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와 블루투스

나는 4년간 아이리버(iriver)의 iHP-140를 사용하고 있다. 가장 최초에 나왔던 40GB 용량의 하드디스크 타입 mp3 player를 구매해서 4년째 잘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리모콘이 한 번 고장나서 바꿨을 뿐 나머지 부분은 잔고장 한 번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펌웨어의 문제가 좀 있기는 하지만….. 나름 만족할만한 제품이다.

아이리버의 제품군 중에서 하드타입은 이제는 홈페이지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나처럼 그 당시에 구매해서 사용하던 사람들이 많을텐데, (store의 목록에서 사라진 건 품절됐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모든 홈페이지에서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심지어는 홈페이지의 검색엔진에서 모델명으로 검색해 봐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예전엔 펌웨어와 관련 프로그램이 몇 개 등록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들도 아예 보이지 않는다. 서버에서 완전히 지워버린 것이다. 처음 제품을 출시하면서 펌웨어를 업그레이드 하면 ape를 재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store에서 리모콘은 아직도 계속 팔고 있다. 아마도 리모콘이 고장나서 못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새로 산 핸드폰을 테스트하면서 소리가 나지 않는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혹시 Bluetooth는 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1년 이상 안 뜯고 고이 모셔뒀던 Bluetooth용 헤드폰을 꺼내어 고생고생하면서 핸드폰과 연결하고 소리 테스트를 해 봤다. 결국 역시 소리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테스트를 끝냈다.
그런데 불현듯 스치는 생각이…… 만약에….. 이런 기능이 있으면 어떨가?

MP3 Player에서 자체적으로 Bluetooth를 지원하지 않더라도 리모콘같은 교체가 쉬운 기기에 Bluetooth기능을 추가시킨다면….?? 가뜩이나 iHP-140는 덩치가 커서 가방에 넣고, 이어폰을 길게 늘어트리고 다닌다. 그 덕분인지 이어폰이 맛이 간 건 옛날이었는데 그래도 끝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Bluetooth 한방이면 그런 모든 불편을 해소하게 될텐데……
그래서 아이리버 홈페이지에 가서 한 번 검색해 봤다. 과연 새로운 리모콘 같은 제품이 나왔을까? 검색해 봤더니 2006.09.20에 나보다 먼저 같은 아이디어의 제품이 있는지 제품문의에 질문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답변은 엉뚱하게도 ‘고객제안 게시판을 이용하여 제안하면 참고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이 붙어 있어다. 우왕~~~ 이거 공무워니즘보다 더 무섭다. -_-;;;;

결국 검색해본 결과 Bluetooth 기기들은 보이지 않았고, 새로나오는 MP3나 전자사전에만 Bluetooth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결국 단종됐거나 현재 판매제품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을 고려하여 만들지 않은 것인가? 그렇다면 외국 업체들은 어떨까? 정말 아쉬운 이야기지만 외국 회사들 중 유명한 회사들은 정말 오랫동안 사후 써비스를 하고, 더 개선할 수 있는 요소가 있으면 개선한다. Bluetooth 또한 마찬가지다.




구입한지 겨우 4년밖에 안 됐는데도 불구하고 펌웨어를 비롯한 활용하는데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모두 서버에서 삭제한 아이리버를 어떻게 믿고 새로운 제품을 살 것인가? 현재 판매되는 제품들도 4년 안에 모두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소비자가 개선해야 할 사항을 회사에 feedback 하는 형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꼭 고객제안 게시판을 이용하여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다양한 반응을 받고 이를 분석하여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기업이 할 일일텐데, 꼭 귀에 대고 고쳐달라고 해야 생각해 보겠다는 반응은 좀 우습다.

이전에 내가 지금 사용하는 MP3Player의 사용기를 올렸을 때(블로그를 많이 이사다니다보니 지금의 블로그에선 사라졌다. -_-) 전기가 없는 곳에서도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아이리버에 한 적이 있었다. 그 뒤에 1년쯤 지나 아이리버 홈페이지에 가보니 store에 건전지를 이용한 충전팩이 판매되고 있었다. (사실 내가 건의해서 그런 제품이 만들어진 것인지는 명확지 않다.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진 것인지도…)
하지만 당시에 나처럼 찾아가서 하는 feedback을 항상 바란다면 아이리버가 걸어갈 길이 그리 순탄치많은 않을 것이다.

