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편소설은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려있다. 그만큼 우리 모두에게 친숙한 작품이다. 지금 이 포스트를 읽으시는 분 중에 <소나기>를 모르시는 분은 안 계실 것 같다. 그러니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기로 하자.
이 작품에는 두 가지 풍문이 있었다.
첫째는 1953 년에 처음 쓰였던 「소나기」 미발표 원고는 성인소설 수준이었다는 풍문이 있다. 세워둔 수수대 밑으로 비를 피하는 장면에서, 초본에는 두 남녀 주인공 사이에서 뭔가 일이 벌어지는데, 발표하기 직전에 삭제했다는 것이다. 이건 이미 고인이 되신 황순원 작가 본인만 아실 터….. 황순원 작가가 살아계실 때 어떤 기자가 이걸 물었었는데, 묘한 웃음만 지으셨다고 한다.
둘째는 처음 발표할 때에는 마지막에 한 문단이 더 있었다는 것이다. 이건 실제 발간됐던 『문예』 잡지 1 호가 발견되어 사실인 게 확인됐다. 출판사 편집자가 마지막 문단이 사족 같다고 말하자 황순원 작가가 스스로 지워버렸다고 한다. (나도 읽어봤는데, 내가 봐도 역시나 사족 같았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보니 영상으로 여러 번 만들어졌다. 제일 먼저 영상으로 제작된 건 1978 년에 제작된 영화 <소나기>이다. 그리고 두 번째가 KBS에서 2005 년에 만든 HDTV문학관 <소나기>다. 이건 2008 년에 앙콜상영 되기도 했었다.
1978 년 작품과 2005 년 작품을 간단히 비교해보자면, 여러 가지 시골에서 쓰던 물건이나 풍경이 나오는 면에서는 1978 년 작품이 당연히 더 낫지만, 그 이외의 면에서는 2005 년 작품이 더 나은 것 같다. 2005 년 작품에서는 소설 <소나기>에서 말하는 하얀 목덜미의 윤초시댁 딸과 온몸이 까만 남자주인공의 대비가 잘 살아나고 있는데, 1978 년 작품에서는 그게 잘 대비되어 보이지 않는다. 근데 이게 너무나 작품 질에 미치는 영향이 커 보인다.
마지막으로…..
내 기억에 의하면 1990 년쯤에도 <소나기>가 TV에서 한 번 방송된 적이 있다. 근데 그게 1978 년에 만들어진 영화였는지, 방송국에서 따로 만든 단막극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이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