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만들어도 문제다….
아래의 이미지는 인천지하철의 비상 손잡이함 사진이다.
보시는 분들도 사진의 정 가운데에 놓고 촬영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비상 손잡이함이 어디 있는지 쉽게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디자인을 유려하게 만들려고 하다보니 다른 것들과 너무나 잘 조화되어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비상 손잡이함이 무엇에 쓰는 것인지 이름과 위치만 보고는 알아차리기도 힘들다.
비상손잡이함은 화재나 사고 등으로 승객들이 지하철의 문을 수동으로 열고자 할 때 작동해야 할 벨브같은 기기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 당시 승객들이 있는지조차 몰라서 수백 명이 죽은 원인이 됐던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응급상황일 때 빨리 찾을 수 있고, 조작법을 모르던 사람도 쉽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비상손잡이함이 무엇인지는 전철 내 LCD를 통해서 안내방송하고 있었지만, 이것을 관심깊게 보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더군다나 안내방송을 보고선 쉽게 비상손잡이함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힘들었다.
만약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과 같은 사고가 인천지하철에 발생하고, 곧 이어 정전이 되어 안내방송도 할 수 없는 비상사태라면 사람들은 문을 수동으로 열기 위해 고생해야 할 것이다.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이 발생한 그 쯤의 대구 지하철의 모습은 모르겠지만, 서울 지하철의 수동개방 벨브 손잡이와 안내는 현재 인천 지하철보다 훨씬 보기 쉽게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사고 이후 더 보기 쉽게 개선되었고, 작동방법 설명을 보기 쉬운 설명문으로 장착해 두었다.
더군다나 비상 손잡이함을 천정에 가까운 높은 곳에 둔 것 자체부터가 좀 문제가 있다. -_-
인천지하철공사가 조속히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기대해본다.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디자인을 양보해도 되는데(시뻘건 ‘경고’ 표시라던지, 화재경보기, 소화기 및 소화전(얼마전에 소화전을 무채색으로 바꾸자는 이야기를 보고 황당해 했던 기억이), 비상구 및 비상문 안내 등…
디자인을 적용해야 할 때는 별 신경도 안쓰면서 정작 저런 것은oTL
요즘은 지하철들에 많은 신경을 쓰더라구요….^^;;;
근데 특히 중요한 것에 신경을 채 못 쓰고 있는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