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얼마나 위기에 빠졌는가？

이명박이 우리나라의 경제가 위기에 빠졌는데 이를 극복할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여 대통령에 당선됐고, 지금도 경제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쇠고기 협상 등을 굴욕적으로 체결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이명박의 주장에 동조하기가 힘들었다. 단순히 생각해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만 살펴봐도 다달이 통계내는 경우에는 가끔 적자인 계절이 있지만 1년씩 통계를 내면 IMF 이후 적자가 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언제 위험할 정도로 떨어진 적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그래서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 봤다. 질문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경제가 어렵다는 말씀을 하신 모든 분들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생활사정은 어려워졌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우리나라 경제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어려워졌는지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아니 아예 답변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설명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아 당신의 생활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라고 질문하면 반대하고 싶어하면서도 딱히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지 못한다. 반대하지 못하는 것은 해석이 이성적으로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은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사실은 우리나라의 경제는 경제대통령이 크게 상관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자신의 CEO 경력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억지로 경제대통령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인위적으로 어렵게 만든 것일 뿐이다.
경제상황을 인위적으로 어렵게 만들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부의 재분배가 잘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고, 그것은 그동안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실수와 고도로 발달된 자유경제체제(신자유주의)의 특성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명박은 더 이상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대신 “부의 재분배를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 바란다. 내가 보기엔 탄핵정국으로 갈 공산이 큰 것 같지만….

사람들이 미국의 29대 대통령 워랜 하딩(Warren G. Harding)을 “지방 신문사 편집장으로 있어야 할 인물이 잘못하여 대통령이 됐다.”라고 평가하듯이 이명박을 “한 대기업 CEO로 있어야 할 인물이 잘못하여 대통령이 됐다.”고 평하는 날이 오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

ps.
이명박은 내각 총사퇴의 상황에서 4~5명 정도 자르는 수준에서 더이상의 어떤 대책을 마련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명박은 아직도 제대로 현 시국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재협상을 하면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라는 주장은 재협상을 밥먹듯이 하는 미국을 보면 별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재협상 문제는 국가의 신뢰도가 아니라 국가의 힘을 나타내 줄 뿐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나라 국민은 미국과 힘을 겨룰 준비가 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