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류는 현재 위기에 직면해 있다

7 comments

과학 에세이

우리 인류는 현재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글 쓴 날 : 2005.02.08

※ 이 글은 펌을 원하지 않습니다.
    전에 어떤 잡지에서 이 글을 편집하여 실은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이 글을 퍼가시는 것을 원치 않으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을 쓴지 4년 반이 지났습니다.

    무척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이론과 현실이 얼마나 변했는지 살펴보면 재미있을듯 싶네요.

    내용의 수정 없이 읽기 좋게 문맥만 수정하여 재공개합니다..

우리 인류는 지난 몇십만 년 동안 지구상에서 번성했습니다.
몇십만 년 이전에는 인류라고 하기엔 좀 먼 원인들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수십만 년 동안 우리 인류는 비교적 안정적인 지구의 환경 속에서 문명을 발전시키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생 인류는 그동안 쌓아온 과학을 토대로 인류가 지금까지 발전해 온 것은 극히 운이 좋았던 것이며, 지금 당장 인류가 멸망할만한 재앙이 찾아와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부터 그중 몇몇 대표적인 재앙들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지자기 역전현상

지자기 역전 현상을 이해하려면 우선 지자기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천체들이 자석과 같은 자기장을 갖게 되는 원리는 아직 정확히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정확히 이해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가장 그럴듯한 이론으로도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대략적으로 현재의 이론을 말하자면….
지구의 내핵과 외핵은 모두 철과 니켈과 같은 고밀도의 금속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내핵과 외핵의 온도는 최고 약 6000K 정도이고, 외핵은 액체이고, 내핵은 압력이 높아 고체입니다. 외핵이 액체이므로 지구 자전속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달라지면 마찰 등의 원인으로 금속으로 이루어진 외핵에서 전류가 발생해 마치 전자석처럼 자기장을 발생시킵니다. 이 자기장의 방향은 불규칙하게 바뀌어 왔습니다. 전류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이론을 “다이나모” 이론이라고 합니다. 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관측되지만 어째튼 지자기를 설명하는 제일 그럴듯한 이론입니다.

화산 폭발 등으로 바위가 생길 때 자기장을 띌 수 있는 광물들이 생성되면서 과거의 지구의 자기장을 비디오 테입에 녹음하듯이 기록으로 남깁니다. 따라서 암석 속의 입자들의 자기장을 측정하면 암석이 굳었을 때 주변의 자기장을 알 수 있게 됩니다. 현재 그 기록을 측정해보니 지자기는 보통 수만 ~ 수십만 년을 사이에 두고 불규칙하게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지금처럼 자기장 방향이 만들어진 것은 약 150만 년 전입니다. 지금까지 조사된 지자기 역전 기록을 살펴보면 바뀌지 않고 일정한 자기장을 유지한 가장 긴 기간에 속합니다. 확률로만 보자면 이미 한두 번쯤 지자기 역전현상이 일어났어야 할 정도로 오랜 시간입니다.

지자기 역전 현상이 일어나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미국영화 <The Core>를 보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 영화에서는 지구의 핵이 자기장을 잃어버린다고 가정하고 영화를 진행합니다. 어떤 과학자가 지구의 핵을 멈추게 만드는 기계 디스티니를 만들어 지구의 핵을 멈추게 만들면서 지구 자기장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유야 허무맹랑하지만, 그로부터 야기되는 문제는 생각해 볼만 합니다.

지자기가 사라지면 반도체를 사용한 많은 전자기기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대략 사용불능이 되는 기기들이 상당히 많으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확률은 낮지만 영화에서처럼 인공심장이 멈추거나 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인공심장이 멈춰 뇌까지도 멈추는 사람의 시선을 보여준 장면을 전 한동안 잊을 수 없었습니다.) 장거리 여행을 하는 철새의 비행에 어느정도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공위성이 필요한 작업들에 혼란이 불러올 것이고, 측량에 관계되는 장비들은 100%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기타 직접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정밀기기들도 거의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지자기 역전현상을 격게 되는 몇 년간 지구의 자기장이 현격히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지구는 우주선이나 태양풍의 플라즈마에 쉽게 노출될테고, 암 발생이나 전자기기 오작동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변압기 등이 터져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겠죠. 100층 넘는 건물들을 짖겠다고 난리지만, 지자기역전현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고층건물을 만들 수도 없을 겁니다. 더더군다나 고층에 사는 사람들의 암 발병률도 엄청 높아질 것입니다.

더군다나 지자기 역전 현상이 진행하는 동안 배나 비행기를 운행하기 힘들어지므로 물류이동은 헝클어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현재의 TV나 라디오 같은 방송도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따라서 전 지구적으로 심각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며, 결국 수많은 국소분쟁이나 전면전에 동반된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마지막의 핵전쟁은 최악의 가정으로서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지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겠습니까? 핵전쟁은 발생하지 않더라도 많은 국소 전쟁들은 반드시 일어날 것입니다.

