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용선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는 나름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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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회선의 품질은 평가하기가 참 힘듭니다. 단순히 빠르기만 갖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제 경험에 비춰 인터넷 회선의 품질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느려터진 속도냐 뻥 뚫린 고속도로냐?
인터넷 회선의 품질을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 할 것도 없이 속도입니다. 속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업로드 속도, 다운로드 속도, 속도의 지속성입니다.
보통 업로드 속도와 다운로드 속도의 비는 1:1이거나 10:1입니다. 업로드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그래도 한 번 올리기 시작하면 큰 파일을 올릴 경우도 있으니까 매우 중요합니다. 요즘은 사진 한 장만 하더라도 10MB를 넘기 때문에 더더욱 업로드 속도가 중요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속도가 중요한데, 사진이나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은 물론이고, 속도가 느린 인터넷 회선으로 블로그에 접속하면 편집화면이 제대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서 작성하던 글이 손실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이런 경우는 잦습니다.
속도의 지속성에 문제가 있었던 서비스의 최고봉은 하나로통신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우리집은 아니었고, 아는 분 집에 놀러갔을 때였는데, 업로드 도중에 처음에는 1MB/s의 속도를 보이다가 2분쯤 지나니까 10% 정도로 떨어지더군요. 물론 느려졌다 하더라도 당시 내가 쓰던 KT Megapass ADSL lite보다는 훨씬 빨랐기 때문에 감지덕지하게 잘 쓰긴 했습니다만, 인터넷 회선 품질은 나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인터넷 속도 평가 프로그램들은 최고점을 줄테니 빛좋은 개살구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대문만 있고 쪽문은 없는 인터넷
이미 없어졌지만 두루넷을 사용할 때의 문제입니다. 당나귀(edonkey) 프로그램이 존재했을 때니까 아주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당나귀 프로그램으로 자료를 다운로드 받으려고 시도했는데, 속도가 빠른 HighID가 뜨지 않고 계속 LowID가 뜨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런가 하고 이런저런 설정을 조절해가면서 알아보니 인터넷 제공업체가 통신포트를 막아놨더군요. 두루넷에 항의전화를 하니까 몇 분만에 포트가 열렸습니다.
두루넷이 망한 이유를 알만 하죠?? 이제는 포트를 막는 곳은 거의 없지만, 지역인터넷 제공회사같은 작은 곳에서는 아직도 포트를 막는다고 합니다.

또다른 비슷한 요소는 반대로 공유/네트워크 침투 바이러스[또는 악성코드 등] 차단에 관련된 서비스입니다. 6년정도 전까지는 이 문제가 아주 심각했었죠. (저도 이 약점을 갖고 다른 분들 컴퓨터에 무단으로 들어가서 놀곤 했었죠. starcraft가 설치되어 있으면 dll파일 하나 지우고 나온다던지…ㅋㅋ 이런 문제가 발생했던 것은  windows98의 일부 기능이 이해할 수 없을만큼 이상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전체적으로 다 막혀있어 어찌보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아주 가끔 인터넷 뱅킹같은 작업을 불편하게 만들 때도 있습니다.

3. 움찔거리는 과민한 인터넷
인터넷을 사용하다보면 속도는 빠른데 이상하게 움찔거린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Xpeed100도 솔직히 그런 경우가 가끔 있는데, 요즘엔 이런 현상은 거의 사라졌죠. 얼마 전까지 사용하던 KT Qook은 느려서 문제였지 움찔거리지는 않았습니다.
움찔거리는 현상이 불러일으키는 문제는 웹서비스 이용의 지속성이 유지돼지 않을 가능성입니다. 예를 들어 메신저를 사용하려고 할 때 상대방은 계속 접속했다 끊었다를 반복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죠. 큰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때는 정말이지 속터지는 현상입니다. 만약 이어받기가 안 되면 매번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되서 결국 작업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웹페이지를 열 때도 평소에 잘 열리다가 가끔가다가 한참동안 안 열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결국 열리긴 열립니다만…. 이런 현상이 글쓰는 와중에 발생하면 아주 골치아파집니다. 글을 쓰는 작업은 집중력을 요하는 일인데, 글쓰기에 필요한 자료를 보려다가 웹페이지가 안 뜨면 결국 글쓰기 질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단어 하나하나가 떠오르느냐에 따라 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머리속에 떠오른 내용을 다 글로 옮기기 전에 잊게 되면 글은 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4. 인터넷선 하나는 한 컴퓨터만 사용해야 한다.
가까운 곳에 사는 우리 누나는 KT Qook을 사용합니다. 저도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KT Qook을 사용했고요. 그런데 얼마전에 누나네 가서 작업을 살짝 할 요량으로 넷북을 접속했더니 ID와 Password를 입력하라는 안내창이 뜨더군요. 평소 연결하던 컴퓨터와 랜카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누나네서 컴퓨터 사용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확인절차가 왜 필요할까요? 아마도 KT가 공유 등을 막을 요량으로 만든 방법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컴퓨터가 너무 늘어나면 과금을 하려는 수작이겠죠. 그러나 요즘엔 집에 컴퓨터를 여러 대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저만해도 두 대 사용하고 있고, 친구라도 놀러온다면 여러 대를 돌려가며 연결하는 등의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컴퓨터에는 여러 랜카드를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제 컴이 그런 경우입니다. 전용 랜카드와 메인보드에 있는 랜카드 기능이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떤 랜카드에 랜선을 꼽느냐에 따라서 다른 컴퓨터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인터넷선 하나에 컴퓨터 한 대만 연결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은 좀 황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접속할 때마나 로그인해야 하는 인터넷
비슷하게 접속할 때마다 로그인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건 제가 얼마전까지 사용하던 KT Qook 이야기입니다. 로그인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띄우고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작업이 불편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왜 이런 방식으로 이용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5. 정기점검?
정기점검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인터넷 보급 초기에는 정기점검을 일주일에 한 번씩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주 먹통이 되곤 했었죠. 이제는 인터넷이 보급된지 10년도 넘었기 때문인지 인터넷이 불통이 되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뭐 물론 아주 간혹가다 불통 등의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그런데 정기점검 시간은 각 회사마다 다릅니다. KT는 몇 달에 한 번씩 하는데 반해서 Xpeed100은 한 달에 한두 번씩은 하는 거 같습니다. 그 이외의 업체들도 나름 다 다른 주기를 갖더군요. 주기를 갖기 때문에 “정기점검”일까요?
지속적인 서비스를 위해서, 그것도 사용자 편의를 위해 새벽에 일하느라 고생하는 것은 알겠지만, 정기점검은 그만큼 불편의 확률을 높인다는 의미에서 줄여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6. 이들 모두를 무시하게 만드는 직원
위의 다섯 가지를 갖고 평가했는데, 이것 말고도 더 많은 평가기준이 있을 것입니다. 위의 정리는 단순히 서비스를 접할 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위의 다섯 가지를 합친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원입니다. 사용자가 접하는 직원들은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전화상담원이고, 다른 하나는 전용선 설치 및 A/S를 하시는 기사분들이죠. 우선 전화상담원의 경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교육수준의 정도와 고객과의 약속을 지기는 부분입니다.

