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와 적절한 비평의 사이에서

내가 좋아하던 유투버 거의없다 님이 두 달 전에 한국영화에 대한 영상을 모두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살아있다] 제작진측에서 거의없다 님이 자기들을 까는 영상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서 저작권으로 신고한 것이다.

거의없다 님이 올리신 글

그보다 조금 전에는 나는 대표적인 영화 커뮤니티인 (보통 ‘익뮤’라고 불리는) 익스트림뮤비에서 놀고 있었는데 쫓겨났다. 운영진 측 입장에서 쫓아낸 이유야 다양하게 댈 수 있었겠지만, 이 글에서는 그중 한 가지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내가 예전에 영화나 드라마를 분석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익스트림뮤비에 링크를 남겼었다. 뭐 내 블로그를 보시면 알겠지만, 그런 글은 너무 복잡해서 익스트림뮤비 같은 허접한 사이트에 올리면 문제가 많아진다. 최소한 내가 쓰는 수준의 글이 익스트림뮤비에 올라오는 걸 본 적이 없다. 그 이외에도 몇 가지 이유로 글은 블로그에 올리고, 익스트림뮤비에는 짧은 요약과 함께 링크를 남겼더니, 그 사이트 사용자들의 냉담한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외부의 링크를 남겨서 그런가 하고, 나중에는 요약한 글만 올려보기도 했는데, 냉담한 반응은 역시나 같았다. 그 와중에 내가 그 사이트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댓글을 받기도 했다. (그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올리는 게시물을 봤을 때, 영화계에서 밥을 먹고 있는 사람 같았다.) 결국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서 나는 내 글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남이 댓글을 단 글은 삭제하지 못한다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시스템이 삭제하지 못하게 막는다.) 나는 글의 내용만 삭제했다.

결국 내 글의 내용을 전부 지우고, 댓글로만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 직접적으로 내가 익스트림뮤비 커뮤니티에서 쫓겨난 이유가 됐다. 소통할 자세가 안 돼 있다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보고 한가지 알게 됐다. 익스트림뮤비라는 커뮤니티는 자기들끼리 빨아주는 사람들끼리 모인 곳이구나… 내가 빨아주지 않고, 나쁜 영화는 나쁘다고 글을 남기니까 (예를 들어 그 커뮤니티에서 [반도]를 가장 먼저 깐 게 나였다.) 날 못 쫓아내서 그동안 이런저런 작업을 해왔던 것이구나!! 그래서 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게시물만 보면 진짜 좋은 영화가 뭔지 구분할 수 없었던 것이구나!!

또 다른 한 가지는, 내가 드라마를 다운받고 있다고 했더니 저작권 어쩌구 하는 소리를 짓거리던 사람들이었다. 위에 언급한 사람부터 시작해서 꽤 많은 사람들이 그랬다. 그런데….. 아래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비평과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영상물이 필요하고, 그걸 구하는 뾰족한 방법은 별로 없다. 영상물을 보고 평가하기까지는 공식적인 루트를 따르더라도, 그 영상물을 인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서 넘나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보건교사 안은영] 같은 드라마를 비평하고자 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떻게 자료를 구해서 이걸 비평할 수 있을까? 제작사에서 공식적으로 뿌리는 자료만 갖고 비평할 수 있을까? 그게 절대 될 리 없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든 다운받아야 한다. 컴퓨터로든, IPTV로든….. 그런데 그걸 하지 못하게 하니까, 비평하는 영화나 글 같은 컨텐트들이 자료를 구하기 힘든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찬양만 하는 분위기로 변해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것까지 모조리 저작권법 위반으로 몰아갈 거면, 호평에도 인용하면 안 된다. 또한 익스트림뮤비에 수도 없이 올라오는 포토카드용 이미지도 명백히 저작권법 위반이다. 더군다나 포토카드는 혼자 쓰려고 만든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 쓰라고 대놓고 공개하는 것이 아닌가? 자기 흠은 안 보고 남의 흠만 보는 격이다. 그 커뮤티니에서 자행되는 각종 저작권법 위반사항은 할 이야기가 꽤 많지만 그만두자.)

앞에서 내가 다운받는다고 했던 것도 정식 절차를 통해서 이미 보았던 것을 비평하기 위해서 다운받던 것이었다. ( 익뮤 놈들 때문에 기분이 잡쳐서 쓰려던 비평도 때려치웠다.)


