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에 나온 오류 하나 – 숲도 생태계라서 적절히 베어주지 않으면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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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도 생태계라서 적절히 베어주지 않으면 죽어요!

 

독일 검은숲은 원래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무가 빽빽해서 대낮에 들어가도 숲바닥은 어둑어둑했다고 한다. 그래서 ‘검은숲’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나무들을 솎아내자 숲바닥에도 햇볕이 들게 됐고, 이제는 예전과 달라졌다고 한다. 이 글의 제목은 그걸 배경으로 김영하 소설가의 한 발언이다.

근데 저 말이 맞다면, 그럼 인간이 육지를 지배하지 않았던 (길게 보아도) 몇만 년 전까지는 숲이 아예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존 같은 밀림도 역시 생기지 못했을 것이다. 숲의 역사가, 인간이 주류(?)로 떠오른 1만 년쯤이었을지도….

저 말은 뭔가 손을 안 대면 안 된다는 어떤 고정관념에서 출발한 것이고, 사실 우리 아버지도 비슷한 말씀을 여러 번 하셨었다. -_- 이건 숲을 어떤 목적을 갖고 바라보다보니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주로 경제적 가치를 두고서….

아마도 아주 오래전에 박정희 독재 시절에 개발로 벌어먹고 살던 놈들이 만든 인식일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걸 생각한다면 이건 분명하다.


말이란 것은, 특히 우리말은 앞뒤 이어지는 말의 영향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그러나 저 프로그램에서의 발언은 앞뒤가 연결되는 내용은 거의 없었으므로 저 말 자체만 갖고 뜻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방향에서건 저 말은 오류다.

근데 이걸 어떤 커뮤니티에 올렸더니 검은숲이 인공림이라서 나온 이야기라거나 하는 댓글이 잔뜩 달렸다. 그런데 검은숲이 어디가 인공림인가……


우리나라엔 난독증 환자가 많아서 참 큰일이다! 문맹은 거의 없지만, 문해는 참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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