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버 찍새 님 영상을 보다가 한마디…

No comments

유투버 찍새 님은 접사 사진을 주로 찍는 연세 많은 할아버지이시다. 영상 개수는 몇 개 안 되지만, 아마도 촬영경험이 엄청 많으신 분 같다. 플래시 설정 등에 대해 한수 배웠다. 이분의 말씀 중 몇 가지에 대해 의견을 전달하고 싶은데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이렇게 글을 써본다.

1. 야생화의 뿌리를 눌러 꽃의 위치를 일렬로 만들자.

그렇게 해서 모든 꽃이 심도를 맞도록 만들자…..는 말씀을 하신다. 촬영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인데, 생태에 영향을 줄 행동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게 좋다. 식물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떡잎이나 말라 비틀어진 부분을 제거한다던지, 주변에 있는 잡다한 물체를 제거하는 것은 생태를 심하게 교란할 수 있다. 사진을 찍은 뒤에는 야생화가 제대로 살아가기 힘들지도 모른다. 따라서 되도록 손을 안 대는 것이 좋다.

사실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생태에 영향을 주는 일인데, 이것까지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 이외에는 행동을 치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접사에 크롭바디가 좋다.

풀프레임 바디는 심도 확보에 불리해서 안 좋다고 주장하신다. 근데 진짜일까? 전에도 포스팅한 적이 있듯이, 풀프레임 바디로 촬영을 한 뒤, 중앙 부위를 잘라내면 크롭바디 사진이 된다. 완전히 똑같다. 풀프레임 바디로 찍은 사진이 심도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크롭바디에서 보이듯이 가득 채워서 사진을 찍으려고 들이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풀프레임 바디로 찍을 때도 크롭바디로 찍을 때와 같은 거리에서 촬영하고 주변부를 잘라내면 크롭바디로 촬영한 셈이 된다. 더군다나, 풀프레임 바디 사진에서 잘려진 부분도 환경에 대한 많은 정보가 포함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크롭바디로 찍은 사진보다 훨씬 유용하다.

더군다나…. 아 이건 3 번에서 이야기하자….

결국 접사도 풀프레임 바디로 찍는 것이 훨씬 좋다.

3. 뒷배경이 검은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뒷배경을 일부러 어두운 곳을 향하게 하고 찍는 등의 방법으로 피사체와 배경의 밝기를 2 스탑 이상 차이나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이 말에 심히 반대!

배경이 꼭 검어야 피사체가 돋보이는 것은 아니다. 색상차이, 질감차이 등, 피사체가 돋보이게 하는 방법은 많다. 그 많은 방법 중 하나의 방법으로 그냥 찍으면 된다. 안 좋다고 하신 풀프레임 바디로 뒤가 싹 날아가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4. 초접사는 별로 유용하지 못하다.

초접사는 배율을 1:1 이상으로 하여 크게 찍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보통 접사링, 텔레컨버터, 접사렌즈(클로즈업 렌즈; 사실상 돋보기), 벨로즈(주름상자) 등을 이용해야 한다. 찍새 님께서는 이런 장비를 사용하면 화질이 떨어지고, 심도 확보도 사실상 불가능하니까, 초접사를 하지 말고 1:1로 찍은 뒤에 잘라내서 사용하라고 말씀하신다. 음… 근데 사용하시는 카메라가 약 2000만 화소인데, 이걸로 찍어서 주변부 잘라내고 사용하려면….? ^^;;; 아마도 찍새 님은 초접사를 1:1 ~ 1:2 정도의 저배율인 경우를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근데 사실 사진을 찍다보면 MP-e 65mm의 5X배율로도 모자란 피사체가 많다. 예전에 찍은 애거미(이것과 비슷한 것)는 0.5 mm 크기라서 5X 배율로 촬영한 뒤에도 크롭해야 했는데, 그렇게 했어도 사진이 너무 작았다. ㅜㅜ 찍새 님 방법으로는 이런 피사체는 사실상 찍을 방법이 없을 것이다.

