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문법진화론에 대한 생각

언어는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지만, 보편적인 문법 같은 게 있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주위 사람이 쓰는 걸 듣고 배우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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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의 5분뚝딱철학 채널에서 문법진화론에 대한 책 [진화하는 언어]닉 채터, 모텐 H 크리스티안센 지음, 이혜경 옮김, 웨일북 펴냄을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진화라는 단어의 뜻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내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진화 개념에 맞춰 생각한다면, 문법은 진화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문법이 진화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 뇌는 가소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하는 일이 없어진 뇌세포에는 다른 기능이 부여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눈을 보지 못하게 된 사람의 뇌는 시각을 담당하던 뇌세포를 청각을 처리하는 등의 다른 일을 하도록 기능을 재할당한다. 그래서 소리에 더 민감해진다. 반대로 특정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을 경우, 뇌세포의 일부에게 그 신호를 처리하도록 기능을 재할당한다. 그래서 눈을 대신해 빛을 받아 해당하는 신호를 만들어내는 장치에서 신호를 만들어 뇌에 전달하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자기 눈으로 보는 것처럼 장치의 영상을 본다.

이런 경향은 어렸을 때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태어난 뒤 약 2 살이 될 때까지 시냅스가 급격히 증가하다가 이후에 쓰이지 않는 시냅스가 사라지면서 전체 시냅스 수가 점차 줄어든다. 여기까지가 보편적인 지식이다.

이후부터는 내 생각이다.

언어에서도 완전히 똑같은 과정을 거칠 것이다. 처음에 소리를 들었을 때는 잡음이든, 말소리든, 동물소리든, 음악소리든 모든 소리를 똑같게 듣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각각을 점차 다르게 분석해 듣는다.
사람 목소리를 다른 소리와 분리해 듣기 시작한 뒤부터는, 사람 목소리에서 규칙성을 찾아 인식하게 되는데, 발음뭉치와 상징을 연결해서 인식하면 단어의 뜻으로 인식되고, 발음뭉치의 순서를 인식하게 되면 그게 문법이 된다. 이렇게 언어가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아기가 모국어를 배울 때 주변의 사람에 따라 문법, 어휘, 발음 등이 달라진다. 아이가 성장한 뒤에는 말을 배우는 속도가 느려지는 게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말이 어떻게 진화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말을 배울 때는 보상 과정이 그리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TV 등을 통해서도 말을 배울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피드백이 있으면 더 쉽게 배울 테고, 보상이 있다면 더더 쉽게 배울 수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건 모국어의 경우이고, 외국어를 배울 때는 상황이 좀 다를 것이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유명한 후기이라는데,
생활환경이 다른 사람은 이 후기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이게 언어의 본질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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