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엘리베이터는 가능한가?

지구 자전이 불러오는 현상들의 여덟번째 글이자 마지막 글입니다.

SF
영화, SF소설, SF다큐멘터리 등을 보면 우주엘리베이터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지구에서 우주로 올라가는데 로켓을 쓴다면
연료가 너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신 지구에서 우주까지 와이어(Wire, 철사)를 늘어뜨리고 그 와이어를 따라 우주엘리베이터를
움직이게 한다면  경제적으로 훨씬 더 간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꼭 와이어를 사용한 엘리베이터가 아니더라도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방법은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한 예로 강력한 레이저를 사용한 광압으로 엘리베이터를 우주까지 쏘아올리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우주까지 올리는데 필요한 레이저가 얼마나 강력해야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합니다.

그럼 우주와이어를 설치하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올 여름에 극장에 걸렸던 유명한 SF시리즈 <Star Trek>(스타트렉)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모습이 나옵니다.

두 장의 이미지는 <Star Trek>에서 주인공이 적 우주선의 행성드릴(행성의 핵까지 구멍을 뚫는 장치)을 파괴하기
위해 침투하는 장면입니다. 행성드릴은 행성에서 수백 m 높이까지 장치를 내려보내고, 몇 시간동안 행성의 한 자리에 뭔가를 쏘아
구멍을 뚫는 장치입니다.
주인공은 이 행성드릴을 파괴하기 위해서 우주와이어를 따라 곧바로 행성드릴로 낙하해 내려갑니다.
멋지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십 분 넘게 계속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처음 재미있게 봤는데, 보다보니 뭔가가 이상한
겁니다. 지금부터 그 이상한 점에 대해서 설명드려 봅니다.


우주엘리베이터를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우선 우주선과 행성을 잇는 와이어를 드리운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모습은 아래와 같은 모습이겠죠. <Star
Trek>에서도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참고로 아래 모든 그림에서 행성의 자전방향은  반시계방향이라 가정하고
설명합니다.
우주선이 정지위성의 궤도보다 행성에 더 멀리 있는 것은 우주와이어의 무게를 우주선의 원심력으로 상쇄하기 위해서입니다. 정지위성
궤도는 원심력과 행성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자리이므로 우주선이 이보다 더 멀리 있고, 행성의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원심력에 의해서 우주로 날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주와이어를 연결한다면 중력에 의해 행성으로 떨어지는 힘이
원심력보다 조금 더 강하게 조절할 수 있으므로 우주선에 작용하는 원심력과 중력을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footnote]물론 영화
에서는 행성의 바로 위에 떠있습니다. 이는 그래픽 효과를 위한 작업이거나 영화속 세계관이
우리 우주와는 다르기 때문이겠죠.[/footnote]

그런데 단순하게 일직선으로 뻗은 모습은 뭔가 좀 이상합니다. 왜 그런지 아래에서 살펴보죠. ^^


이미지는 아마도 우주선에서 행성까지 와이어를 연결했을 때의 모습일 것입니다. (행성 자전속도가 매우 빠르지 않다면) 행성이 한
번 자전하는 동안 행성 주위를 1회전하는 물체는  행성 위로 떨어질 것입니다. 지구만 하더라도 지표에서 지구의 중력을 원심력으로
버티는 물체가 공전하는 주기는 100분 정도입니다.
위 그림에서 ①은 와이어가 행성의 지표와 연결된 부위입니다. 행성의 자전에 이끌려 행성의 자전방향으로 앞서가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

위치는 지표에서 상당히 고층으로 올라온 자리입니다. 보통 지구에서는 극궤도위성이나 저궤도위성이 운동하는 위치이며,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두 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행성의 자전속도에 맞춰서 운동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뒤쪽으로 많이 치우치게 됩니다.
③ 위치도 ②과 비슷합니다.
④ 위치의 우주선은 정지궤도위성 바깥쪽에 있어서 원심력 때문에 행성 중력권 밖으로 튀어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와이어 때문에 튀어나가지 못하고 평형상태에 있게 됩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③ 위치의 와이어가
곧바로 행성을 향하는 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우주선의 추진력이 있어야 합니다. 원심력으로 상쇄시킬 수 있는 것은 행성의 중력
뿐이니까요.

