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지금도 진화 중??? – 진화에 대한 오해의 좋은 예

다음에 “인간, 지금도 진화 중“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MBC 기사가 떴다. 서울대의대 연구팀의 연구를 소개하는
기사같다. 이 기사를 요약하여 소개한다.

  1. 인간 유전자 2’5000개 중 약 5천 개(약 20%)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이 확인됐다.
  2. 후각, 시각, 청각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크게 ‘퇴화’했다.
    특히 후각 유전자는 1400개 중 900개 유전자가 작동을
    중지했다.
  3. 면역과 세포 간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유전자도 심각하게 변화하고 있다.
    (병원균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4. 환경의 변화속도를 사람의 생물학적 변화속도가 따라잡지 못하여 과거 사람의 생존을 도와주던 유전자가 오히려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5. 뇌가 지난 1만 년동안 1350cc에서 1200cc로 크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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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유전자 돌연변이가 인종에 상관없이 약 20%정도 발견된다는 것은 그 기능과 상관없이 돌연변이가 복제의 과정에서 비슷한 빈도로
발생하기 때문에 거친 세대 수가 비슷하다면 어떤 경우나 돌연변이가 확률적으로 비슷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인간은 지난 빙하기에
겨우 수천 명 정도만 살아남았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다시 늘어났다. 그래서 돌연변이 수가 너무 적어 DNA 풀(pool)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위 연구결과는 인간이 지금 서서히 유전자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번, 문명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아프리카나 아마존의 원주민들을 조사하면 감각과 관련된 유전자가 작동을 중지했다고 나올까?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은 감각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직업과 관련하여 특정 분야의 감각만 빈번히 사용하거나, 구매하면서 감각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더이상 맹수 때문에 죽을 위험도 없고, 식량을 얻기 위해 수렵활동이나 채집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감각을 예전처럼
민감하게 적용시킬 필요가 없다. 그래서 감각에 대한 유전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더이상 필요없어서 유전자 사용을 정지한 것이 진화인가? 유전자 자체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진화가 아니다. 교과서에도 나오던
‘용불용설’, 즉 “안 사용하는 기관은 사라지고, 사용하는 기관은 강해진다”는 이론이 사실은 진화론이 아닌 이유는 용불용설에 의해 생물의
유전자가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생물학에서는 이를 개체변이 또는 변이라고 부른다. 환경이 같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개체변이를 보일
뿐이다.

 

3번, 병원체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진화하면[질병을 일으킬 수 있도록 변하면] 인간은 이 병원체를 막을 기능을 만들어야 생존에 유리하다.
그래서 병원체에 대응하는 돌연변이가 발생한 인간은 더 높은 확률로 살아남게 된다. 면역과 세포 간 신호전달 유전자가 심각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내용은 지속적으로 발생해야 건강한 개체가 생겨나게 된다.

 

4번, 과거 생존에 도움을 주던 유전자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다. 꼭 육체적 DNA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정신적인 프레임 또는 패러다임도 환경이 바뀌면 부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50년동안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사회로 변화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가치관이 심하게 충돌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마찬가지로 유전자도 농경사회에서 정보사회로 변화함에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5번, 뇌가 줄었다는 연구결과는 당연한 이야기다. ‘2번’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지 않고, 문명에 적응하기
위한 단순한 기능만 발달시키면 되기 때문에 뇌 전체 용량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 뿐 아니라 인간에 의해 사육되는 모든
가축들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뇌가 줄어드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뉴스의 시작 멘트는 적절했지만, 제목과 기사의 용어 선택이 매우 부적절했고, 기사 구성이 짜집기에 가까웠다. 일반인들의 진화에 대한
선입견을 잘 보여주는 예다.

김승환 기자가 전하려고 하는 이야기를 무리하게 서울대의대의 연구논문 발표 소식과 연결시키려다가 엉뚱한 글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23 thoughts on “인간은 지금도 진화 중??? – 진화에 대한 오해의 좋은 예

  1. 기자가 진화생물학에 대한 공부를 좀 하고나서 기사를 써야 하는데…-_-;

    환경 변화에 적응을 못한건 퇴화가 아니라 그냥 부적응이잖아요…;;

  2. ‘제대로 공부한’ 이과생(적어도 연구실에서 몇년 제대로 구른-_-)이 방송계에 많이 진출해야 할 듯. 근데 방송국에서 이과생은 방송을 만들기보다는 방송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 만드는 곳에 쓰려고 뽑는 느낌. 이과생 PD가 좀 많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어설픈 애들이 되면 그건 그거대로 골치아프고…

    어려운 문제군요. 아무튼 재미있긴 하네요. ㅎㅎ

    1. 제가 가장 크게 학을 띤 것이 출판사 취직하려고 할 때 출판사의 입장이었는데, 이과생을 뽑아서 맞춤법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문과생을 뽑아서 이과생의 지식을 가르치려고 한다는 거죠. 맞춤법 배우기가 어려운 것은 알아도 이과공부가 어렵다는 건 모르는 듯 싶어요. (그러니 오류투성이 과학책이 잔뜩 나올 수밖에 없는 듯..)