초접사는 여러 가지 이유로 (광학기능이 없는) 접사링을 쓰거나…. 캐논 바디에서는 MP-e 65mm 렌즈를 쓰면 된다. 문제는 심도 확보가 어렵다는 것인데, 어차피 초접사 영역으로 들어가면 피사체가 1 mm 단위의 크기가 되기 때문에 심도 문제는 그리 크지 않는다. 찍새 님은 큰 것의 일부분을 초접사하려다보니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생기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진짜 포커스 스택 이외에는 답이 없다. 실제로 이런 사진을 찍으려면 광각렌즈로 들이대고 찍은 뒤에 잘라내는 게 가장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런 피사체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좀 해봐야 하겠다.)

5. 노출을 자꾸 말씀하시는 걸 보니….

노출을 조절하고 M모드로 찍는다고 하는 걸 보니, JPEG로 촬영하시는 것 같다. 근데 이럴 때는 후보정이 귀찮더라도 raw로 촬영하면 노출을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보정 프로그램으로 조절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물론 raw로 찍을 때라도 노출이 완전히 무용지물인 것은 아니다. 노출시간을 자동으로 설정할 때 짧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찍새 님의 촬영방법은 이 문단 내용이랑은 상관 없다!)

6. 플래시에 ND필터를 달아서 밝기를 낮춘다.

링플래시나 게눈이 아닌 일반 플래시를 쓰시는 것을 보니 반갑다. 나도 일반 플래시를 써서 접사를 찍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링플래시는 피사체의 명암대비를 상당히 없애서 눈으로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게눈은 그런 면에서 링플래시보다 훨씬 낫지만, 렌즈 끝에 고정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제한된다. 내 방법이 찍새 님과 다른 점은, 나는 오프슈코드를 이용해서 플래시를 바디와 분리한 다음에 한 손으로 들고서 빛의 방향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찍는다는 것 정도….

아무튼….

찍새 님께서 플래시에 광각패널이나 ND필터를 쓰시는 이유는 피사체가 60 cm보다 가까우면 사실상 플래시 작동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그런데 내 경험에 의하면, ND필터나 다른 뭔가의 방법으로 밝기를 낮추는 것보다 디퓨즈를 쓰는 게 사진이 훨씬 잘 나온다. ^^;; ND필터 등을 사용한다는 것은 플래시를 피사체에 직접 때린다는 말인데, 이렇게 찍으면 광원이 매우 작아지게 되어 미세한 부분들이 엄청 거칠어진다. 즉, 크게 보면 별다른 차이가 안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확대하면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다. 사진을 전시회에 쓰려면 최소한 A3보다는 크게 인화해야 하기 때문에 차이가 안 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찍새 님께서는 크롭해서 쓰신다고 하니…..)

또, 플래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말씀도 하시는데, 꼭은 아니다. 피사체에 따라 플래시를 쓰면 이상해지는 경우도 많고, 또 플래시를 쓰지 않아야 찍을 수 있는 사진 종류도 있다. 예를 들어 플래시 빛을 쪼이면 죽어버리는 식물이나 벌레도 있다. 사진 찍자고 이런 생물을 죽일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플래시를 쓰지 않고도 심도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어렵다. 나는 이걸 하기 위해 노출시간을 길게 하는 연습을 했다. 따로 기회를 내어 세 달쯤 연습해야 했다. (그래서 1/30 초 정도로 찍는 게 가능해지니, 이번에는 플래시를 쓰면서도 노출시간을 길게 하며 찍고 있더라….ㅋ)

7. 반드시 수동(M모드)으로 촬영해야 한다.

나도 물론 상당수의 접사를 M모드로 촬영하며, 특히 최대접사나 초접사를 찍을 때는 반드시 M모드를 쓴다. 그러나 일반적인 접사를 찍을 때는 반자동 모드를 많이 쓴다. 반자동 모드로 찍는 게 가능하기만 하다면, M모드로 찍을 때보다 사진을 더 쉽게 빨리 찍을 수 있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는 자동모드로 찍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이건 그냥 촬영자의 경험에 따라서 적당히 찍으면 된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