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쓰는 과학잡담 : 비대칭이어서 좋은 것들

이 글은 마하바냐님 글을 보고 쓰는 것입니다. 거부감을 느끼는 내용과 사진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싫은 분은 읽지 마세요. 일부 글 내용을 보충하고, 글쓰기를 손봐서 다시 공개합니다.

글 쓴 날 : 2009.10.16


비대칭일 수밖에 없는 것들

자연계에는 대칭인 것이 아주 많이 있고, 사람들은 그것에서 아름다움과 경외감을 느낀다.

부채날개매미충
좌우대칭 = 건강??


그러나 좌우대칭이 아닌 것도 많다. 조개 종류 중에서 이매패류처럼 완전히 좌우대칭인 것도 있으나, 복족류의 전복처럼 확연히 비대칭인 것도 많다. 더군다나 언듯 대칭인 듯 싶지만 비대칭인 것도 많다. 그 비대칭이 얼마나 교묘한지 또는 얼마나 정교한지는 알아채기가 힘들다. 이 글에선 그냥 내가 알아챈 것을 살펴 보자.


복족류인 전복은 누가 봐도 비대칭인 것을 알 수 있다.

1. 사람 몸은 대칭이 아니다.

당신 몸은 좌우대칭인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신일지도 모른다. 사람 몸은 남녀 공히 비대칭이다. 물론 어떤 것은 평균적으로 비대칭, 어떤 것은 모두 비대칭이다. 비대칭인 것은 효율을 좋게 하기 위해서이고, 평균적으로 비대칭인 것은 다양성을 위해서다.
우선 사람이 당연히 대칭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비대칭인 신체부위는 무엇이 있을까?

1.1 남자의 몸

인터넷의 유명한 짤방

남자의 몸에서는 정자를 생산하는 고환이 좌우비대칭인 좋은 예다. 오른쪽 고환은 밑에, 왼쪽 고환은 위에 위치한다. (일부는 반대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로는 고환은 쉽게 움직이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좌우대칭이라면 운동할 때 고환끼리 빈번히 강하게 부딪힐 것이다. 또한 좁은 사타구니 사이에 있어서 자주 다리 사이에 끼일 것이다. 다른 동물과 비교해 보면 두 고환 위치가 다른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양이와 개의 고환은 덜렁대지 않게 몸에 단단하게 붙어있다. 따라서 고환끼리 충돌하거나 다리 사이에 낄 가능성이 없으므로 좌우대칭이다. 돌고래는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고환이 몸 속에 있다. (이때 열에 약한 정자가 체온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한 혈관조직을 발달시켜 고환 주위를 냉각시키도록 진화했다.) 돌고래 고환은 움직이지 않으므로 좌우대칭이다.
반면 소 고환은 두 다리 사이에 축 늘어져 있다. 더위에 축 늘어져 있는 사람을 “오뉴월에 소불알 늘어지듯 한다”라고 말하는 속담이 있다. 이처럼 소 고환은 사람의 고환과 비슷해서 한 쪽은 내려와있고, 다른 한 쪽은 올라가 있다. 소의 경우 어떤 쪽이 주로 내려와 있는지까지는 모르겠다.

고환에 대한 또 다른 한 가지 비대칭은 정자를 생산해 내는 기능이 활성화되는 것은 둘 중 한 쪽(보통 왼쪽)이라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편일까? 잘 모르겠다.

또 한 가지는 남자 성기가 좌우대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유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자 성기는 왼쪽으로 살짝 휘어져 있다. 이는 어쩌면 고환의 위치와 연관됐을 수도 있다.