    2. 오히려 맞춤법은 인터넷의 도움으로 ‘전문성’이 없어도 상관 없는데 말이죠-_-;;;

    3. 인터넷이 아직은 맞춤법에 대한 도움이 별로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머잖아서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3. ‘유전자가 작동을 중지’했다는 말을 무슨 뜻으로 쓴 건지 애매하네요. 저 팀에서 발표한 논문 보면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서 후각수용체가 결손됐다… 뭐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있던 기능을 잃어버린 거지만 아무튼 그것도 그것대로 ‘진화’한 것이 되니…

    1. 전 잘 모르는 분야지요. 그리고 원본 논문을 찾아보지 못했어요. 좀 더 공부하고 싶은데, 아직 일반서에는 그런 내용까지 나와있는 것이 없네요.ㅜㅜ

  4. 부끄럽지만…유전자가 변하지 않으면 진화라고 하지 않는다는 걸 처음 알았네요.

    “옛날 사람들이 현대인들보다 대단하지 않았나”라는 가정, 혹은 추측은 사실일 수 있겠네요. 과거의 사람들은 현대인들보다 그야말로 온 감각을 동원하고 초감각을 사용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을 테니까요. 그렇게 보면 인간이 진화하고 있다는 말은 인간의 오만에서 나오는 편견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살아남기 위한 온갖 활동을 하지 않고 적응을 위한 최소한의 기능만 남겨두면서 발생하는 폐단은 ‘정치’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1. 사실 유전자가 변하지 않아도 진화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진화라는 것이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개념입니다.;;;

    2. 그건 밈의 개념까지 포함하면 그럴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유전자가 변해야겠죠.
      물론 진화가 더 나아지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ㅎㅎ

    3. 정말 ‘진화’를 ‘발전’으로 오독하는 경우가 많겠군요. 사회에서도 시만들의 의식이 ‘진화’하고 있다라고 표현한다면 그건 ‘발전’이 아니라 현대생활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의 ‘적응’을 뜻하는 것일테니까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진화’가 ‘발전’이라고 착각하고 있고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꽤 많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진화가 더 나아지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 역으로 퇴화, 정체가 더 나빠지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겠네요. ‘중심’과 ‘가지’ 구분을 좀 더 주도면밀하게 살펴야겠습니다.

    1. 특정 패턴의 환경에 적응한 동물은 어떤 것이든 뇌의 용량이 줄어든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가 뇌의 크기가 가장 큰 동물은 아니었다고 하네요.

  5. 기자의 무지는 차치하고서….
    개인적 의견으로 뇌진화는 현재 매우 불완전 하지 않은가라고 생각되는군요… 암컷과 수컷의 행동이나 관습, 사고등을 살펴보면 침팬치와 다를게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그것을 제어하고 인간답다고 하는 요소를 만드는 것이 대뇌피질에 의해서 인데 이부분이 특히 진화가 덜 되었다고 느껴지는 군요….;;

  6. 진화론적인 시각으로 1만년의 시간이 그리 긴 시간같이 느껴지지 않는데… 뇌의 용적이 10%이상 변했다는 사실은 놀랍습니다…. 체구의 변화든지.. 혹은 어떤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입니다….

    1. 해석은 간단합니다. 인간의 뇌가 생태적으로 발전하는 방법을 고려한다면 사용하지 않는 부위가 작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만약 원시시대로 되돌아간다면 1~2세대 정도 지난 뒤에는 예전처럼 뇌가 커져있을 겁니다.

  7. 후생유전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자면 현재로서는 진화의 개념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유전자풀의 변화로 설명하는 방법 같습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1~2세대만에 뇌의 크기와 상관되는 유전자가 유전자풀에 충분히 퍼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솔직히 만년.. 대략 4~5백 세대도 그리 긴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서댓글을 달았습니다.

  8. 음… 뇌 용적이 준 것을 인간진화의 근거로 삼은 것은 좀 문제가 있다는 뜻이였군요… 사용하지 않은 근육이 줄어드는 것 처럼 사용하지 않는 뇌도 작아진다는…제가 좀 오독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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