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이 연애의 합리적 선택지라는 주장’? – 김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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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뉴스에 ‘스폰이 연애의 합리적 선택지라는 주장’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음…. 첫 문단만 읽어봐도, 이게 언론사를 통해 공개됐다는 게 이해가 안 됐다.

[김지학의 미리미리]

욕망의 대상, 주체성의 제거라는 폭력문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잘못된 만남”은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여성의 몸은 상품화되었고 성적으로 끊임없이 욕망되지만 주체성이 없는 존재로서 머물기를 요구받는다. 그런 요구를 가장 심하게 받는 집단들 중 여성 아이돌이 있다.  여성 아이돌이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주체성을 가지고 살고자 하거나,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페미니스트로 ‘오해’라도 받았던 이들은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도록 내몰렸다.

….(후략)….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한참 전개되고는 마무리는 이렇게 끝난다.

….(전략)….

다른 사람의 감정과 의견이 궁금하지 않은 사람은 연애뿐만 아니라 좋은 친구도 될 수 없다. 좋은 부모도 될 수 없다. 좋은 관계 맺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이 궁금하지 않다면 내가 그 사람에게 원하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혹은 세상이 해야 한다고 정해놓은 것을 우리도 해야 한다고 여기는 관계밖에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와 평등한 관계에서 평등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런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도 다른 사람들과 평등한 관계에서 평등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억압이 점철된 각본을 넘어서서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탐구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글에 대해 뭔가 이야기하려면, 중학교 국어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맞춤법 같은 게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이니, 제대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과 이 글을 쓴 사람은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그렇다 쳐도,
도대체 미디어 다음은 무슨 생각으로 이 기사를 공개한 것일까?
저런 글을 올리면 진보인 줄 아는 걸까?
답답하다.

2 comments on “‘스폰이 연애의 합리적 선택지라는 주장’? – 김지학”

  1. 노을에 대한 책이 좋아서 찾아왔는데 되게 쉬운 글을 이해를 못 하시니 안타깝네요. 동의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였다면 안타깝지 않았을 텐데,.. 이런. 그래도 노을관련 책은 잘 읽겠습니다.

    1. 말이나 글을 이해한다는 것은 표면에 노출된 말이나 글 자체보다 그 밑에 깔려있는 패러다임이나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쓴 것은 김지학 님의 기사 밑바탕에 깔려있는 프레임이나 패러다임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보이는 글을 보면 자기를 소위 패미니즘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데, 그 사람들을 보면 메갈이나 일베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참고로, 2010 년을 기준으로 이전에 자기를 패미니스트라고 말하던 사람과 이후에 말하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부류에 속한답니다. 그들이 말하는 패미니즘의 근간이 되는 패러다임과 프레임을 기준으로 말이죠.)
      오히려 이걸 역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언론을 통해 나오는 기사들이 대부분 그런 경우지요. 김지학 님의 글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뉴스를 보더라도, 글 자체보다 왜 글을 이렇게 썼을까를 추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아예 안 보는 게 더 낫고요.

      같은 이유로 쉬워보이지만 이해하기 지난한 글이 있는 반면, 어려워 보이지만 쉬운 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꽃들에게 희망을]이나 [어린왕자]의 경우 동화로 여겨질 정도로 쉬워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어려운 글이라서 성인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나이에 따라, 읽는이가 처한 환경에 따라 받아들이게 되는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죠. 반면에 인터넷에 있는 영문위키백과에 나오는 글들 같은 경우는 어려워보이더라도 막상 쉽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패러다임이나 프레임을 바탕으로 수정해서 놓아서, 보편적으로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고쳐져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용어의 뜻만 알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므로 쉽죠. (물론 용어가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든 글이 많긴 하죠.) 그러니까 제대로 이해하려면 글쓴이가 사용한 프레임과 패러다임을 정확히 재구성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고요. 아쉽게도…ㅜㅜ

      진짜 큰 문제는 자기 주변에서 통용되는 프레임이나 패러다임만 알고 있는 경우, 다른 프레임이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하는 생각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올림픽에서 3관왕을 한 양궁선수의 메갈 논란의 경우, 아마 그 양궁선수 주변에 메갈이 많아서 문제를 느끼지 못했던 것일 겁니다. 오래전에 논란이 됐었던 전효성의 ‘민주화’ 발언 논란도 마찬가지고요.

      제 책 또한 제가 구축한 프레임과 패러다임 위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리학에 대한 프레임과 패러다임을 다양하게 알던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겠지만, 그게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프레임과 패러다임이 아니다보니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

      제 책을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읽으시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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