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와 의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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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o님의 글 “의사와 열사의 차이점은?“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의사는 무장한 상태로, 열사는 무장하지 않은 상태로 독립운동을 한 유공자를 가리킨단다….
그래서 폭탄 던지신 안중근, 윤봉길은 의사이고, 태극기 들고 만세만 부르셨던 유관순, 순종의 편지를 갖고 유럽까지 간 이준은 열사란다. 이게 국가보운처에서 이야기하는 의사와 열사의 정의란다.
이 말이 맞다면 기준이 너무 이상하다.

그렇잖아도 예전 내 지식과 안 맞아서 검색해봤다.
우선 네이버 지식인 쓰레기더미나 뉴스 등을 뒤져봤다.

밀양경찰서에 투탄의거 한 이수택 열사

[현대사 아리랑] 의열단 의백 김원봉 ①

암살에 실패해 잡힌 이봉창 열사

투탄[footnote]폭탄을 던지다[/footnote]한 이수택과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지신 김상옥 같은 분께도 열사 칭호를 사용하고 있다. (이 이외에도 정말 많은 다른 점이 있으니 알아서 찾아보면 좋겠다.) 즉 무장은 의사와 열사 구분에 아무런 기준이 되지 않는다. 그럼 무엇이 기준일까?

이젠 다들 아니라고 하는 이야기가 바로 정답이다.
의사는 자기가 하고자 한 바를 이룬 분이고, 열사는 하고자 한 바를 이루지 못한 분이다. 즉 폭탄을 던져 30 명이 죽었는데 막상 죽이려고 한 놈은 부상만 당했다던지 하면 열사고, 죽이려고 한 놈이 죽었다면 의사가 된다.

물론 여러분은 이 기준이 모호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목숨 걸고 노력한 것은 똑같은데 성공이냐 실패냐 결과만으로 차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그래서 지금은 의사와 열사라는 표현을 안 쓰고 그냥 통틀어 순국선열이나 애국지사라고 부른다.

ps.근데 누가 국어사전을 또 바꾼거야? 은근슬쩍 이렇게 바꾼다고 문제가 덮어지나? 까놓고 이런 이유가 있으니까 이렇게 하자고 해야지….
ps. 노동운동 등을 하다가 돌아가신 분들까지 열사라고 부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8 comments on “열사와 의사의 차이”

  1. 헛, 그렇군요.
    음, 딱 단정지어서 말하는 건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2. 노동운동, 통일운동 등의 운동권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열사라 칭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한데요.

    노동해방, 조국 통일(그분들 말씀대로면 민족자주민주 연방제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가셨으니 열사가 되는 것이겠지요.
    운동권 분들 같은 경우 외따로 떨어진 각립적인 사건보다는 커다랗고 거시적인 대의를 기준으로 얘기하게 되니까요. 물론 항일 독립 운동을 하신 분들도 독립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의거를 이루셨으니까 의사로 칭해지는 분이 계신 것이고요.

    뭔가 좀 횡설수설인 듯 하지만 아무래도 이게 맞는 듯?

  3. 맞는 말인것 같아염…저도 님처럼 알고 있다가 무장과 맺몸으로 나눈다는 이야기가 어이없었어요..이건 비유에 맞지는 않겠지만 있고 없고에서 할수있는 최선을 다하신분들을 차별하는것같아요.님의 글이 있어서 속이시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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