지자기 역전 현상은 지금 살펴볼 것 중 가장 작은 재앙에 속합니다. 당장 지자기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해도 인류가 멸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지 지자기 역전현상이 발생한다면 우리 인류는 엄청난 혼란을 격을 것이며,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맞이해야 할
것이란 것은 확실합니다.


2. 운석충돌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는 은하의 팔 안에서 생성됐을 것으로 믿어집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태양계 내에 떠다니는 소행성들의 수도 지금보다 많았을 것이고, 오르트 성운에 존재하는 혜성의 조상(?)들도 훨씬 더 많았을 것입니다. 팔 안에서 생성되다보니 주변 별의 영향이 상당히 강했고, 결국 소행성들이 지구에 더 많이 충돌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태양계는 은하의 팔과 팔 사이에 별이 적게 존재하는 곳에 위치하게 됐고, 선캄브리아기~고생대에는 운석들이 상대적으로 덜 지구에 떨어지게 됐습니다.

지금부터 약 4억 년 전에 태양계는 점차 다른 팔 안으로 진입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4억 년 전쯤부터 태양계는 다시 외계의 별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됐으며, 운석들이 지구에 떨어지는 양도 점차 늘어나게 됐습니다. 6550만 년 전에 운석이 멕시코만 유카탄 반도에 떨어져서 공룡이 멸종됐다는 설은 이제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그 후 3400만 년 전에도 운석이 떨어졌었는데 그 영향은 초기 포유류들에게 큰 위협이 됐던 것 같습니다.

어째튼… 그 크기나 시기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언제든지 커다란 운석이 우리를 향해 날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 위험성은 어제 오늘에만 있는 위험은 아니었고, 지난 수 억 년 동안 존재하던 것이었으며, 그 위험성 때문에 공룡은 멸종의 길을 걸어야만 했던 것이지요.[footnote]이 글을 작성한 이후 운석 충돌이 공룡멸종의 중요한 원인은 아니었다는 학설이 발표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운석 충돌이 두 번 있었다는 이론도 나왔는데, 신빙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footnote]

우리 인류는 5~10 km정도 크기의 운석이 떨어진다고 한순간에 멸종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우리 인류 전체에 큰 위험으로 작용할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어쩌면… 이 글을 당신이 읽고 있는 동안…. 우리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현재도 태양계는 우리은하의 팔 부분을 지나고 있어 운석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니까 말이지요…
그렇다면 당신은 어쩌면 행복한 사람일 수도 있겠지요..^^


3. 빙하기의 도래

빙하기라는 것은 수십~수백만 년 동안 지구의 기온이 크게 떨어져서 대륙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이는 시기를 말합니다. 빙하기는 보통은 지구의 자전, 공전, 자전축의 세차운동 등의 영향과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의 변화 등이 원인이 되어 시작되고 끝이 납니다.

최근의 기후는 빙하기와 빙하기의 사이인 간빙기에 해당하며, 가끔 소빙하기가 되기도 합니다. 소빙하기란 것은 빙하기처럼 오랜 시간, 큰 온도 하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십~수백 년 간 온도가 몇 ℃ 정도 하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겨우 온도 몇 ℃… 라고 이야기하면서 글을 읽는 분들이 무시할 지도 모르겠지만, 현재의 기상재해들이 겨우 온도 상승폭 1℃ 미만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시면 온도 몇 ℃ 정도만으로도 큰 위험이란 것을 이해하실 것입니다. 소빙하기도 그런 정도로 위험을 가지고 인류에게 찾아오는데 빙하기가 찾아오면 크나큰 위험이 되겠지요…

우리 인류의 조상인 원인들이 지구상에 처음 퍼져 나갈 때가 가장 마지막 빙하기였는데 그 영향으로 지구 위의 원인들은 단 10곳에서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현재 당장 빙하기가 도래한다고 해도 인류가 멸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지 옛 빙하기가 도래했을 때처럼 빙하기가 끝나고 간빙기가 됐을 때 수 만~수십 만 정도의 인류만이 지구상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우리 인류는 그 한계에 이미 다다랐고, 광활한 대우주는 가이아의 다음 진화를 위해서 지구를 빙하기로 몰고 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인간이 격고 있는 현재의 간빙기 기간은 유래 없이 긴 것이었고, 당장 빙하기가 찾아온다 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4. 석유 파동과 대체에너지 부재

