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교정알바 할 때 봤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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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대략 설명하자면…

글쓰기 기관에서 리포트로 접수한 a4 절반 정도 분량의 글을 교정해주는 거였습니다. 글의 종류는 그냥 생각나는 거 쓰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체적으로 왜 이 수업을 듣게 됐는지 사연을 적습니다.) 어떤 글은 이 수업을 왜 듣나 싶을 정도로 거의 손볼 것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손볼 것이 많아서, 글이 빨개질 때도 있습니다. (사실 이 경우가 대부분…^^;)

아무튼 어떤 남자의 글이 도착했는데….. 글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자기가 이번에 공장장으로 진급했다. 그래서 진급 첫날 아침에 출근해서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잘 지내보자는 안부글을 써서 10 시쯤에 각 부서로 보냈다. 그러자 모든 공장이 멈추고는, 모든 부서 책임자가 자기가 보낸 글을 들고 사무실로 몰려왔다. 그냥 별 뜻 없는 글이었다고 말해 돌려보낸 뒤에, 바로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을 검색해서 수업을 듣게 됐다.

진짜 내용이 이랬습니다. 이 이야기가 A4 용지 절반 분량으로 적혀있었는데, 나도 이걸 읽는데 30 분은 걸렸던 것 같네요. 그리고 이걸 교정하는데 대여섯 시간 걸렸습니다. ㅜㅜ (나중에 강사가 이걸 어떻게 교정했냐며 놀라워하더라고요. ㅎㄷㄷㄷ) 다음에 이분 글을 한 번 더 보게 됐는데, 놀랍도록 바뀌었더라고요.


사실 글쓰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잘쓰고 못쓰고가 아니예요. 위의 예는 그냥 뜻을 못 알아들으니 오히려 나아요. 그보다는 다의적 해석이 더 큰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위 예에서 말한 글쓴이가 글을 못 쓴게 아니라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글을 썼다면, 저 공장은 더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겁니다. A라는 일을 하라는 문서를 보냈는데, 작업자는 B라는 일을 해버리는 상황이 되니까요.

문제는 이런 위험에 처한 사람은 문제를 말해줘도, 자기 문제를 못 알아먹고서 자기를 공격한다고 인식한다는 겁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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