1.2 여자의 경우

잘 보면 비대칭

여자의 유방은 왼쪽이 오른쪽보다 살짝 크고, 높이도 다르다. (이는 평균에 산출한 비대칭으로 완벽하게 좌우대칭인 여자가 있을 수도 있다.) 여자의 유방이 비대칭이 되는 이유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오른손잡이가 더 많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즉 젖을 먹일 때 왼손으로 아이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왼쪽 유방을 아이에게 더 많이 물린다. 그래서 왼쪽 유방이 오른쪽보다 더 커지게 진화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물론 명확히 이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연스럽게 보이는 오른쪽 사진을 자세히 보면 왼쪽 유방이 조금 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쩌면 남자 시선에서 좌우대칭이 정확한 여자를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유방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운동성과 관련된다. 여자의 유방은 근육이 없어서 남자의 고환만큼이나 덜렁대므로 여자의 운동성이 남자보다 나쁜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만약 뜀박질을 할 때 유방의 크기와 위치가 아주 정확히 좌우대칭이라면 어떨까? 몸이 받는 충격이 매우 규칙적일 것이고, 척추와 장기는 더 큰 충격을 받아 무리가 될 것이다. 유방이 살짝 짝짜기가 되면 두 유방이 가하는 충격량이 가장 큰 순간이 달라지므로, 전체 충격량은 같을지라도 몸이 받는 순간충격량의 최대치는 작아질 것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유리한 진화방향이다.

비슷하게, 개나 돼지같이 새끼를 많이 낳는 동물은 젖꼭지가 많은데, 거의 항상 홀수 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유방과 비슷한 예가 아닐까 싶다.

여성 육체의 또다른 비대칭은 성기인 질에 있다. 남성의 성기가 왼쪽으로 살짝 휘어져 있다고 위 꼭지에서 이야기했었는데, 여성의 성기는 반대로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져 있다. 결국 여성 성기와 남성 성기는 평균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편이다.

1.3 남녀 모두 비대칭인 경우

남녀 모두 비대칭인 신체기관이 있는데, 바로 다리다. TV에서 다리의 길이가 달라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가끔 나오기 때문에 평소 전혀 불편하지 않은 자기는 양쪽 다리의 길이가 완전히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0.5~1 cm만큼 차이가 난다. 유명한 마라톤선수의 양쪽 다리 길이가 1 cm 이상 차이나는 것이 밝혀진 뒤 이에 대한 후속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잘 걷고 뛰기 위해서다. 즉 다리 길이가 차이가 나야 걷거나 뛰는데 더 편하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이 정상상태를 유지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운전할 때 차선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핸들을 좌우로 돌려야 한다. 이 때 정확히 차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흔들흔들 움직이면서 오차를 줄여가는 방식을 취한다. 이런 방식은 진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즉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변화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변화를 계속하는 것이 더 좋다. 이런 경우는 심장에서도 나타난다. 심장 박동주기는 매우 규칙적인 것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자주 변한다. 건강한 심장일수록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면서 뛰는 것이다. 건강하지 못할수록 일정하게 규칙적으로 뛴다. 이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심장 스스로 박동주기를 조절한다는 의미다. 박동주기를 조절하지 못 해서 일정한 규칙성을 보이는 심장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니 인체의 신비가 아니겠는가?

참고 : 『이머전스』

이러한 경향은 적도를 따라서 똑바로 걷기 힘든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이건 관광가이드의 거짓말로 판명났다!)

신체 내부기관까지 생각하면 좌우대칭은 근육과 외부기관이 거의 유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부기관인 심장과 혈관과 폐, 위, 간과 이자, 작은창자와 큰창자, 맹장 등은 모두 비대칭이다. 만약에 내부기관이 모두 대칭으로 생겼으면 우리 몸에 하나밖에 없는 장기는 우리 몸의 대칭선인 중앙에 나란히 배열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효율이 엄청나게 낮아서 비대칭으로 진화한 것이다. (실제로 이런 원시적인 동물이 있다.)

내장이 비대칭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오른손 엄지손가락 지문 이야기가 있다. 태아가 양분이 부족하면 스스로 피를 뇌에 집중해서 보낸다. 그런데 뇌로 피를 많이 보내려면 다른 곳으로 가야 할 피를 줄여야 한다. 그런데 뇌로 가는 혈관과 오른손으로 가는 혈관은 한 혈관에서 나눠지므로 오른손으로 가는 혈관을 좁게 만든다. 피가 안 통하면 빨갛게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피가 안 통하는 태아의 오른손도 그렇게 변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지문이 둥글둥글한 나선형을 그린다. (아… 물론 유전적으로 원래 그렇게 태어난 사람도 있다.)

2. 뇌는 대칭이 아니다.