우주 엘리베이터는 안전, 우주와이어를 제작하는 기술, 행성과 우주선의 자체진동과 상대속도와 상대위치
문제 등의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과 관련한 측면만 생각할 때 결국 우주와이어는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우주선이 계속 추진되어야 하기 때문에 통행량이 아주 많지 않다면 경제적인 이익이 거의 없지 않을까요?


추가적으로 <Star Trek>의 행성드릴 문제를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Star Trek>에서처럼 드릴을 드리우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① 자리의 드릴이 행성과 연결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행성에 의해서 끌려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①과 ②의 모습은 관찰되지 않고, ③ 위치까지만 관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도 우주선은 계속 가속되어야 합니다.


그냥 단순히 우주선에서 우주인이 행성으로 뛰어내린다면 위와 같이 떨어져내릴 것입니다. 즉 행성에 가까워져감에 따라 자전하는
방향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행성에 서있는 관찰자가 살펴봐도 동쪽으로 치우치는데, 이를 동편위현상이라고 합니다. 이는
코리올리의 힘(전향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즉 우주선이 행성 주위를 돌고 있는데, 우주선의 속도와 같은 속도로 행성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각운동량이 일정하므로 행성에 가까워질수록 행성을 도는 방향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행성드릴과 우주낙하를 한 이미지에 그려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우주선 부근의 엔터프라이즈 호에서 낙하하는 주인공은 결국 적 우주선에서 드리워진 행성드릴과 만나지 못합니다. 원래대로라면
주인공은 엉뚱한 곳으로 낙하한 뒤에 멀뚱멀뚱 하늘을 올려보다가 행성과 함께 블랙홀에 빠져들겠죠. 하지만 꼭 주인공만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이 행성 파괴용으로 떨어트린 블랙홀폭탄인데 드릴과 나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행성드릴로 뚫은 구멍과 상관없이 엉뚱한 곳에 폭탄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footnote]그러나 블랙홀 폭탄이란 것이 실제로 있다면 엉뚱한 곳에서 블랙홀이 생겨도 행성이 모두 흡수되는 것은 같을 것입니다. 왜 행성드릴을 써야 하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footnote]

이렇게 떨어지는 우주인 또는 폭탄의 운동궤도와 우주드릴의 와이어 모양이 서로 다른 것은 동역학과 정역학의 차이 때문입니다. 아마
영화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도 이 오류를 알고 있었는데,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그냥 이렇게 촬영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Star Trek>에 대한 NG는 다른 글에서 살펴 보겠습니다.)

ps.
이로서 지구의 자전 시리즈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_^

6 thoughts on “우주 엘리베이터는 가능한가?

  1. 저도 그림상으로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드릴 중간에 있는 휴식지(?)에 불꽃이 올라오고 그러길래 자체적으로 중간 중간에서 추진력등을 이용해서 위치를 보정한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죠.

    1. 음..드릴의 불꽃은 반지름 성분만 생성되므로 다른 곳으로 밀리는 힘은 생성될 수가 없죠. 결국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오류는 오류.. ^^

  2. 약간 잘못된게 사람은 단순한 물체가 아니기 때문에 낙하할 때는 방향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바람이 세면 떠밀리기는 하겠지만요. 즉 각운동량을 상쇄할 정도로 낙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면 외관상 드릴과 똑바로 떨어지는 것 처럼 보이겠죠.
    스타트렉의 세계는 사람도 빔업하고 우주선에서는 인공중력으로 태연히 걸어다닐 정도로 과학이 발달했으므로 어느정도 자유활동이 가능한 소형 낙하장치(굳이 다람쥐 복장이 아니더라도요..)가 가능하다고 설정할 수 도 있겠지요^^

    사실 우주복을 입었다 하더라도 대기권 밖에서 그냥 낙하한다면 중력가속도에 의해 속도가 지나치가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타버릴 겁니다.
    하지만 타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낙하속도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고 설정해야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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