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정책 변경에 대한 생각

어제부터 일본의 총리 아베의 정책 하나 때문에 우리나라 언론 전체가 시끄럽습니다. 트럼프가 깜짝방문해서 북한의 김정은을 만난 북미 3차 회담이 있었는데도 묻히지 않고 있습니다. 아베가 올린 정책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아베 정부는 한 달쯤 전부터 이번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준비했다. 즉 이번의 트럼프와의 관계, 중미 무역전쟁 등과 큰 연관은 없는 사항입니다. 정책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2.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거하려고 합니다. 이 정책에 의하면, 일본은 한국으로 수출하는 물품을 수출에 적절한지 검토하여 제한할 수 있습니다.
  3. 일본은 특히 한국으로 수출하던 반도체 제작에 쓰이는 소모품을 수출에 적절한지 검토하는 주요 품목으로 지정하려고 합니다. (이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4. 한국 언론은 아베 정부의 이번 정책이 곧 있을 일본의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일 것이라고 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5.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증권가는 관련주가 급등하는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 기억에 의하면, 15 년 조금 더 전에 일본이 한국에 비슷한 정책을 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한국이 발칵 뒤집혔고, 일본의 입김에 휘둘렸지요. 당시 한국은 IMF 직후인데다가 기술도 일본에 종속돼 있었습니다. 아니, GNP나 GDP 자체가 일본과 비교가 되지 않는 시절이었습니다. 아니 일본이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는데도, 1인당 국민소득도 일본의 1/5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럴 수밖에 없었지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의 2/3 정도까지 쫓아왔습니다. 그리고 현재 상황은 한국은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일본은 30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죠. 한국은 기초기술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기술수준이 일본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15 년 전에 우리나라가 일본에 휘둘릴 때는 문제가 되는 것이 산업장비를 일본에서 거의 다 수입해야 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지금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산업장비를 어설프게나마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그런 장비를 가장 많이 수입해 쓰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가 일본물품을 수입규제하면 일본의 무역수지가 적자가 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산업이 종속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기술이 거의 따라온 상황에서는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기술개발이라는 것은 사용처와 생산처 사이에 피드백이 빨라야 발전이 빠릅니다. 한국 대기업이 자국산업 보로 육성을 거의 무시하며 지금까지 일본제품을 써오던 것을 국내에서 자급하기 시작하면, 국내 기술이 순식간에 좋아질 것입니다. 이것과 똑같은 예가 야마하의 양궁활입니다.

야마하는 대기업은 아니지만 일본의 유명한 중소기업이며, 일본의 장인정신을 가장 잘 발휘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유명했습니다. 악기 제조부터 유명하며, 오토바이를 발명한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악기 제조기술을 활용해서 양궁에 쓰이던 활도 만들었습니다. 2000 년 이전에는 미국의 호이트사와 함께 세계시장을 양분했었죠. 당시에 우리나라 양궁 국가대표는 호이트사 제품을 썼습니다. 그런데…..
1996 년 애틀란타 올림픽을 나가려고 할 때 호이트아니지만 일본의 유명한 중소기업이며, 일본의 장인정신을 가장 잘 발휘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유명했습니다. 악기 제조부터 유명하며, 오토바이를 발명한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악기 제조기술을 활용해서 양궁에 쓰이던 활도 만들었습니다. 2000 년 이전에는 미국의 호이트사와 함께 세계시장을 양분했었죠. 당시에 우리나라 양궁 국가대표는 호이트사 제품을 썼습니다. 그런데…..1996 년 애틀란타 올림픽을 나가려고 할 때 호이트사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한국팀에게 최신기술이 적용된 활을 판매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우리나라 양궁팀은 올림픽에서 실패….. 그 뒤부터 국내에서 피아노를 만들던 회사 삼익에서 활을 만들게 됩니다. 야마하도 그랬듯이, 현을 튕기는 기술이 활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품질에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국내의 막강 양궁선수와 삼익의 빠른 피드백으로 순식간에 기술이 발전했습니다.결국 불과 5 년만에 야마하는 사업을 접게 되고, 그때부터 시장을 삼익과 호이트가 양분합니다. (그 뒤 10여 년 뒤에는 국내 양궁선수출신들끼리 만든 회사인 윈엔윈이 불가능할 것이라던 카본활을 개발해서 이 두 회사를 눌러버렸죠….ㅎㄷㄷ)

이처럼, 국내에서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면 일본기업들이 순식간에 망할 가능성이 높아서, 일본의 정책 변경소식에 오히려 국내 관련주가가 급등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의 목록 4 번에서 아베가 선거운동을 하려고 이번의 정책을 변경하려고 한다고 한국언론이 이야기한다고 적었습니다. 근데 그게 사실일까요? 제가 몇 달 전에 미얀마로 관광을 갔었는데, 거기에서 일본인과 같은 방을 쓰게 됐습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서 번역기로 대화를 했는데, 그 사람은 한국인들이 정치에 너무 관심이 없다며 답답해 했습니다. 아베가 무슨 일을 벌이던지 다음에 또 뽑힐 거라는 말이었죠. 즉, 이번의 정책 변경으로 일본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얻을 이익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럼 아베는 왜 저런 정책을 취하게 됐을까요?

저는 내년에 있을 한국의 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근혜 시절, 우리나라는 간과 쓸개까지 다 빼서 일본에 건네줬습니다. 후쿠시마 대지진이 일어난 뒤에, 일본 식품의 방사능허용치를 일본에 따라서 70 배 가까이 높였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런식으로 일본에서 생산된, 일본인도 먹기를 싫어하는 농수산물을 한국에 많이도 팔아먹었습니다. 그런데 닭근혜가 탄핵된 뒤, 그런 이득이 하나하나 막혀왔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 정부가 예전의 그 보수(라고 쓰고 매국노라고 읽는)정권으로 바뀌기를 희망하게 됐을 겁니다. (이런 특면에서 확실히 문재인 정권이 일을 잘 하고 있는 게 느껴집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뉴라이트입니다. 뉴라이트는 한국 보수(라고 쓰고 매국노라고 읽는)세력의 중추입니다. 공식적으로는 2003 년에 만들었다가 2009 년쯤에 해체했는데, 이걸 만든 게 매국노들의 가장 큰 성공이자 가장 큰 실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아무튼 뉴라이트는 표면적으로 해체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지금도 계속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수뇌부를 보세요.) 이들은 자기들의 힘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자기들이 이길 수는 없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을 겁니다. 최근 상황을 보면 자기들의 묻지마지지층이 30%가 있지만, 민주당의 묻지마지지층은 50%가 있다는 게 분명해졌으니까요. 그래서 뭔가 IMF같은 파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자기들의 조국, 일본에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우리나라 언론이 이번 사건을 놓고 왜 엉뚱한 방향으로 삽질을 하고 있는지도 보이시죠?


이제 정리해 봅니다.

아베 정권의 이번 정책 변경은 일본의 선거가 아니라 2020 년에 치뤄지는 한국의 총선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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