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글은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몇 가지는 확실치 않은 내용이 들어있더라구요.
오늘 이야기하는 것은 그중 이온음료에 관한 것입니다.
삼투막 현상으로 대표되는 수동 수송과정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능동 수송과정은 하나의 얇은 막으로 나눠져 있는 두 개 이상의 공간에서 막을 통해 이동하는 물질의 흐름 방법을 말합니다.
삼투막 현상은 분자간에 작용하는 기본적인 힘인 흡착력과 반발력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입니다. 삼투막 현상은 전체적으로는 에너지가 낮은 상태로 변화한다는 이야기와 동일한 변화입니다. 즉 자연스러운 현상이어서 수동 수송과정이라고 부른다.
반면 능동 수송과정은 분자간에 작용하는 기본적인 힘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내외부의 에너지에 의해서 물질이 이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수동 수송과정은 자연계에서 쉽게 일어나며, 김장철에 배추를 절이는 등이 수동 수송과정을 이용한 것입니다. 반면 능동 수송과정은 자연계에서는 쉽게 살펴볼 수가 없습니다. 능동 수송과정은 에너지가 낮아지거나 무질서도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이동할 때 그 차이만큼을 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입니다. 능동 수송과정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신체 내에서 일어나는데, 세포 내의 물질의 농도가 세포 밖의 물질의 농도보다 높은 경우에 세포 내의 물질의 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성립하구요….
이온음료란 보통 물에 약간의 이온성/분자성 물질들이 섞여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농도는 우리 몸 속의 농도와 비슷해서 우리 내장에서 흡수될 때 수동 수송과정은 별로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물론 이온음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능동 수송과정을 거처야 하죠. 능동 수송과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footnote]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고등동물은 창자에서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서 능동수송을 사용합니다.[/footnote]
그럼 이온음료를 왜 만드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이온음료를 만드는 이유는 우리의 땀에 있습니다. 우리 땀에는 소금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땀을 흘리면 여러 가지 물질들이 피부를 통해서 배출되리란 것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땀을 많이 흘리면 오줌을 적게 누게 되죠. 땀을 통해서도 노폐물을 내보내기 때문에 콩팥을 통해서 내보낼 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질소를 포함한 요소는 피부를 통해서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오줌을 안 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땀은 기본적으로 노폐물을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신체현상입니다. 그래서 보통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무더운 상황이 아니라면 (신체적/정신적인) 운동을 하고 있을 때이거나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뿐입니다. 어쨌든 땀을 많이 흘리면 원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의 땀 성분을 흘리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땀 중에서는 체온을 식히기 위한 목적의 땀과 다른 목적으로 흘리는 땀이 종류가 틀립니다. 염분 농도가 다르다고 하네요. ^^
땀을 많이 흘리면 몸 속에는 수분이 많이 줄어들고, 우리는 갈증을 느껴서 물을 마시게 됩니다. 그럼 수분은 보충이 되는데 염분 등의 양은 그대로이므로 염분을 비롯한 무기물들이 적어지고, 우리 신체의 체액은 낮은 농도의 상황에 빠집니다. 체액이 저농도가 되면 우리를 구성하는 세포는 주변으로부터 여러 가지 물질들을 흡수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농도차이가 더 나게 되므로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해야 하고, 너무 지나치게 차이가 나면 흡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너무 땀을 많이 흘리면 단기적으로는 물을 안 마시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땀이 나서 우리 몸의 체액이 너무 진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그래서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각종 이온을 포함한 물을 마셔야 합니다. 우리 신체가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면 맹물은 마셔도 갈증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도 여러 번 그런 상황에 처해봤지만… 우리 몸에게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탈수증세로 입원한 사람에게는 물을 마시게 하지 않고 식염수를 주사하죠. 식염수는 우리 몸의 체액 농도와 똑같이 맞춘 소금물과 비슷합니다. 비슷한 원리로 땀을 많이 흘린 사람에게 식염수와 비슷한 이온음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과연 이온음료는 이온음료 회사의 광고처럼 맹물보다 흡수를 더 빨리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들의 광고는 허위 과장광고였을까요?
참 신기하게도 삼투압 현상같은 수동 수송과정은 양쪽 물질의 농도차이가 너무 클 때보다 어느정도 적을 때 더 활발하게 발생한다고 합니다. 바다 생선의 소금기를 뺄 때 그냥 맹물에 담가놓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소금을 탄 물에 담가놓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또한 야채를 데칠 때도 맹물을 그냥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능동 수송과정은 매우 복잡해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동 수송과정과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알 수가 없지만 너무 농도의 격차가 클 경우에는 너무 많은 물을 흡수하여 세포나 막이 손상되는 것을 막는 자동제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맹물을 농도차이에 비례하다거나 하는 식으로 흡수한다면 막의 첫번째 세포들은 금세 터져버릴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느정도는 이온음료 회사의 광고가 맞습니다. 이온음료는 맹물보다 더 빨리 우리 몸에 흡수되어 우리 몸의 향상성을 지키는데 도움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이온음료 회사의 음료에는 소금 뿐 아니라 각종 금속원소의 이온과 포도당과 아미노산 같은 일부 에너지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