또 다른 비대칭은 외향으로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여러분은 오른손잡이인가 왼손잡이인가? 오른눈잡이인가 왼눈잡이인가? 오른발잡이인가 왼발잡이인가? 오른귀잡이인가 왼귀잡이인가? 왜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기관이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편향되는가? (심지어 양손잡이조차도 늘 양손을 같은 빈도로 쓰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주로 사용하는 기관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경향이 강한데 이런 것까지 유전되는 것은 아마도 개체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일 것 같다. 그리고 주로 사용하는 기관이 따로 정해진 이유는 뇌의 작동기저와 관련될 것이다. 즉 인간이 만든 컴퓨터 CPU가 카운터를 할 때 편의를 위해서 어느 한 방향으로부터 세기 시작한다. 이러한 컴퓨터에 로봇 등을 붙여 작동시킬 때는 인간처럼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구현된다. 물론 오른손잡이 또는 왼손잡이가 생기지 않게끔 프로그래밍을 할 수도 있지만 이는 많은 에너지와 기회를 소모하게 될 것이므로 자연 속의 생물이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뇌가 효율적으로 동작하기 위한 기작으로 오른쪽 뇌와 왼쪽 뇌의 역할이 달라졌다. 왜냐하면 같은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는 서로 모여있어야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관된 작업을 하는 신경도 가까운데 있어야 유리하다. 시각세포와 시각적인 기억세포는 가까이에 있어야 유리할 것이다.

반면에 감정을 주관하는 뇌 부위처럼 시간적으로 촉박하게 작동하거나 특별히 어떤 기능과 연관되어 작동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엔 위치가 유동적일 수도 있다. (이런 건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엔 어느 한쪽의 뇌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이 표현되는 속도는 비대칭이 될 수밖에 없다.

모델 이현경
왼쪽눈이 더 빨리 감기고, 빨리 떠진다.

이것과 비슷하게, 사람이 두 개씩 갖고 있는 눈, 귀, 코는 양쪽이 약간씩 다르다. 크기 뿐만 아니라, 사용함에 있어서 반사적인 행동도 다르다. 예를 들어 갑자기 강한 빛이 두 눈에 동시에 쪼여질 때 오른쪽 눈(자기의 주시)이 더 먼저 감길 것이다. 이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진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귓바퀴, 귓구멍, 콧구멍, 폐도 둘 중 한 쪽이 더 작아서 다양한 환경에 대비한다.

뭔가 좀 나빠보인다!!!

이렇게 비대칭의 요소가 많은 내장기관을 갖는데도 외형적으로 대칭에 가까운 이유는 사람들이 대칭인 외형에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즉 대칭인 모습은 유전적으로 유리한 개체로 태어나 좋은 양육환경에서 자라났다고 본능이 인식하기 때문에 내부는 비대칭일지라도 외부는 대칭으로 보이도록 진화했다는 이야기다. 다들 아시겠지만, 달랑게처럼 비대칭 상태가 정상인 생물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ps. 왼손잡이는 원래 서로 대칭인 쌍둥이로 생겼다가 한 쪽 태아가 소실된 경우라는 주장이 있다. 이를 쌍생아 소실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수정체의 10% 정도는 쌍둥이로 만들어졌다가 성장하면서 한쪽이 소실된다고 한다. 물론 오른손잡이 중에 일부도 이 경우에 포함될 것이다. 과연 이 주장이 맞을까? 그래서 대칭이 파괴되는 것일까?
반면에 완전히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융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지만, 몸의 부위에 따라 유전자가 다르다. [토탈리콜]의 쿠아토는 이러한 기작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3. 좌우 비대칭인 부엉이나 올빼미의 귀

이러한 비대칭은 인간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비대칭은 유전자의 발현성향을 생각할 때 어딘가 보이는 형태로도 발현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예를 들어 머리 꼭대기에 있는 가마같은 것이 그 예이다. (이것은 snowall 님 말씀처럼 수학적인 이유 때문에 생긴다.) 이런 것을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부엉이나 올빼미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귀 위치가 좌우 비대칭을 갖는 종이 있다. 즉 오른쪽 귀는 머리 꼭대기에 달려있는데 왼쪽 귀는 좀 낮거나 얼굴 아래쪽에 달려있는 경우다. 이렇게 진화한 이유는 두 귀를 한 평면상에 두지 않음으로서 사냥감의 소리를 3차원으로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한 방편이다. 사람은 소리만으로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잘 못 탐지한다. 원래 들판 같은 평야에 살았기 때문에 3차원 분석을 할 필요가 별로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에 비해서 대칭을 파괴한 올빼미나 부엉이는 좀 더 쉽게 소리나는 방향을 탐지한다. 똑같은 모습이 일부 박쥐에게서도 관찰된다.

