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뇌 속에는 자철석 결정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그리고 그에 대한 실험이 꽤 정밀하게 이뤄져 있다.
철새들에게 자철석의 역할은 방향을 알아내는 데 쓰인다는 것은 실험이 정밀하게 이뤄지기 전부터 알려졌던 사실이다. 새들을 지자기가 차단된 장소에 가둬두면 잘 날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임의의 자기장을 그 곳에 걸어주면 새들은 동서남북을 다르게 느낀다.
또한 새들의 머리에 자기장을 형성시키는 물질을 붙여두면 철새는 전혀 방향을 잡지 못하게 된다.
철새들 말고도 머리에 자철석 결정을 갖고 있는 동물들이 있는데, 연어가 대표적이다.
연어의 뇌 속에 있는 자철석 결정의 정확한 역할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결정의 역할도 지자기를 알아내어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고,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회귀하는데 사용되지 않나 추측되고 있다. 물론 하천에 다다르면 자신이 태어난 골짜기로 가는 것은 후각에 의존하는 것 같다.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하천의 물이 1/100000 정도로 희석되었을 때도 후각으로 그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하천에 다다르기만 하면 후각으로 자신이 태어난 골자기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자철석 결정을 사용하는 생명체로는 달팽이류와 같은 것들에서도 볼 수 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시 생명체들 – 달팽이나 우렁같은 종류, 갯지렁이 같은 것들 – 의 치아는 칼슘이 아닌 자철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이런 아주 굉장히 작은 치아(치설이라고 불리지만..)를 이용해서 먹이를 갈아먹는다. 먹이는 식물들이 대부분이고, 특히 이끼같은 것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항상 바위 같은 곳에 붙어서 표면을 긁으며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해안가를 가 보면 해식애, 해안동굴 등 깎아지는 절벽이나 오히려 파도가 몰아치는 부분이 육지로 움푹하게 패이는 지형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파도의 힘이 아니라 생물들의 힘에 의해서 이뤄지는 지형들이다.
그리고 종종 미생물들도 지자기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고 정렬하는 방향을 바꾼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물론 미생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자철석 결정을 이용하는 생물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다. 우리 뇌 내부에는 때때로 자철석들이 많아지기도 해서 1~7㎍ 정도의 덩어리가 생성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물질이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단지 알츠하이머 병의 증상강도와 자철석 결정의 양이 비례하는 연관성이 있다는 정도만 알려지고 있다.
우리 뇌 속에 있는 자철석은 다른 생물들과는 다르게 결코 반갑지 않은 손님인가보다….
글 쓴 날 : 200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