒤에 둥지를 뚫고 밖으로 나와 유사비행을 해서 흩어진다.
내가 사는 인천 부근에서 발견되는 염낭거미는 대부분 노랑염낭거미다. 그러나 염낭거미는 종류 구분이 매우 어렵다. 다들 비슷비슷하게 생겼다는 뜻이다.



갈대잎을 접지 않고, 두 개를 붙여 집을 만들었다.

새끼에게 잡아먹히기 직전까지 살아있다.

내가 이 집을 뜯어서 어미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곧 어미를 잡아먹었을 것이다.

어떤 염낭거미 종인지 확인되지는 않는다.

앞에서 말했듯이, 염낭거미는 배회성 거미로 분류된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일까?
내가 관찰해본 바로는 최소 몇 종의 염낭거미는 배회하지 않고 특이한 거미줄을 친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염낭거미! 이전에 찍은 사진을 보면(링크의 20 번 사진)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거미줄을 볼 수 있는데, 거미줄을 치는 염낭거미류는 모두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친다. 거미줄을 친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이 거미줄이 중요한 이유는 염낭거미는 배회성 거미답게 두발톱무리이다. (두발톱무리는 모두 배회성거미로 발 끝에 발톱이 2 개나 4 개 있다. 거미줄을 치는 거미는 모두 세발톱무리로 발 끝에 발톱이 3 개 있다. 늑대거미는 배회성 거미 중 유일하게 세발톱무리이다.) 그런데 이들 중에 다시 거미줄을 치는 종이 등장했다는 뜻이다. (뭐… 태국에서는 설렁줄이 달린 거미집을 만들고 사는 깡충거미를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