솔직히 아이리버가 MP3Player를 처음 개발한 뒤에 우리나라에서조차 시장점유율 1위를 내주던 과정 속에는 석연찮은 일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 아이리버를 판매하는 offline의 매장들이 거의 없다는 것인데, 제품이 좋다한들 물건을 구할 수 없는 제품을 어떻게 사겠는가? 내가 아이리버 MP3Player를 구매했을 때가 용산에서 아이리버 제품을 볼 수 있었던 그 마지막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에도 아이리버 제품을 취급하는 점포가 별로 없어서 여러 곳을 전전해야 했었다.
나는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리버가 아무리 음질을 개선하고, 디자인을 혁신한다고 하여도 결국 승패는 이미 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글쎄…. 아이리버가 현재 10% 정도로 2위의 국내시장 점유율에 만족하고 있거나 작은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아이리버 제품을 구매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객관적으로 여러가지 상황을 이야기해주면서 말린 적도 있었다. 최근 아이리버의 행태가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기는 좀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리버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을 신경써야 할까???
당장 홈페이지부터 다시 구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요소들을 확인하는 것을 위해 조직을 바꾸는 변화가 가장 중요한 것일 것이다. 나처럼 레인콤 홈페이지의 고객제안 게시판을 일부러 찾아가서 제안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까…

12 thoughts on “아이리버와 블루투스

  1. PMP쪽이나 MP4P, 전자사전 등에 모듈을 넣는 일을 하다보면 제조사 사람들과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분을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닥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관리할 사람들이 적고 대부분 신제품쪽에만 매달리다보니 유지보수쪽에 인력을 투입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하네요.
    어쩌면 그게 현재 한국 IT업계의 고질적인 질병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1. 저도 뭐 예상 안 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 글을 쓴 것이구요. 한마디로 초창기 맴버들이 기술은 쌓아놨지만 기업문화를 쌓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 핸드폰에 있는 블투를 써보니 폰의 CPU파워가 딸린다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유선으로 들을 때는 끊기지 않는데, 블투 연결만 하면 음이 끊기는 증상이 보이더군요. 아이리버의 옛 기기들도 이런 현상이 아닐까… 싶군요.

    PS. 4년동안 쓰셨으면 IT쪽에서는 오래 쓰신거긴 합니다. ^^

    1. 그건 휴대폰의 cpu를 직접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씀드리는 건 기존의 리모콘 부분을 불루투스로 자체를 바꾸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개발하기 싫기 때문일 뿐이지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S. 4년 쓸 정도의 물건을 만들었으니 초기 물량의 품질은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1. 아직 가격이 좀 세군요. 그래도 한번 구매해서 사용해 봐야겠습니다. 지금 이어폰이 맛도 간 상태에다가 너무 불편해서..ㅜㅜ

  3. 저도 HDD형의 초기버전 10GB 제품을 사서 쓰고 있었지요. 여러 해 동안 별 고장 없이 잘 쓰고 있다가 최근엔 집에 놔두고 잘 안씁니다. 여전히 고장은 전혀 없고, 잘 작동하구요.

    얼마 전에 녹음을 할 일이 있어 아이리버 홈페이지를 뒤졌지요. 매뉴얼은 잃어버린지 오래이니 홈페이지에 가면 기능 설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해서. 그런데 매뉴얼은 커녕 말씀하신대로 아예 그런 제품이 나온 적도 없는 것처럼 되어 있더군요. 결국 뭐 이리저리 만지다가 녹음엔 성공했습니다만, 씁쓸했습니다. 구입할 때는 기존 제품 사용자라서 그나마 할인을 받았음에도 40만원 가까이 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근데 이런 문제는 비단 아이리버만의 일은 아닌가 봅니다. 지금도 집에서 사용하는 로지텍 마우스가 있는데, 2000년에 구입한 제품이죠. 이 제품의 제품명으로 로지텍 홈페이지에서 아무리 검색해봐야 결과가 없어요. 물론 통합 드라이버나 다른 마우스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사용엔 문제가 없지만 조금은… 당시에 7만원 가량 주고 구입한 건데.

    요즘은 이동할 때 음악을 다시 들어볼까 하고 아이팟 구입을 고려중입니다… 아이리버도 잘 작동하지만 덩치도 크고, 본체에서 리모콘을 길게 뺀 다음, 거기서 다시 이어폰을 길게 빼야 하는터라 이동할 때 좀 걸리적거리죠.

    1. 맞습니다. 그래서 Bluetooth를 사용해보려는 것이죠. Bluetooth는 무선 헤드폰으로 작동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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