① 상담원
상담원의 교육수준 정도는 어떤 특별한 상황이 발생해서 설명하려고 할 때 도무지 설명을 알아듣질 못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회사 상담원 정도라면 최소한 네트워크에 대한 기술적인 요소들은 알고 있어야 할텐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IT용어가 튀어나오기만 하면 못 알아듣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그나마 알아들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을 바꿔준다면 다행인데, 절대 바꿔주지도 않죠. 이런 경우 십중팔구 결국 싸움까지 가게 됩니다. 그리고 싸움을 하는 고객을 진상이라고 부르는데 물론 진짜 진상도 있겠지만, 진상 상담원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는지 궁금하네요.
더 심각한 것은 약속을 하고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이사 때문에 두루넷 해지할 때 발생했던 문제인데, 이사는 이미 끝난 상황에서 두루넷 해지를 위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다 해결됐는데, 하나의 문제가 있어서 결국 다음날 다시 통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해결되지 않아서 다음날 통화를 하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전화가 안 왔습니다. 통화 해지 건에 대해서는 모든 상황이 종료된 상황에 작은 문제가 남아있던 것이어서 전화를 주겠지 생각하다가 잊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몇 달동안 해지하지 않고 그냥 놔뒀더군요. 요금은 자동이체로 다 빠져나간 상황에서 해지해야 하는 상황을 상담원이 누락한 상황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일단 요금이 빠져나가면 절대 환불 불가죠. 정확히는 누락한 것인지 뭐가 문제가 있던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네요. 제가 안티-두루넷이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상담원의 경우 해지할 때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회사들이 해지하고자 하는 고객을 왜 그리 귀찮게 하는지 아주 고역이더군요.

② 기사
기사는 약속한 시간에 찾아와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는 것 이외에는 별로 없습니다. 다만 인터넷 설치하고 컴퓨터에 셋팅 잡아주는데 왜 사용자의 말은 듣지도 않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까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LG XPEED100을 설치할 때도 그런 문제가 있었는데요… 알약을 무조건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컴퓨터에 백신이 설치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엔 그나마 백신을 설치해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미 컴퓨터에는 두 개의 백신이 실행되고 있었는데 또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근데 그게 회사 방침인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전화상담원이 전화해서 설치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전 설치한 것도 모르고 있다가 당황했죠. ㅜㅜ 하지만 이는 사용자의 의견을 우선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중요합니다. 그것도 성능에 대해서 솔직히 믿음직스럽지 않은 알약을 설치할 경우엔 더더욱 중요합니다.)

이상…..
제가 평소 느끼던 인터넷전용선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가입할 때 주는 사은품 같은 것은 전혀 중요한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터넷 서비스회사들이 좀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KT는 기존 장기 사용자들에 대한 우대는 고사하고 불리한 사용환경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기가 울지 않으면 더는 젖을 안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뭐 이건 이동통신사들도 거의 비슷합니다만…. 서비스는 안정적이지만, 컴퓨터 연결정책이나 속도 등이 사용자로서는 기분나쁩니다. 또 회사의 덩치가 크다보니 일 처리가 아주 느리고,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각기 다른 경우도 발생하는 것 같더라구요. ㅜㅜ 그리고 사용자가 뭔가 변하려고 할 때에야 빠른 대처를 한다고 할까요?

물론 지금 사용하게 된 LG XPEED100도 100%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간혹 불안정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설치한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고장도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사용했었던 다섯 개의 인터넷 전용회사[footnote]이사를 자주 다녀서 인터넷 회사도 자주 옮기게 됐네요.[/footnote] 중에는 가장 괜찮은 서비스라고 생각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인터넷 보급과 정보 소외계층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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