<올빼미나 부엉이 사진을 올리려 했으나 귀가 잘 보이는 사진이 없다.>

4. 이파리의 비대칭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비대칭이 발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식물의 잎을 살펴보자. 완벽하게 좌우대칭인 잎을 찾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바람이 불 때 산들산들 흔들리는 잎을 생각해보자. 왜 잎이 흔들릴까? 흔들리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소모할 테니, 결국 생존에 불리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잎이 완벽하게 좌우대칭이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러면 완벽하게 좌우대칭인 잎에 강한 바람이 불면 어떨까? 바람이 점점 세지면서 카르만 소용돌이가 잎 주위에 만들어지다가 결국에는 난류가 생길 것이다. 난류가 생길 정도의 바람이라면 엄청나게 강한 것이니 제외하고, 카르만 소용돌이가 생기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카르만 소용돌이는 잎에 힘을 강하게 가하기 때문에, 생긴 쪽이 바람 방향으로 처지게 된다. 그런데 카르만 소용돌이는 잎의 모양에 따라서, 바람의 세기에 따라서 다르게 생긴다. 잎의 생김새가 다양하기 때문에 비교적 약한 바람에도 잎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바람이 상당히 강하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보자. 좌우대칭이 딱 맞으면 잎의 흔들림이 완전히 규칙적으로 생길 것이고, 그에 따라서 온갖 다양한 현상이 생길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공명이다. 식물체에 공명이 생기면 엄청나게 큰 힘을 받게 된다. 타코마 다리가 미풍과 공명하여 무너졌듯이, 정말 운이 나쁘면 미풍에도 식물체가 파괴될 수 있는것이다. 타코마 다리의 경우는 워낙 예외적인 경우라 치더라도, 작은 규모에서 바람에 의해 식물체가 파괴되는 현상은 빈번히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식물은 의도적으로 대칭을 피해서 다양한 모양의 잎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매우 약한 바람에도 카르만 소용돌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고, 그래서 잎이 산들산들 흔들리는 것이다. 즉, 비대칭인 잎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

물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식물이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갖고 있는 가장 큰 난제가 공간의 효율적 사용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심줄기 이외에는 모두 대칭을 유지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주위에 있는 다른 줄기와 잎의 영향에 따라 변형되야 하기 때문이다.

5. 컴퓨터 케이스의 비대칭

컴퓨터 케이스나 대부분의 가전제품들은 비대칭으로 생겼다. (오디오나 전기밥솥처럼 바닥에 똑바로 놓고 사용해야 하는 것만 어느정도 대칭이 맞는다.) 비대칭으로 생긴 컴퓨터 케이스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엔 확장과 유지보수에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사람 장기가 비대칭인 이유와 같다. 또 한 가지는 냉각에 유리하다. 즉 유체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잘하고 많은 구멍보다 큰 구멍 하나가 더 유리할테니 비대칭이 더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소음에 유리하다. 만약 좌우대칭이 딱 맞는다면 컴퓨터 안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공명할 가능성이 커진다.(내가 처음 샀던 컴퓨터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그래서 케이스 뚜껑을 약간 삐딱하게 닫고 썼다.)

왜 에스컬레이터에서 한줄서기 운동을 할 때 오른쪽에 서라고 권유했는가? 왼쪽에 서기로 했으면 안 될까? 일본에 갔을 때 이를 관찰해 봤는데, 일본인들도 가만히 서 있을 때 주로 오른쪽에 선다. 미국영화에서 등장하는 에스컬레이터 장면도 주로 오른쪽에 선다. 물론 일본이나 미국에선 한줄서기 같은 것은 없으니까 오른쪽에 서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오른손잡이라서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잡으려는 경향이 반영되는 것이 아닐까?

