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 만들기

글의 제목에서 폭탄을 제조한다고 되어있으나 블로그 특성상 대략적으로 그 원리에 대해서만 설명하려고 한다. 물론 이 말들이 힌트가 되어서 폭탄을 제조할 수도 있겠지만….

폭발이란 것은 어떠한 물체가 급격히 상태를 변화시키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이다. 별이 초신성이 되는 것도 폭발의 일종이다. 별 내부에서 핵융합에 의해서 더이상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게 된 별이 갑자기 수축하게 되는데, 수축의 결과 온도와 압력이 급격히 상승하게 되어 정지됐던 핵융합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진행된 결과가 초신성 폭발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폭발은 핵융합같은 물리적인 에너지원을 갖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인 에너지원을 갖는 것이다.
폭발은 에너지가 변환되는 속도가 문제가 된다. 어떻게 급격히 상태를 변화시킬 것이냐 하는 문제다.

순간적인 화학변화를 이용한 일반적인 폭탄의 원리
물을 전기분해 하면 산소와 수소가 생기는데 산소와 수소의 부피비는 1:2로 생성된다. 다른 말로 하면 산소와 수소를 섞어 태우면 산소와 수소의 비가 1:2만큼만 반응하고, 여분의 기체는 반응하지 않고 남게 된다. 이 여분의 가스는 수소와 산소가 연소하는데 방해가 되고, 또한 이 가스의 온도를 올리는데도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급격한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수소와 산소의 비가 정확히 2:1이 됐을 때 폭발이 급격히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수소통에서 수소를 연소시킬 때 산소와 수소의 비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면 그대로 폭발하게 되는데 수소 통 속에 산소가 섞여 있을 경우 통 속까지 연소가 일어나므로 통 자체가 깨져 날아갈 가능성도 있다. 실험관에 수소를 모아서 실험관 주둥이불을 붙이면 수소가 밖으로 나오면서 불꽃을 형성하면서 연소된다. 수소가 나온 공간에 공기가 흘러들어가는데, 시험관의 수소와 산소의 부피비가 2:1이 되는 순간 갑자기 전체적으로 폭발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작은 시험관의 경우는 괜찮지만 큰 시험관은 깨져 폭발할 수도 있으므로 정말 주의해야 한다.

프로판, 부탄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원료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가정의 가스렌지나 야외 취사용 버너를 끌때 ‘벅’소리가 나는데, 이 소리는 가스관 안의 가스가 나오면서 그 안에 산소가 유입되어 일정 비율이 됐을 때 관 속의 원료들도 동시에 폭발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화공약품의 경우 자체내에서 산소가 분리하기 쉬운 물질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 과염소산칼륨(KClO4) 같은 물질인데 과산화염소산칼륨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물질을 만다면 배위결합 되어있는 산소가 쉽게 떨어져 나간다. 따라서 설탕처럼 연소할 수 있는 물질에 과산화염소산칼륨을 적당량 섞어 불을 붙이면 급격히 타들어간다. 이 혼합물은 매우 쉽게 폭발하므로 절대 장난해서는 안 된다. 과산화염소산칼륨의 경우는 화공약품중 위험 물질이기 때문에 아무한테나 판매하지도 않겠지만…. 어째튼… 청소년은 이 물질을 가지고 실험하려는 생각은 절대 하면 안 된다.[footnote]나의 고등학교 동창 중 한 명이 중학교 때 다리 밑에서 과염소산칼륨 비슷한 물질을 가지고 장난치다가 폭발 사고가 나서 죽을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당시 우리학교 선생님이 발견해서…. 큰 위험은 벗어났다고 하더라만…[/footnote]

물리적 원리에 의한 폭탄 – 상의 변화
한편 1962년에 아주 특이한 물질이 발견됐다. 당시까지는 0족 원소들은 어떤 원소와도 반응해서 화합물을 이루지 않는다고 알려졌었다. 그런데 우연히 0족 원소들이 염소와 반응해서 특이한 물질을 구성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물질은 특별한 압력과 온도에서만 존재했는데, 그 압력이나 온도에서 벗어나면 이 물질은 급격히 분해된다.(다른 말로 폭발한다.) 이런 물질을 이용해서 폭탄을 만들면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 폭탄을 만들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0족 원소중에서도 헬륨(He)과 네온(Ne)만은 화합물이 발견되지 않았다.)

물리적 원리에 의한 폭탄 – 진공용기
액체헬륨을 저장하는 용기는 진공층을 이용한다. 진공을 만들기 위해 유리나 알루미늄(Al) 통을 이용하고, 표면은 은(Ag) 등으로 코팅한다. 그러나 헬륨 원자는 대부분의 금속이나 유리의 벽을 통과할 수 있다. 그래서 헬륨이 진공층 속으로 스며든다. 액체헬륨은 온도가 약 4K(-269℃) 이하므로 헬륨이 좀 스며 들어간다고 해도 진공층의 압력이 크게 올라가지는 않는다.