오늘 유투브가 어떤 컨텐트를 추천해줬다. 에반게리온을 해석하는 영상이었는데, 이전에 몇 번 보다가 보지 않기로 했던 채널의 것이었다. 컨텐트에 따라 해석하면 더 좋을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기 마련이다. 내가 볼 때는 에반게리온은 그냥 액션 그 자체로는 좋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에 대한 해석이 붙으면 그게 사족이 되어 오히려 작품이 망가지게 된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래서 이걸 보게 되자마자 이 채널을 차단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조금 했다. (에반게리온 해설이 도배를 이루는 것만 빼면 괜찮은 채널인데…-_-)

그러다가 이 채널에서 두 개의 공지성 컨텐트가 최근 두 달 새 올라온 것을 발견하게 됐다. 하나는 광고를 숨긴 것이 아니냐에 대해서 그런 것 없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아래의 영상이다.

이 영상의 결말을 보면 알게 되겠지만, 비판이나 비평을 위한 저작물 이용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게 인용에 대한 판례를 살펴보면 꼭 비판이나 비평에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근데 저작권을 담당하는 각 기업의 변호사에게 물어보면 그냥 대놓고 무시한다.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안 알려준다. 역으로 질문하면 귀찮아 하면서 그냥 안 된다는 막무가내 답변만 한다. 이기적인 놈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기업이 소송을 걸면 일반 개인이 법적으로 끝까지 싸울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위 영상을 올린 무비팬더 Movie Panda 님은 참 대단하신 거다. 나도 몇 번 법적인 다툼까지 간 적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도 알만한 사건도 하나 겪었다. 10 여년 전에 사기백신이 한참 유행할 때 그걸 끝장내버린 사람이 바로 나였다. 이비즈네트웍스+아이앤티미디어랩이라는 (원래 하나지만 형식상 둘, 아니 수십 개로 나뉘어 있던) 회사는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고소 직전까지 갔었다. 그때 방통위에서 약식판결(?)을 내가 유리하게 내려줘서 이후로 사기백신이 모조리 사라진 것이다.

사실 이런 상황에 당해보면 부담감을 장난 아니게 받는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저작권을 문제로 개인을 상대로 고소하면, 개인이 잘못이 없더라도 대부분 끝까지 가지 못한다.

비평과 비판을 위해 영상을 사용하려고 하면 다양한 문제를 접하게 되는데, 그걸 익스트림뮤비 사용자들(이라고 쓰고, 영화계 개새들이라고 읽는)은 집단으로 자기들 유리한 대로만 해석하고 공격하는 것이다.

개새의 원조!

다시 첫 이야기로 돌아가서, 유투버 거의없다 님께서 올리신 [#살아있다] 비판 영상은 내가 볼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애초에 영화 자체가 개판이어서 개판이라고 까내려간 것일 뿐이다. 영화를 일반적인 시각에서 분석적으로 보는 사람이 아닌 (난 그저 과학적인 면만 분석한다.) 내가 볼 때도 [#살아있다]는 정말 처참하게 개판이었다. 영화 수준을 보았을 때 원래대로라면 제작비의 1/4도 못 벌고 망해야 했을 영화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삼는 영화사의 전략이 성공해서 그나마 (흥행 면에서) 실패에서는 벗어난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에도 팔 수 있었던 것이고…. 그런데 그런 영화를 비판했다고 컨텐트를 내리게 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그런 쓰레기 영화를 만들겠다는 말이다.

올해도 여전히 쓰레기 영화가 판을 치고 있다. 개인적으로 리뷰할 영화가 없어서 씁쓸하다. 되도록 쓰레기는 (과학적인) 리뷰하지 않는 게 좋으니까! 그런데 그런 쓰레기가 계속 만들어지면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 것일까?

ps.
익스트림뮤비는 나를 쫓아내면서도 내가 썼던 글의 흔적(내용은 내가 지웠으므로…)과 댓글을 그냥 고스란히 남겨놓았다. 익스트림뮤비 운영자(이자 영화계 관계자)의 유투브 채널 커뮤니티에 지우라고 글을 남겼는데도 지우지 않고 있다. 이것들이 개새인 단면을 제대로 보여준다. 더군다나 원래 각 사이트의 푸터(footer)에는 사용자가 알 수 있도록 사업등록 관련된 정보와 연락처를 남기도록 되어 있는데, 익스트림뮤비에는 푸터는 물론이고 사이트 어디에도 연락처 같은 게 남아있지 않다. 법대로라면 불법사이트인 셈이다.

ps.
하긴…. 뭐 영화와 전혀 관련 없는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기는 한다. 그동안 얼마나 세뇌를 해놓았으면…..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5383295?type=recomm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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