6. 첫 번째 결정이 고착되는 비대칭

차량의 운전자석이 왜 항상 왼쪽에 있는가 하는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부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국가도 있다. 또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질 때는 운전석을 가운데 둔 모델도 있었다고 한다.) 이는 처음 만들 때 한 약속(또는 법률) 때문에 그 뒤부터 비슷한 작업을 할 때는 효율을 위해서 관련된 방향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예로 나사선도 들 수 있다. 오른나사와 왼나사는 어느쪽이 더 나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나사선을 한쪽으로 돌리기로 결정했고, 그 뒤부터 모든 나사와 너트와 나사구멍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기계의 동작부위에 들어갈 부품처럼 효율 때문에 반대인 나사를 만들기도 한다.)

사람이 걷는 통행방향도 마찬가지다. 좌측통행이나 우측통행도 어느 한쪽이 너 낫지 않다. 하지만 어느 한 쪽으로 결정된 뒤부터는 모두 그쪽으로만 걸어야 한다. 하지만 때때로 효율성을 위해서 바꾸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걷는 방향을 우측방향으로 바꾼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자동차의 통행방향과 연관되어 사고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우익으로 만들려는 정부의 수작이었…..orz)

물론, 비슷하지만 다른 것도 있다. 욕조의 물빠지는 방향이 결정되는 원리의 경우, 전향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 이야기는 엄청나게 길므로, 다른 포스트에서 살펴보자.

맺음말

이 글은 이미 말씀드렸지만 마하바냐님의 글을 따라 썼다. 우리 일상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고려했던 많은 예는 인간이 만든 것이어서 별로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위가 대칭이 아니라고 강변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칫솔의 손잡이가, 냄비의 손잡이가…. 휴대폰의 마이크 위치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정도에서 글을 마친다.

시작할 때 대칭을 깰 수 있는 한국의 장기
비대칭이어서 더 재미있다!!

13 thoughts on “얼떨결에 쓰는 과학잡담 : 비대칭이어서 좋은 것들

  1. http://extrad.egloos.com/1820145

    대칭성의 깨짐에 대한 쉬운 설명이 있는데, extraD님이 예로 든 첫번째 예가 좋은 것 같습니다.
    가령, 좌측통행이든 우측통행이든, 누군가 우측으로 걷기 시작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우측으로 걸어야죠. 처음에 보행 방향이나 자동차 통행 방향이 정해질 때 이와 비슷한 있었을 거예요.

    1. 물론 그럴 수도 있고, 인위적일 수도 있고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뭐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겠죠.
      extrad님 글 소개 감사합니다.

  2. 핑백: melotopia
  3. 핑백: melotopia
  4. 핑백: melotopia
  5. 머리에 있는 가마는 비대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학적으로, 구와 동상인 물체는 한 방향으로 가지런하게 빗질을 할 수가 없거든요.

  6. 핑백: melotopia
  7. 쓰다보니 스팸급으로 트랙백을 날려버렸네요. -_-; 봐주실거죠? ㅋㅋ

    1. 제가 봐드리기 싫어도 텍큐 시스템이 봐주고 있는걸요. ㅎㅎㅎ

  8. 본문 중 “자연계는 조개나 전복처럼 비대칭이 확실하게 보이는 것들도 많지만 … ”

    전복 껍데기는 ‘달팽이의 등껍데기’ 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비대칭이 맞습니다만,

    대부분의 조개는 왼쪽 껍데기와 오른쪽 껍데기의 모양이 같으니 외형은 인간처럼 좌우대칭입니다. (당연히 껍데기 한 쪽의 모양은 대칭이 아닙니다. 인간의 머리쪽과 발쪽이 다르게 생긴 이치입니다)
    물론 내부 기관은 인간처럼 비대칭입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등껍데기와 배껍데기를 갖는 종류는 엄밀한 의미에서 조개가 아니며 개맛이나 조개사돈, 이매패 등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들도 대부분 좌우대칭인데, 조개류와 달리 껍데기 한 쪽만 봐도 대칭입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블로그입니다. 벌써 55번째 포스트를 읽고 있네요 ㅎㅎ

  9. 와우 정말 감사합니다. 숙제엿는데 진짜 ㅜㅜ
    2시간만에 겨우 찾았네요.
    정말 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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