그런데, 액체헬륨을 오랫동안 담아뒀던 용기를 비우면 어떻게 될까? 용기의 온도가 실온이 될 때까지 급격히 올라가고, 진공층의 압력은 온도 상승에 따라서 약 70배[footnote]280K/4K ≒ 70[/footnote]나 증가하게 된다. 액체헬륨을 보관할 때는 저압 상태였지만 상온이 되면 상당한 고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보온통이 폭발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충분히 폭탄을 만들 수 있다. 액체헬륨을 담은 보온용기의 진공층에 상압으로 공기를 넣어놓으면 액체헬륨이 사라짐과 동시에 압력은 약 70기압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를 가만히 놔두면 자연적으로 공급된 열에 의해 폭발이 일어난다.

액체헬륨통은 제일 싼 제품도 몇천만 원이 되고, 액체헬륨 한 통 가격이 백만 원을 넘어가므로 이 통을 가지고 장난치는 분들은 안 계실 것이라 믿는다.

원자폭탄 만들기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것은 원자폭탄 만들기이다.
원자폭탄의 원료는 우라늄(U)이나 플루토늄(Pu)으로 만든다. 이론적으로는 코발트(Co)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연구만 진행되었고, 실제로 제작되지는 않았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원자핵은 일정한 확률로 핵분열한다. 핵분열의 결과 약간의 에너지와 두세 개의 중성자가 나온다. 원래 자연상태의 우라늄(U)은 두 개 중 한 개가 핵분열하는데 걸리는 시간(반감기)이 45억년이나 되지만 중성자를 흡수한 우라늄은 거의 즉각적으로 분열한다. 물론 중성자를 맞고 분열하는 우라늄도 두세 개의 중성자와 약간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우라늄원자 하나가 분열할 때 나오는 에너지는 매우 적지만, 원자의 개수는 매우 많으므로 중성자에 의해 연쇄핵반응이 일어나게 되면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된다. 실제로 우라늄 덩어리는 주변의 온도보다 항상 약간 높은 온도를 유지한다. 그리고 우라늄의 핵분열로 인해서 지구 핵이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유추되고 있다.[footnote]어쩌면 화성에 짙은 대기가 사라진 것은 화성에 우라늄의 분포가 적어 열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footnote]
하지만 우라늄의 연쇄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라늄이 어느정도 이상 모여야 가능하다.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최소의 질량을 우리는 임계질량이라고 한다. 임계질량 이하의 우라늄 덩어리는 방출된 중성자가 다른 원자핵과 반응할 확률보다는 우라늄 덩어리 밖으로 방출될 확률이 더 높아서 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라늄의 임계질량은 10~15 kg정도로 알려져 있다. 우라늄이 임계질량까지 모이면 폭발하기 때문에 항상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맨하탄 계획에 의해 최초로 핵폭탄이 연구될 때 쌓아놨던 우라늄이 무너지는 사고로 인해서 인부들이 희생당하곤 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몸을 던저 막다 사망했다고 하지만…[footnote]철처는 리차드 파인만의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footnote])
여기까지 살펴봤듯이 원자폭탄은 무조건 우라늄이 모이도록 만든다. 약 10kg짜리 우라늄 덩어리 두 개를 떼어놨다가 폭파시킬 때 합쳐져 20kg짜리 우라늄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다.

원자폭탄의 기계장치는 비교적 간단하여 일반적인 중규모 이상 기업체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우라늄을 필요이상 농축하기 힘들고, 또 동작을 확실하게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원자폭탄을 만들기는 힘들다. 정부 차원에서라면 우라늄만 모을 수 있으면 쉽게 원자폭탄을 제작할 수 있다.

끝내며…
폭탄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구할 수 있는 설탕, 치약, 건전지 등을 이용해서도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 단지 혼합 비율의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폭탄을 제작하는 호기심에 앞서서 안전이 중요하다.

이 글에서 언급한 것들이 읽는이들로 하여금 좋은 공부거리가 됐으면 좋겠다.

글 쓴 날 : 2005.03.10


2 thoughts on “원자폭탄 만들기

  1. 원자폭탄의 핵심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두 질량을 합쳐서 임계질량을 넘기느냐는 것이죠. 이걸 잘 하려면 고폭실험이나 컴퓨터 계산이 필요하지요. 쉽지많은 않아요. 작정하고 만들면 만들수야 있겠지만. -_-;

    1. ^^
      물론 원리적으로 쉽다는 이야기죠. 현실적으로 그리 쉬운 일은 아니죠. 폭발해도 폭발력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