석유를 사용해서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켜 온 것은 약 200년 전부터입니다. 앞으로 40년 정도
후면 지구상의 석유가 동날 것이 예상됩니다. 물론 학자들에 따라서 낙관적으로 석유 이용가능한 시간이 100년 정도라고 추측하기도
하지만,  그정도로 낙관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석유라는 것은 지난 수억 ~ 수천만 년 전 죽은 미생물들이
땅속에서 화학적 변화를 격은 후 인간에 의해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저장된 태양에너지를 인간이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석유를 화석에너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석유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인류는 석유 이외의 다른 이용 가능한 자원을 찾아야 합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는 우라늄235(U235)를 사용하는 원자력발전 정도이나 우라늄 매장량이 매우 적어서 석유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우라늄238(U238)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좀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원자로를 만들고 가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Phoenix 계획을 추진했었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연구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생각해낸 가장 대규모의 에너지원은 중수소(D)와 삼중수소(T) 두 개를 헬륨(He) 한 개로 융합하는
핵융합반응이 있습니다. 핵융합로는 현재의 기술로 제작할 경우 소형은 가능하지 않고, 대형을 제작해야 합니다. 대형이라 하면 감이
잘 안 올 것 같아서 첨부설명을 하자면 최소 규모로 제작한 핵융합로 1기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전력의 거의 전체를 공급할
정도가 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최소규모의 1/10 정도 규모로 제작되고 있는 KSTAR를 제작하는데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초전도체의 절반 정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핵융합 프로젝트는 성공한다면 약 1000년간 인류의 에너지원을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인류가
1000년간 살아남는다면 1000년 후에는 우주로 활동무대를 바꿀 것이므로 거의 무한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핵융합 연구는 미국, 유럽, 소련, 러시아, 일본 등등 강대국들이 참여하여 공동으로 진행중이며, 우리나라는
작년(2004년)부터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뒤늦게 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찌감치 미래를 내다보고
KSTAR의 연구를 시작한 과학자들과 IMF위기에서도 끊임없이 연구를 지원해 준 정부의 공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
정부가 제일 잘 한 것을 꼽자면 이것일 것 같습니다.)
어째튼… 현재 연구중인 핵융합에도 불구하고 석유대란은 찾아오고,
인류문명이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핵융합 연구에 필요한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필요한 예상시간은
20여 년 이상일 것으로 봅니다. 석유 가채매장량이 40년 정도이므로 넉넉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년이란 연구기간은 한
번에 연구를 성공한다고 가정한 기간이므로 결코 여유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핵융합 연구는 제대로 된 이론조차도 없으므로
연구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더욱 더 커집니다.

더군다나 핵융합이 성공하기 전에 세계 각국은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려고 들 것이므로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ex:미국의 이라크 전쟁..)

결국… 시간이 문제지만 석유 고갈로 인류 문명이 크나큰 위기에 봉착할 것은 틀림없습니다.

내 대에서 인류가 멸망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해저에 깔려있는 고화된 부탄가스 하이드레이트가 큰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을 이용해서라도 어떻게든지 에너지 대란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텐데요. ^^;


어떻게 보면… 인류는 참 운이 좋은 종족인 것 같습니다. 긴 지자기 역전 현상과 긴 간빙기는 인류가 복 받은 종족임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복을 우리 인간이 스스로 차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안타깝지만 인간의 문명은 그 한계가 분명한 것 같아 다음 문명을 위해 인간이 이제 운명을 양보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양보가 핵전쟁이나 생화학적 질명으로 손쉽게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7 comments on “우리 인류는 현재 위기에 직면해 있다”

  1. 아무래도 현대에 들어 인간이 자원에 굉장히 의존하게 되었기 때문에 석유 자원이 고갈되기 전에 좋은 대체 자원이 개발되지 않으면 자원 전쟁은 분명 세계 대전 규모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외계 생물체가 지구에 와서 멸망한 인류를 조사하다가 “자기들끼리 전쟁하다 멸망한 종족이 인류다.”라는 결론을 내릴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참 암울하죠.

  2. 인류같은건 멸종해도 상관 없으니까 나나 좀 어떻게 잘 됐으면 좋겠네요. -_-;

  3. 전 과학…. 쪽은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하겠어요.
    코 앞에 닥친(?) 우리나라에 대한 여러 위협과 위험요소들때문에 인류 전체의 문제까지는 차마 걱정할 여력이 미치질 못하네요..

  4. 인류가 멸종한다면 지구로서는 엄청나게 축하할 일! 지구 왈 “인류가 멸종한고? 하~~ 나는 인류가 사라진다면 신나게 잔치를 벌이겠다!! 얼마나 경사스런 일이야??? 와하하하하하!!!!!” 인류로서는 섭섭할 따름.

    1.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뭐 다 가이아가 스스로 위기를 만든 이유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요.
      6번째 대사멸로서….ㅎㅎㅎ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